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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동준의 전술적 자산배분] 바이러스에 의한 경기침체 공포

코로나19가 유럽 전역과 미국으로 확산된데다 국제유가 급락이 더해지면서, 역사상 처음으로 바이러스 때문에 경기침체가 올 지 모른다는 공포가 커지고 있다.

지난 3월 11일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의 글로벌 대유행(pandemic)을 선언했고, 유럽 각국은 국경 통제와 자국민 격리, 이동 금지 등 사실상의 국경폐쇄에 들어갔다. 미국은 경제규모 1위인 캘리포니아주, 3위 뉴욕주, 5위 일리노이주가 자택 체류 명령을 발동했으며, 2위인 텍사스주도 유가급락으로 타격을 받고 있다. 이 4개 주가 미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1/3에 달한다. 미국 전체 인구의 1/4이 넘는 약 1억 명이 현재 이동 제한 상태다. 이렇게 대부분의 경제활동이 일시에 멈춰 서면서 미국경제의 2분기 성장률이 -12%~-30%로 대폭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주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코로나19의 대유행을 전제로 세계경제 성장률이 1분기와 2분기에 각각 -6.5%, -0.4%로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또 다른 국제신용평가사인 S&P는 올해 한국경제 성장률을 -0.6%로 하향 조정했다. 연간 성장률이 마이너스가 된다면 1998년 외환위기 이후 22년 만에 처음이다. 상반기 중 글로벌 경기침체는 불가피해 보인다.

감염자 수 증가 속도와 쏟아지는 대규모 경기부양 패키지의 효과 등을 감안할 때 글로벌 경기의 회복세는 3분기 말에나 가시화될 전망이다. 코로나19 발생 이전 성장추세 경로로의 복귀는 2021년 1분기에 가능할 것이다.

경제활동이 일시에 멈추면서 현금흐름이 막힌 기업들의 단기 신용위험이 급격히 높아졌다. 강력한 방역체계와 이동 통제를 할수록 경제에 가해지는 충격은 극심해진다. 전염병에 의해 촉발된 위기는 누구의 잘못이라고 보기도 어렵기 때문에, 정부의 재정적자를 통해 돈을 풀어서 현금흐름이 꼬인 기업과 가계의 부도위험을 막는 정책을 펼치는 데에는 부담이 덜한 편이다. 주요국들은 경제규모 대비 20% 내외의 대규모 경기부양패키지를 적극적으로 내놓고 있다.

과거와 달리 이번 위기의 본질은 경제 내부의 과잉이나 금융시스템, 신용 문제가 아니다. 바이러스라는 외부 충격에 의해 촉발된 경제 멈춤과 현금흐름 수축의 문제다. 외부 충격에 의한 위기는 회복되는 패턴도 다를 것이다. 첫째,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전염병 확산이 진정되거나 면역이 형성되고 치료제가 개발되는 것을 기대할 수 있다. 중국과 한국의 사례를 감안할 때 유럽과 미국의 전염병 확산은 4월 하순이면 진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5월부터는 치료제의 임상 결과들이 줄줄이 발표될 예정이다.

둘째, 정부정책에 대한 신뢰다. 경제에 미치는 충격을 정부의 정책으로 충분히 메워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형성되면 금융시장은 먼저 반응한다. 유럽과 미국의 전염병 확산이 정점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4월 하순까지는 6개월 후를 바라본 주식 분할 매수 전략이 필요하다. 결산기인 3월 말과 이동 통제 이후 충격적인 실적과 경제지표가 발표되는 4월 중순 두 차례를 활용할 것을 권고한다.

신동준 Ph.D. KB증권 리서치센터장·숭실대 금융경제학과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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