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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T선빵!] 통신양강 “네이버는 판교깍쟁이”…왜?
네이버 시총 35조원…통신3사 보다 높아
미래 라이벌에 통신사 견제·시샘
통신3법 놓고 입장차 갈등 증폭
거침없는 영역확대에 통신사도 긴장

[헤럴드경제=김민지·유동현 기자] “시샘 반 견제 반?”

SK텔레콤·KT 등 국내 굴지의 통신사들이 공룡포털 네이버를 향해 쓴소리를 내고 있다. 실속만 챙기는 ‘얄미운 판교깍쟁이’라며 네이버를 크게 비하하고 있다. 이른바 ‘넷플릭스 무임승차 방지법’으로 불리는 망 사용료를 놓고 통신사와 네이버 간 이해관계가 충돌하고 있는 데다 거침없는 네이버의 영토 확장에 통신사들도 위협을 느끼기 시작했다. 네이버에 대한 견제가 본격화될 조짐이다.

망 사용료 논쟁, ‘뒤에 숨은 네이버’

통신사와 인터넷업체 간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이른바 ‘넷플릭스 무임승차 방지법’ 국회 통과를 놓고 인터넷기업협회(인기협)는 ‘폐기론’까지 주장하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통신사들은 “차라리 네이버가 전면에 나서라!”라며 인기협을 앞세우는 네이버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인기협 회장사는 네이버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가 회장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네이버가 사실상 뒤에서 인기협을 움직이고 있다”며 “정부와 대립각으로 세워 밉보이기는 싫고, 뒤에서 실속은 챙기겠다는 의도다. 강력한 플랫폼 지위를 통해 책임은 안 지고 과실만 챙기겠다는 것”이라며 네이버를 겨냥했다.

‘넷플릭스 무임승차 규제법’은 콘텐츠사업자(CP)에도 인터넷망 품질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넷플릭스, 유튜브 등 해외 CP를 겨냥해 발의됐지만 법이 통과되면 국내 대표 CP인 네이버에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해 네이버 측은 “논란이 되는 법안들은 모든 인터넷업계와 이용자에게 직접적 영향을 끼치는 법안들”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CP 전체가 반대하는 사안이므로 네이버가 개별적으로 의견을 낼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국회의원은 “이번 개정안 심사 과정에서 네이버의 로비가 극에 달했다”며 “국내 대표 인터넷기업으로서 책임을 회피하기 급급한 네이버 행태에 실망했다”고 말했다.

각종 규제에 묶인 통신사…네이버도 3법에 갇히나

국회 통과를 앞둔 ‘방송통신 3법(n번방 방지법, 넷플릭스 무임승차 규제법, 데이터센터 규제법)’은 주로 네이버 등 인터넷기업에는 의무 부과, 통신사에는 비용 감소와 규제 완화에 초점을 두고 있다. 법안을 놓고 통신사와 네이버가 입장이 크게 갈릴 수밖에 없다.

‘n번방 방지법’은 인터넷사업자에게 불법 음란물을 삭제·차단하는 등 유통 방지에 책임을 부과하는 것이 핵심이다. ‘넷플릭스 무임승차 규제법’은 CP에도 인터넷망 품질 유지 의무를 부과하는 것이다. 넷플릭스의 국내 망 ‘무임승차’를 막는 법적 토대가 마련될 것으로 주목받았다. 마지막으로 ‘데이터센터 규제법’은 비상사태를 대비해 민간 데이터센터도 국가재난관리시설에 포함시키는 것을 주된 내용으로 한다. 모두 네이버와 이해관계가 크게 충돌하는 법안이다.

업계 관계자는 “요금 인가제를 놓고도 논란이 일 정도로 통신사들은 유료방송 합산 규제,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 등 각종 규제에 묶여 있다”며 “이에 반해 네이버는 거대 포털공룡으로 성장했지만, 규제에 상대적으로 자유로워 통신사 입장에서는 얄미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네이버 시총, 통신 3사 합친 것보다 더 많다

통신사들은 네이버에 큰 위협을 느끼고 있다. 네이버는 이미 통신 3사를 뛰어넘었다. 네이버의 시가총액은 35조원(18일기준)이 넘는다. 전통 IT기업인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의 시가총액을 합친 금액(약 29조원)보다도 많다. SK텔레콤은 16조5932억원, KT 6조4495억원, LG유플러스 5조9597억원이다.

특히 코로나19 여파로 통신사들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반면, 네이버는 언택트(비대면) 대장주로도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올 1분기 네이버의 영업이익률도 SK텔레콤, KT의 배 수준이다.

통신사들은 네이버의 거침없는 영토 확장에 위협을 느끼고 있다. 현재는 사업이 직접 충돌하지는 않지만 향후 인공지능(AI) 등 미래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서 네이버와의 경쟁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네이버는 강력한 플랫폼을 기반으로 AI·모빌리티·테크핀·커머스 등 전 분야에 걸쳐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오는 6월 1일에는 포털 최초로 구독경제시장에도 뛰어든다. 유료회원제 서비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을 출시해 ‘플랫폼 록인 효과’를 극대화한다. 다음달 선보이는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네이버 통장’ 서비스를 시작으로 금융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한다.

통신사들도 탈(脫)통신을 선언하며 네이버와 유사한 분야로의 사업 확장을 꾀하고 있다. 4차산업 시대 ICT 영역이 확대되면서 네이버와 통신사는 신기술 기반의 미래 산업에서 맞붙을 수밖에 없다.

한편 지난 1일 기준 네이버 자산총액은 9조4911억원으로, 아직은 ‘준(準)대기업’에 속한다. 내년에는 자산이 10조원을 넘어 상호출자제한 기업진단(대기업)에 지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기업에 지정되면 그만큼 규제와 감독도 강화된다.

jakme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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