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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팀장시각] 싱가포르의 타다 vs 한국의 타다

2018년 같은 이름의 모빌리티 서비스가 세상에 나왔다. 싱가포르에서 시작한 ‘타다’, 한국에서 등장한 ‘타다’다. 싱가포르의 타다는 ‘짠’하고 나타난다는 의미의 영어(tada)식 감탄사다. 한국의 타다는 ‘자동차를 타다’라는 뜻의 동사다.

국내 기업 엠블은 2018년 7월 싱가포르에서 차량 호출 서비스 타다(TADA)를 출시했다. 택시 기반의 플랫폼 서비스다. 운전기사와 승객을 연결할 때 수수료를 받지 않는 ‘제로 수수료’로 싱가포르 모빌리티 시장에서 입지를 넓혔다.

지난해 1월에는 베트남에서 타다 서비스를 출시했다. 같은 해 5월 캄보디아로도 시장을 넓혔다. 현재 타다는 이들 3개국에서 60만명의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다.

2018년 10월 쏘카의 자회사 VCNC도 국내에서 타다 서비스를 선보였다. 렌터카 기반 11인승 승합차와 대리기사를 함께 제공하는 형태다. 앱으로 호출하면 승차거부 없이 즉각 배차됐다. 조용하고 쾌적한 환경으로 높은 인기를 끌며 서비스 시작 1년도 안돼 가입자 100만명을 돌파했다. 올해는 170만명까지 늘어났다. 하지만 택시 업계와의 갈등과 ‘타다 금지법’(여객운수법 개정안) 국회 통과로 타다의 핵심 서비스는 전면 중단됐다.

각각의 타다 서비스는 모두 국내 기업이 선보인 모빌리티 플랫폼이다. 택시와 렌터카로 형태는 다르지만 차량 호출 방식이란 점에서 같다. 처음 서비스를 선보인 지역이 싱가포르와 한국이란 점이 결정적인 차이다. 이 차이로 두 타다 운명은 극적으로 엇갈렸다.

싱가포르에서 시작한 타다는 급성장 중이다. 타다 운영사 엠블은 최근 신한은행 등으로부터 투자 유치에 성공해 누적 투자금액 100억원을 돌파했다. 신한은행과 모빌리티·금융 결합 시너지도 추진하고 있다. 동남아 주요 교통수단인 3륜 자동차 ‘툭툭’을 전기차로 개발해 캄보디아에서 판매할 예정이다. 타다 서비스는 툭툭으로도 제공돼 모빌리티 형태가 다양해지고 있다. 플랫폼 사용자의 모든 데이터를 블록체인으로 관리하는 기술도 적용 중이다. 데이터 제공자는 포인트를 받는다.

반면 국내의 타다는 사실상 손발이 잘렸다. 운전기사가 딸린 렌터카의 대여·반납 장소가 공항 등으로 제한됐다. 사용자가 원하는 장소에서 타다를 이용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이로 인해 진행되던 모든 투자 유치는 중단됐다. 170만명 가입자 데이터 기반의 후속 사업도 무산됐다. 정부는 국내 모빌리티 시장을 키운다며 최근 혁신위원회를 가동했다. 플랫폼 운송 서비스에 택시 외에 렌터카를 포함하는 것도 아이디어로 거론되고 있다. 법으로 금지한 타다와 크게 다를 바 없다. 원점으로 돌아간 ‘도돌이표 정책’이다.

같은 모빌리티 서비스지만 결과적으로 싱가포르는 타다가 성장하는 밑거름이 됐다. 반대로 한국은 타다의 늪이 되고 말았다.

양국의 모빌리티 성적표만 봐도 수준 차이는 확연하다.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 전시회 ‘CES’ 주최 측인 전미소비자기술협회(CTA)의 ‘2019 국제 혁신 점수표’ 평가(A~F) 결과, 승차공유 항목에서 싱가포르는 B를 받았다. 한국은 낙제 수준인 F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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