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첫 출시된 넷기어 오르비(Orbi) 시리즈는 독특한 콘셉트가 인상적인 공유기(라우터)다. 무선근거리통신망(와이파이)의 커버리지를 넓히는 것을 목표로 했기 때문이다. 물론, 속도와 안정성도 빠뜨리지 않았다. 여기에 편리함을 더해 인기 시리즈로 우뚝 섰다.

오르비 시리즈는 1대의 공유기와 1대의 새틀라이트(중계, 증폭기)가 기본 구성이다. 와이파이를 제공하는 기기 2대로 더 넓은 와이파이망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여기에 새틀라이트는 기종에 따라 2개 이상을 연결할 수 있다. 이렇게 그물망처럼 얽힌 와이파이망을 메시 와이파이라고 부르며, 오르비 시리즈는 이를 간편하고 손쉽게 연결할 수 있는 전용 장비로서 명성을 얻었다.

넷기어는 매년 가격, 성능, 때로는 확장성 등 다양한 특징을 더한 오르비 시리즈를 출시했다. 올해는 멋스러움과 최신 트렌드, 성능을 결합한 최상급 공유기 '넷기어 오르비 와이파이6 시스템 AX6000(이하 RBK852)을 선보였다. 와이파이6(IEEE 802.11ax)의 특징과 오르비 시리즈의 편리함을 결합해 와이파이 문제를 해결하는 또 하나의 선택지를 제시했다.

인테리어 소품 같은 디자인
 


RBK852는 공유기(RBR850)와 새틀라이트(RBS850)가 한 세트다. 공유기는 기가비트급 유선을 지원하며, 단독으로 설치해 와이파이 망을 구축할 수 있다. 반면, 새틀라이트는 RBR850에 연결한 상태에서만 쓸 수 있는 전용 기기로, 단독 사용이 불가능하니 참고하자.

제품 박스에는 공유기와 새틀라이트가 각각 1대, 2m 길이의 이더넷 케이블(랜선, Cat.5e), 전원 어댑터 2개와 빠른 시작 가이드가 들어있다.
 


본체는 도자기를 연상케 하는 유선형의 디자인을 이어받았다. 안테나는 기기 안쪽에 내장된 형태다. 덕분에 돌출된 부분이 적어 설치 장소를 결정할 때 선택지가 넓어진다. 흰색과 금속 색상의 투톤 컬러와 작동 시 은은하게 비치는 청색 LED는 고급스러운 인테리어 소품처럼 멋스럽다.

공유기와 새틀라이트의 각 크기는 254x195x71mm다. 눕혀서 사용하는 공유기에 익숙하다면 거대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 외형 디자인을 인테리어 소품처럼 꾸민 것은 이런 단점을 해소하기 위함일지 모른다. 
 


공유기와 새틀라이트의 외형 디자인은 똑같다. 포인트 컬러로 제품을 구분한 오르비 형제들과 비교된다. 실용성과 디자인에서 디자인의 손을 들어준 느낌이다. 최초 설치 이후에는 신경 쓰지 않고, 재설치에서도 유선 포트 구성으로 간단하게 구성할 수 있으니 납득이 가는 변화다.
 


옆에서 보면 I자의 골격 앞뒤로 두 개의 판이 겹쳐진 모양새를 하고 있다. 비어있는 공간은 공기가 드나드는 통로다. 기존 제품은 아래쪽에서 위쪽으로 공기 흡입-배출되는 구조였는데, RBK852는 앞뒷면 안쪽 전체를 환풍구로 바꿔 냉각효율을 높였다.
 


형제 기종과 달리 통풍구가 사라진 위쪽은 모양이 단순해졌다. 시각적인 만족감은 낮아졌지만, 먼지 제거를 포함한 운영과 관리 측면에서는 이쪽이 더 합리적이다.
 



