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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와이드인터뷰-경기게임마이스터고 정석희 교장] "꿈을 이루려는 이들을 위한 도우미 역할 수행 자신있다"


- '창의성'과 '다양성' 보유한 차세대 게임 인재 육성 목표

사람 정석희는 워커홀릭이다. 만날 때 마다 수많은 미팅들이 그를 기다리고 있고, 하루에도 수십통 메일을 써내려가는 사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완성도 높은 결과물을 도출해 내니 기인 열전이 따로 없다. 피곤하기는 하지만 그것이 재미있다고 그는 표현한다. 옆에서 지켜본 그는 적어도 몇 가지 일은 동시에 수행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사람처럼 보인다. 그렇다 보니 그의 커리어는 변화무쌍하다.
게임이 좋아 게임개발자동호회 활동을 하면서 첫 스타트를 끊는다. 개발 실력을 인정받아 기라성 같은 메이저 게임사에서 커리어를 쌓았다. 그러다 만들고 싶은 게임이 생겨 독립해 CEO가 됐다. 관련 노하우를 전하고 싶어 한국IT직업전문학교 교수로 취임해 활동했다. 그러다 다년간 활동해온 한국게임개발자협회에서 협회장에 올라섰다. 개발자이자, CEO이자, 교수이자, 협회장. 화려한 커리어를 이어 갔다. 다른 각도에서 보면 게임업계 전반을 경험했고 이해하고 있는 인물이다. 흔치않은 이력의 소유자. 그가 이제 또 한번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이번엔 경기게임마이스터고등학교 교장으로 변신해 후학 양성에 나선다. 산전, 수전, 공중전을 모두 겪은데 이어 병사, 장교, 지휘관을 모두 경험해본 인물은 어떤 그림을 그릴까.
 



"게임을 좋아해서, 게임 개발을 해보고 싶어서. 전국 각지에서 학생들이 모였습니다. 그들의 꿈이 바로 게임 개발이죠. 저는 그 꿈을 돕는 역할을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최적화된 환경을 구축하고, 목표를 제시하고, 도전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 나가고자 합니다. 궁극적인 목표는 학생들이 꿈에 한발씩 다가가면서 '행복'해 하는 것일 겁니다.
다음 세대 인재들에게 가장 중요하게 요구되는 능력은 아무래도 '창의성'이 될 것입니다. 학생들이 마음껏 생각하고, 시도하고 도전해 볼 수 있도록 학교를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4월 어느 날 게임마이스터고는 한창 공사중이었다. 건물 한 층을 대거 보수해 실습실로 변경하는 과정이 한창이었다. 최신 개발 장비들을 대거 도입한 교육 장소로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일반 교육이 진행 중인 교실에는 넓은 책상이 배치돼 있다. 교육 과정에서 컴퓨터가 필수인 만큼 학생 전원에게 노트북을 지급하고, 이를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기반환경을 개편했다. 여기에 학생들이 얼굴을 맞대고 토론할 장소와, 넓은 기숙사까지 준비하면서 3년 동안 생활할 공간을 만들어 냈다.

교육부터 창업까지 원패스 교육기관
전문 교육 기관은 세팅부터 달랐다. 개발 과정에서 유니티 엔진을 다룰 수 있도록 준비한다. 과거 유니티 소속 엔지니어였던 전문가를 초빙해 교육자로 준비했다.
게임개발자협회를 운영하면서 만난 개발자들과 도움을 줄 수 있는 업계 대표 개발자들이 학생들의 멘토가 될 예정이다. 동시에 다른 한켠에서는 창업을 보육하기 위한 센터가 준비중이다.
전문 사무실을 연상케 하는 공간들이 배치돼 누구나 들어와서 게임을 개발하고 서비스할 수 있도록 만들어 나간다. 고등학교라기보다는 캠퍼스나 전문 연구단체를 연상케 하는 설비들이다. 정 교장은 이것이 '기본'이라고 말한다.
 



"요즘에는 학생들이 취업뿐만 아니라 인디게임개발자로서 창업을 추구하는 시대입니다. GIGDC 수상작품 중 하나인 '스컬'도 전남대학교 게임개발동아리를 하다가 뜻이 맞아 창업했죠. 학생들에게 물어 보면 의외로 10명 중 5~6명은 모두 인디게임 개발자를 꿈꿉니다. 그런 학생들이 꿈을 펼치고 싶다면 제대로 준비해야하지 않겠습니까."
이렇게 성장하는 학생들이 다시 후배들의 멘토가 되고, 후배는 성장해 개발자가 되는 선순환 구조가 목표다. 게임마이스터고가 게임업계 기반을 지탱하는 브랜드로서 성장할 수 있도록 만들어 내고자 한다.

창의력, 다양성 기반 인재 육성 도전
"오해를 막고자 한 말씀드리면 게임마이스터 '고등학교'입니다. 각자 생각이 다르고 꿈도 달라요. 취업하고 싶은 친구들도 있고, 게임 개발이 적성에 맞지 않은 친구들이 지원할 수도 있습니다. 메이크업이 꿈인 친구들도,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꿈인 친구들도 모두 존중받아야 합니다."
그렇다보니 교육 방식은 오직 게임 개발에만 치중돼 있지 않다. 학생들이 원하는 동아리 활동을 통해 취미를 갖고 새로운 사고방식을 열어 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염두에 둔다. 많이 보고, 많이 생각하면 곧 그것이 힘이 될 것이라는 철학이 깔려있다.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면 각자 다른 생각을 인정하고 시너지를 낼 수 있다면 그것이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는 어쩌면 '틀'에 박힌 게임 개발이 요구되는 현재 시점에서 학교야말로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보다 참신한 아이디어, 다른 관점에서 접근하는 게임과 개발. 그리고 그것을 응원하는 것이 지금의 그가 할 일이라는 이야기다.
 



"지금 게임업계를 돌이켜보면 학생들이 아니라면 과감한 시도를 하기 힘든 환경이에요. 그런 관점에서 보면 혁신을 일으킬 수 있는 인재들이 이곳에서 탄생할 가능성도 있지 않겠습니까. 저는 그 가능성을 보고자 합니다. 가능성이 현실이 된다면 게임산업에 의미 있는 변화가 시작되지 않을까요."
결국 다양한 분야를 경험한 그가 교장이 된 이유도 어쩌면 게임산업의 근간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 보고자 하는 시도인지도 모른다.
누군가는 멀리서 바라보면서 '잘못됐다'고 지적만 한다. 누군가는 '원래 그런거'라며 포기한다. 그리고 누군가는 직접 흐름에 뛰어들어서 바꿔 보려고 도전한다. 도전하는 이들이 있는 이상 희망은 있다.
그리고 그런 도전을 끝까지 지원하는 정석희 교장은 그들과 함께 더 큰 꿈을 그리고 있다. 그가 있기에 우리나라 게임산업은 한단계 업그레이드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경향게임스=안일범 기자]
안일범 기자 ga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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