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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이재용, 국민적 사랑받는 뉴 삼성으로 거듭나길

이재용 부회장이 6일 경영권 승계 포기, 무노조 경영 폐기, 전문경영인 체제 전환을 골자로 한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일부에서는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없다며 파기환송심의 양형을 줄이기 위한 면피성 사과라고 비난하는 모양이다. 물론 이 부회장의 이번 발표는 지난해 법원이 ‘양형에 참작할 사유’를 일러준 데 따른 것이 사실이다. 법원의 가이드라인대로 준법감시위원회를 만들고 위원회가 권고한 대국민 사과까지 이행한 것이다.

그렇다고 평가절하만 해서도 안 될 일이다. 그룹 총수가 부정한 경영권 승계와 노조 탄압을 시인하고 시정하겠다는 의지를 직접 대국민 사과 형태로 발표한 이상 과거와는 다른 의지와 결연함으로 받아들이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법원이 이례적으로 양형 참작 사유를 밝힌 것은 말할 것도 없이 ‘진지한 반성’을 목적으로 한다. 그런 취지에 비춰 이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 문제로 더이상 논란이 생기지 않게 하겠다”면서 “법을 어기는 일은 결코 하지 않을 것이고 편법에 기대거나 윤리적으로 질타받는 일도 하지 않겠다”고 밝히는 것 이상의 의사표시는 생각하기 어렵다. 때로는 계량화된 수치보다 포괄적 선언이 한층 구속력 강하다. 대국민 선언이라면 더욱 그렇다.

무엇보다 지금은 미래를 봐야 할 때다. 이 부회장 사과문의 핵심에는 ‘과거에 대한 반성’뿐 아니라 ‘미래의 변화’에대한 의지도 담겨 있다. 실제로 “대한민국의 국격에 맞는 새로운 삼성을 만들겠다”는 공언이 포함돼 있다. 향후 계속된 변화와 혁신을 계산에 두고 있다는 의미다. 그런 점에서 이 부회장의 이번 발표는 사과문임과 동시에 ‘뉴 삼성’을 위한 출사표의 성격도 갖는다.

어떤 시스템으로 어떤 과정을 거쳐 주요 사안을 판단하는 것이 최선의 경영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전문경영인 체제는 더욱 그렇다. 성과주의는 단기 실적주의로 변질되기 십상이고 책임주의는 무사안일로 자리잡는 게 보통이다. 영미식 극단적 노동유연성과 일본식 평생직장주의도 호불호가 갈리게 마련이다. 영원히 최선의 경영방식이란 없다. 경제환경, 국민 정서에 맞는 경영이 그 시대의 최선이다.

삼성은 이병철 선대 회장의 ‘창업’과 이건희 회장의 ‘성장’을 거쳐 오늘날에 이르렀다. 이재용 부회장의 과제는 ‘수성’이다. 그가 불가피하게 직접 경영의 전면에 나선 지 불과 6년이다. 그에게 그 어느때 그 누구보다 어려운 과제가 놓여졌다. 오늘의 대국민 사과를 거름삼아 성장을 능가하는 수성으로 삼성의 미래를 만들어 나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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