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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집단감염 우려 확산, 방역 초심으로 다시 돌아가자

서울 이태원 일대 유흥클럽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집단 감염 사태가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10일 하루에만 신규 확진자가 34명이 나오는 등 지금까지 59명이 감염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의 가족 지인 등 2차 감염자도 13명이나 된다. 신규 확진자가 하루 30명을 넘긴 것은 거의 한 달만이다. 더욱이 확진자가 서울 경기 인천 충북 부산 제주에 이르기까지 전국적으로 분포돼 있다. 직업도 군인과 피부관리사, 콜센터 직원 등 밀집도가 높거나 대인 접촉이 많은 직종 종사자가 많다고 한다. 2차 확산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한풀 꺾였던 코로나 사태가 다시 확산되는 건 아닌지 걱정스럽다.

따지고 보면 이번 사태는 예견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코로나19가 다소 소강 상태를 보이자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대폭 완화했다. 이에 따라 각급 학교 개학이 논의되고 무관중을 전제로 한 축구와 야구 프로도 시즌을 시작했다. 종교와 유흥시설을 비롯한 다중 이용시설의 점진적 개방도 허용하는 등 방역의 강도가 확연히 낮아졌다. 이 과정에서 고위험 시설에 대한 운영제한 명령은 슬그머니 해제됐다. 이후 공간이 밀폐된 클럽에 젊은이들이 대거 몰려들면서 사태가 확산됐다. 한 마디로 순간의 방심이 이 같은 결과를 초래했다는 것이다.

방역당국은 이태원발(發) 집단 감염이 전국적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차단하는 데 모든 역량을 기울여야 한다. 확진자와 밀접 접촉자를 한 명도 빠짐없이 찾아내 등 격리하는 초기 대응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다. 감염자와 동선이 같거나 당시 클럽 방문자들은 자진해서 검사를 받도록 끝까지 유도해야 한다.

이에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은 이러한 사태가 재발되지 않도록 방역시스템을 촘촘히 보완하는 일이다. 우선 다중 이용시설의 위험도를 보다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 막연히 유흥 종교 실내체육시설 등으로 적시만할 게 아니고 시설별로 위험도를 분류해 단계적으로 운영을 제한 또는 허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시설 이용자에 대한 출입관리도 엄격히 해야 한다는 지적도 많다. 이태원클럽의 경우 출입자 기본 인적사항을 기재하도록 했지만 허위로 적은 사람이 많아 추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우리는 코로나 방역 모범국으로 국제사회의 인정을 받고 있다. 국민 각자가 방역의 주체가 돼 마스크 착용 등의 기본수칙을 철저히 잘 지켜준 게 그 원천이었다. 이번 사태로 우리의 방역 역량이 다시 한번 시험대에 올랐다. 세계가 이를 지켜보고 있다. 방역 초심으로 돌아가 기본에 충실하면 얼마든지 이겨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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