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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發 ‘디밸류에이션’ 쇼크] 제조업 시총 절반이 날아갔다
본지, 상장사 시총 분석
두산공작기계·대림오토바이 등
의류·기계·부품업종 ‘직격탄’
웅진에너지도 매각 차질 불가피

최근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제조업 섹터 매물들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됐다. 코로나19로 전 산업분야 타격이 불가피한 가운데서도 국내 경제의 근간이 되는 제조업종의 디밸류에이션(기업가치 하락)을 주의깊게 살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절삭기계 등 제조사인 두산공작기계는 지난해 상반기부터 매각을 준비해 왔다. 올해도 물밑에서 매각 작업은 진행 중이지만 밸류에이션 영향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공작기계 동종 경쟁사인 현대위아의 시가총액이 연초 대비 47%이나 하락하면서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앞서 두산공작기계를 보유한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MBK파트너스는 당초 기업공개(IPO)를 준비했지만 당시 상장된 비교기업의 주가가 부진하자 매각으로 가닥을 잡은 바 있다. 당초 MBK파트너스의 희망 매각가격은 EV/EBITDA 8~10배 선인 3조원 내외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2018년께 업황이 피크를 찍고 내려오는 과정에서 매각가는 조정되고 있다.

경쟁사인 현대위아의 경우 2019년 기준 EV/EBITDA 멀티플이 4.24배 선에 형성돼 있다. 현재로서는 5~7배 수준인 1조원대 중후반~2조원대 초반 선에서 두산공작기계의 매각가가 결정될 확률이 높다.

대림그룹의 비핵심 계열사 매각 대상이 된 대림오토바이도 경쟁사인 KR모터스의 시총이 연초 대비 48%가량 빠지면서 매각가가 낮춰질 것으로 보인다. 대림오토바이는 국내 대표 오토바이 제조사지만 최근 수년간 중국산 제품 경쟁력에 밀려 시장점유율을 빼앗기고 있는 상태다.

대림산업은 앞서 2017년 대림자동차 내 이륜차 사업부를 업계 2위인 KR모터스에 330억원 가량에 매각하려 했지만 KR모터스가 인수를 철회하면서 무산됐다. 지난해 자동차 관련 업황이 줄줄이 악화되며 KR모터스는 매출 374억원, 당기순손실 286억원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유아 의류 제조업 분야 국내 1위 사업자인 서양네트웍스도 매물로 나왔지만 역시 매각가 조정이 필요하다. 아가방컴퍼니·제로투세븐 등 동종업계 상장사의 시총은 각각 38%, 44%가 빠진 상황이다. 서양네트웍스 EBITDA를 지난해 기준 170억원 수준으로 추정해볼 때, 제로투세븐의 2019년 3분기 EV/EBITDA 멀티플 6.52배를 적용하면 1000억원 안팎의 매각가가 정해질 것으로 전망해볼 수 있다.

지난해부터 매각 절차에 나선 웅진에너지는 업황 악화로 더 큰 고민에 빠졌다. 태양광발전 잉곳 제품을 주력으로 제조하는 웅진에너지는 코로나19 사태보다 더욱 길게 진행돼 온 태양광 업황 악화로 매각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웅진에너지와 태양광 밸류체인을 형성하는 OCI는 태양광발전 원료인 폴리실리콘 가격이 중국산 저가공세에 일년째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하자 국내 사업을 철수하기로 한 바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이처럼 제조업 경쟁력이 저하될 경우 M&A 시장에 미칠 영향이 일파만파라고 진단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국경제 근간인 제조업체들의 기업가치가 하락하는 것은 물론, 상황이 지속될수록 M&A 매물은 더 쏟아질 것이라고 본다”면서 “사태 장기화를 염두에 두고 구조조정까지도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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