뒷면 아래쪽에는 공유기의 핵심인 연결부가 모여 있다. 공유기와 새틀라이트를 구분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공유기는 새틀라이트 연결에 필요한 싱크(Sync) 버튼이 외부에 있고, 안쪽에 인터넷 포트(WAN), 4개의 이더넷 포트, 리셋 버튼과 전원연결 LED와 소켓이 배치됐다. 새틀라이트는 인터넷 포트가 없다.

공유기 넘어선 와이파이 솔루션
 


RBK852는 빠른 속도와 안정성, 메시 와이파이 구축까지 현재 존재하는 대부분의 문제에 해결책을 제시한다. 이 제품을 공유기가 아닌 솔루션으로 부르고 싶은 이유다.

RBK852는 와이파이6를 지원하는 최신-최고급 공유기다. 새틀라이트로 간편한 메시 와이파이 구성을 지원하며, 통합 인터넷 속도는 6Gbps로 쓸 수 있다. 쿼드코어 프로세서와 1GB 램(RAM), 512MB 플래시 메모리 등 스펙만 봐도 든든한 구성이다.
 


와이파이6는 속도와 커버리지는 물론, 많은 단말기를 품는 것을 목표로 개발된 표준 기술이다. 유럽 통신 표준 협회 GSMA의 예측으로는 오는 2022년까지 인터넷에 연결되는 기기 수가 한 가정에서만 50대에 달할 것이라고 한다. 지금의 무선인터넷으로는 버거운 수치다. 

쉽게 생각해보자. 외근 중에 급한 자료를 회사에 넘겨야 하는데, 카페 와이파이가 먹통이거나 너무 느려서 답답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손님이 많은 카페에서는 통신량이 적은 인터넷 검색조차 쉽지 않다. 일반 가정에서는 이런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적지만, 사무실에서는 의외로 자주 발생하는 일이기도 하다. 
 


이런 문제는 데이터를 전달하는 기술 때문에 발생한다. 기존의 방식은 단말기와 공유기가 순서대로 데이터를 주고받았다. 대용량 파일을 업-다운로드 할 때 와이파이 안정성이 급락하는 원인이다. 물류창고의 입구가 좁아 화물차가 빠져나가지 못하고 정체되는 것과 비교할 수 있다.

반면 와이파이6가 적용되면 직교주파수분할다중액세스(OFDMA)와 1024QAM(Quadrature AMplitude Modulation), MU-MIMO 등의 기술로, 보다 효과적으로 데이터를 운반한다. 화물차 한 대가 옮기는 짐의 양도 많고, 입구도 넓어 정체가 발생하지 않는다.
 


RBK852는 이런 와이파이6에 필요한 모든 기술을 탑재했다. 현세대 최고의 하드웨어 스펙은 크고, 무거워진 데이터를 더 빠르게 전달하기 위한 선택이기도 하다.

오르비 시리즈의 장점이자 강점인 간편한 확장도 물려받았다. 단말기를 들고 움직여도 알아서 공유기와 새틀라이트 연결을 바꿔주는 패스트로밍(Fast Roaming)과 밴드 스티어링의 편리함은 여전하다. 게다가 기본적인 통신성능도 한층 개선돼 전체적인 네트워크 품질 향상을 체감할 수 있었다.

강력한 메시 와이파이, 손쉽게 구축
 


오르비 시리즈는 메시 와이파이의 쉬운 구축을 목표로 개발됐다. RBK852 역시 다양한 연결 방법을 지원한다. 확장성도 뛰어나다. 새틀라이트를 1대 더 구해 연결하면, 나머지는 기기가 알아서 관리한다. 복잡한 메시 와이파이 설치와 유지관리가 한결 간편해진다. 

오르비 시리즈가 주목받은 이유는 이런 간편함에 있다. 예외적으로 새틀라이트를 중고제품으로 구입한 경우 기기 초기화를 하지 않으면, 연결 및 인식이 되지 않을 수 있으니 참고하자.
 


