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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심판받은 야당, 뼈를 깎는 자성없으면 미래없다

21대 총선에서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이 역대급 참패를 기록했다. 미래한국당 비례의석까지 합쳐 100석을 겨우 넘겼다. 며칠 전 박형준 미래통합당 공동선대위원장이 개헌저지선인 100석이 위태롭다고 하자, 김종인 총괄상임선대위원장은 ‘엄살’이라고 일축했지만 현실이 됐다. 통합당은 2016년 20대 총선, 2017년 대선, 2018년 지방선거에 이어 이번 총선까지 전국단위 선거에서 지면서 1987년 민주화 이후 첫 ‘4연패’란 오명의 주인공이 됐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16일 “자세도 갖추지 못한 정당을 지지해달라고 요청한 것을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야당도 변화하지 않을 수 없어졌다”고 밝혔다.

대통령 집권 중반기에 치러진 선거는 정권심판 성격이 짙은데도 이번엔 야당 심판이 먹힐 정도로 통합당은 국민의 외면을 받았다. 경제침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기용논란 등 정부와 여당이 질 수 있는 선거였지만 국민은 여당보다는 야당이 더 큰 문제라고 준엄하게 심판한 것이다.

코로나19 위기에 따라 여권이 반사이득을 얻었다고 해도 이번 선거과정을 보면 통합당이 완패해도 할 말은 없는 상황이다.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이 ‘사천 논란’ 속에 결국 사퇴했고 ‘황심’이니 ‘호떡 공천’이란 조롱이 나오는 등 황교안 대표의 공천개입에 대한 비판도 거셌다. 위성정당 자체가 논란인데, 뜬금없는 공천으로 미래한국당까지 공천파동을 겪었다. 막판에는 황대표의 ‘n번방’ 관련 실언, 세월호 막말까지 겹치면서 일말의 보수의 품격을 기대했던 국민도 통합당에서 마음이 떠났다. 청와대와 여당의 긴급재난금 지급을 ‘퍼주기’라고 비난하더니만 황 대표는 스스로 ‘모든 국민 1인당 50만원’을 제안하며 오히려 통합당이 판을 키우는 등 보수진영의 논리를 스스로 깨뜨렸다.

선거결과를 두고 일부 보수진영에서는 차라리 잘 됐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혁신을 한다고 했지만 여전히 국민의 눈높이에 전혀 못 미치고 있다는 게 확인된 만큼 이번 총선에서 참패가 오히려 약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황 대표가 전격사퇴하면서 통합당은 비대위 체제로 전환된다. 말 그대로 보수진영은 비상상황이란 점을 잊지 말고, 뼈를 깎는 자성 속에 다시 허허벌판 천막으로 돌아갈 각오를 해야 한다. 새로운 인물 수혈을 통해 낡은 보수 이미지를 버리고 완전히 스마트한 보수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통합당은 물론 보수의 미래도 없다는 점을 보수진영에서는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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