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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시사] 코로나19가 몰고 온 수출절벽

국내에서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세가 한풀 꺾였으나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주요 교역국에서 코로나 확산세가 지속되고 있어 전 세계 모든 국가가 올해 최악의 수출 실적과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코로나바이러스 퇴치를 공식 선언할 것으로 알려진 중국의 상황도 안심하기 이르다.

무증상 감염자가 상당수 있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있지만 경제 악화를 더는 방치할 수 없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코로나19 발병과 외출 금지로 다수 생산시설 가동이 차질을 빚으면서 지난 1분기 중국 경제성장률이 -10%, 2억명 이상의 실업자, 파산기업이 엄청나게 많다고 민간전문가가 밝히고 있다.

우리나라 수출은 지난 2월 모처럼 4.5% 증가했으나 3월에는 전년 동기 대비 0.2% 줄었다. 코로나 위기 와중에도 우리나라 수출이 선방한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코로나 영향은 4월 이후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통계가 보여주듯이 2월과 3월에는 코로나 위기가 심각했던 중국에 대해서는 큰 폭으로 하락했지만 미국과 일본 유럽 등에는 양호한 실적을 보였다. 기업들은 코로나 문제가 심각하지 않은 지역으로 밀어내기 수출을 했을 것이고, 국내 생산 차질이 있었지만 재고를 풀어 수출물량을 조달할 수 있었다.

앞으로 우리나라 수출은 공급 측면보다 수요 급감의 영향을 크게 받을 것이다. 전 세계 경제가 올스톱된 가운데 한국발 입국을 차단하거나 검역을 강화한 국가가 180개를 넘고 있어 사실상 해외 비즈니스 출장길이 막혔다. 고가 첨단 부품 수출은 주로 항공기로 운송되고 있는데, 항공 운송망이 훼손돼 운송 차질도 적지 않다.

4월 7일 현재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감염자는 134만명에 이르고, 사망자는 7만4000명을 넘어섰다. 확진자가 가장 많은 국가는 미국(36만명)이고, 스페인 이탈리아 독일 프랑스 순으로 많다. 이들 대표적인 서유럽국가에서 10만명 내외의 확진자가 나왔고, 유럽 다수 국가에서 확진자 10명 중 한 명이 사망할 정도로 상황이 위중하다.

바이러스가 미국 및 유럽 전역으로 확산됐기에 확진자 수가 정점을 찍더라도 자유로운 경제활동이 올해 안에 가능할지 기대하기 어렵다. 어떤 형태든 사람의 접촉을 줄이면서 특히 외국으로부터의 감염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를 유지할 것이다. 따라서 국경관리 제도를 코로나 이전 상태로 되돌리기에는 적잖은 시간이 걸릴 것이다. 앞으로 1년 후 백신과 치료약이 개발되고 대중화된다면 황열병 접종증명서와 같이 코로나 백신 접종증명서를 받은 입국자만을 받아들이는 관례가 만들어지면서 국제여행 자유화가 이뤄질 것이다.

설령 입국이 허용되더라도 수입시장이 크게 위축될 수밖에 없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산업생태계가 붕괴되고, 소득 악화로 생필품 외 새로운 수요 창출 여력이 달릴 것이다. 재난소득이든 비상지원이든 생계비를 지원하더라도 넘쳐나는 실업자가 다시 직장을 구해 정상적인 소비활동을 하기에는 수년이 걸릴 수 있다.

경제가 악화되면 보호무역주의가 득세할 것이다. 코로나19 극복 이후 국제사회는 글로벌 가치사슬보다는 국내 가치사슬 구축을 강화할 것이다. 역세계화 혹은 탈세계화는 아닐지라도 지금까지 봐왔던 세계화와는 다른 형태의 국제경제질서와 국제관계를 형성하게 될 것이다.

세계 최저 인구증가율과 초고속 인구고령화로 축소형 경제시대로 진입한 우리 경제는 코로나19 사태로 수출절벽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세계대전인 것으로 언급할 만큼 코로나19의 사회경제적 충격이 컸다. 위기 뒤 기회가 있다고 하지만 그 기회는 크지 않을 수 있으며 기회를 놓고 세계의 경쟁도 치열해질 것이다. 고실업과 초저성장이 또 다른 뉴노멀이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살아남는 길은 경제 체질과 국가경쟁력 개선뿐이다.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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