RBK852 공유기와 새틀라이트는 무선과 유선 두 가지 방식으로 백홀을 연결할 수 있다. 무선 연결 시에는 3개의 밴드(트라이밴드) 중 하나가 공유기와 새틀라이트 통신을 위한 전용채널로 바뀐다. 단말기에 할당된 밴드를 공유하는 일반 확장기와 다르다. 공유기와 새틀라이트를 유선으로 연결하면 최대 6Gbps 속도로 와이파이 속도를 높일 수 있다.
 


유선과 무선 연결을 혼합해서 구성해도 된다. 가까운 새틀라이트를 무선으로 연결하고, 비교적 먼 거리에 있는 새틀라이트를 유선으로 연결해 안정성을 높이는 게 최적이다. 선을 잇기 어려운 지역은 무선으로 넘기면 된다. 사용자의 판단과 환경에 대응하는 유연함을 갖췄다.

확장성까지 겸비
 


RBK852는 통합 6Gbps 속도로 쓸 수 있는 트라이밴드 공유기(5GHz x 2, 2.4GHz x 1) 다. 최대 속도는 5GHz가 2.4Gbps, 2.4GHz가 1.2Gbps다. 각 밴드를 최고 속도로 쓰려면 인터넷 속도가 뒷받침돼야 한다. 모든 밴드를 최고 속도로 쓰려면 무려 6Gbps 이상의 인터넷 회선이 필요하다. 통신 인프라가 발달한 한국은 10Gbps급 인터넷 회선을 쓸 수 있지만, 비용과 서비스 지역 등 제약이 많다.

물리적, 혹은 서비스의 제약을 넘기 위한 기술은 여러 가지가 있다. RBK852는 이런 사용자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2.5Gbps 멀티-기가비트 인터넷 포트(이하 WAN 포트)와 링크어그리게이션(LACP, Link Aggregation)을 탑재했다. 2.5Gbps WAN 포트는 상용화된 초고속(2.5Gbps, 5Gbps, 100Gbps) 회선의 성능을 최대치까지 끌어낸다. 

링크어그리게이션은 2개의 인터넷 회선을 합쳐 통신속도를 높이는 기능이다. 속도가 중요한 인터넷 허브, 네트워크 저장소(NAS)에 주로 적용된다. 최상급 공유기에도 드물게 적용되는 최고급 기능이기도 하다. 이를 활용해 1Gbps 회선 두 개를 연결하면, 속도가 2Gbps로 증가한다. RBK852 공유기와 회선만 추가하면 네트워크 자원을 2배로 뻥튀기 할 수 있는 셈이다.
 


통신 속도가 크게 증가한 덕에 신호강도에 따른 품질 저하에서도 비교적 자유롭다. 테스트를 위해 기기를 설치한 뒤, 공유기 옆과 신호강도가 –70dBM 이하로 떨어진 지역에서도 거의 최고 수준의 속도가 일정하게 측정됐다. 5G 밴드 연결이 아슬아슬한 지역에서도 속도 저하는 관찰하기 어려웠다.

총평
 


RBK852는 더욱 빠른 속도와 와이파이6의 장점을 극대화한 메시 와이파이 공유기다. 든든한 하드웨어 구성으로 공유기 트러블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하고, 간편함-확장성-다양한 사용환경을 고려한 고급 기능도 품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와이파이 사용 중 발생하는 문제에 해결책을 제시하는 하나의 솔루션이라 평하고 싶다. 최신 와이파이6 규격의 편리성과 오르비 시리즈의 강점이 합쳐져 상승효과(시너지)가 커졌다. 와이파이 문제로 속앓이는 하는 업체, 넓은 지역을 하나의 와이파이로 통합 관리하고 싶은 사업자, 많은 단말기를 사용하는 가정이라면 와이파이 걱정을 덜어주는 해결사 넷기어 RBK852를 추천한다.
게임이슈팀 기자 gam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