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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길어지는 김정은 신변이상설…과도한 추측은 금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잠행이 길어지고 있다. 지난 11일 평양에서 열린 노동당 정치국 회의를 주재한 이후 보름이 훨씬 넘도록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4월 15일) 금수산궁전 참배에 불참하는가 하면 인민군 창건 88주년 기념일(4월 25일)에도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국내외 언론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선 건강이상설 등 그의 신변을 둘러싼 추측이 난무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북한 최고지도자의 신변이상설은 진위와 관계없이 그 자체만으로도 한반도 안보는 물론 국제 정세 변화에 미치는 영향이 엄청나다. 김 위원장의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며 만일의 사태 대비에도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혼란을 야기하는 과도한 추측을 삼가야 한다.

최고지도자의 건강이상설이 공공연히 나돌고 있는데도 북한 당국은 일절 이에 대한 언급이 없는 점도 수상쩍다. 이전 같으면 ‘최고 존엄’을 악의적으로 음해한다며 펄쩍 뛰고도 남을 일인데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극단적인 상황은 아니라도 모종의 이상이 생긴 건 분명하다는 관측이 나오는 건 이런 까닭일 것이다. 물론 북한 언론들이 삼지연 일꾼에게 감사 전달 등 김 위원장 관련 보도를 간간이 전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이 역시 ‘가짜뉴스’ 가능성이 커 보인다. 단순 동정 보도 형식으로, 사진이나 동영상은 없기 때문이다. 추측과 의혹을 덮을 만한 수준은 아닌 셈이다.

정부는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설과 관련해 “내부에 전혀 특이한 동향이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청와대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열고 이 같은 입장을 확인하는 보도자료까지 냈다. 김 위원장 전용 열차가 원산역에 수일째 대기 중이라는 외신도 있어 정부 발표는 비교적 타당성이 있어 보인다.

그러나 북한의 체제가 워낙 폐쇄적이어서 스스로 직접 공개하지 않는, 실제 내막은 누구도 알 수 없다. 하긴 원산 열차마저 위장일 가능성이 있다는 태영호 국회의원 당선자의 의심도 전혀 터무니없지는 않아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각) 김 위원장의 신변이상설과 관련해 “어떻게 지내는지 알고는 있지만 말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곧 그의 소식을 듣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모호하기 짝이 없지만 정부 의견처럼 ‘특이한 동향’은 없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김정은 신변이상설’이 해프닝으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그렇더라도 북한 동향 주시와 중대 사태 대비는 한시도 게을리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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