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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킹덤’ 시즌2도 신드롬급 조짐…, 김은희 작가의 스토리텔링법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지난 13일 세계 190개국에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 시즌2도 신드롬급 조짐이다. 시즌1에 이어 시즌2도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해외에서는 ‘워킹데드’나 ‘왕좌의 게임’ 등과 비교되면서, ‘K좀비’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마지막 장면에서 전지현이 북방 여진족으로 분장해 등장하며 벌써부터 시즌3 제작까지 거론되고 있다. 코로나 19 국면으로 인해 김은희 작가와 화상인터뷰를 나눴다.

“저도 재밌게 본 ‘왕좌의 게임’과 비교된다는 건 재밌고 기분이 좋아요”라고 말문을 연 김은희 작가는 “한국적 좀비는 좀 더 슬프게 표현됐으면 했다. 살아서도 죽었어도 배고픔에 시달리는 슬픈 존재랄까”라고 K좀비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서양인들이 열광하는 이유는 잘 모르지만, ‘킹덤’ 전체에서 풍기는 동양적 느낌, 총도 마차도 없는 시대적 분위기, 계급이 사라진 좀비가 새로운 모습으로 보이지 않았을까 하는 추측을 한다”고 했다.

‘킹덤’ 시즌2는 김성훈 감독에서 박인제 감독으로 바뀌었다. 정확하게 말하면 시즌2 1부는 김성훈 감독이, 2~6부는 박인제 감독이 만들었기 때문에 시즌2는 두 감독이 함께 메가폰을 잡았다고 하는 게 맞다. 김 작가는 “똑 같은 작가가 쓴 텍스트인데, 이렇게 할 수도 있구나 하는 점을 느꼈다. 시즌1이나 2나 감독이 표현을 잘해 살려낸 장면이 많다. 예를 들면,안현 대감(허준호)이 조학주(류승룡)를 무는 장면을 보시면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다.”

‘킹덤’ 시즌1은 작가의 세계관을 깔아놓아야 하므로 다소 정적인 느낌이라면 시즌2에서는 훨씬더 역동적이고 화려한 액션도 가미됐다. 좀비들도 시즌2에서는 더 빨리 뛰는 것 같다.

“시즌1에서 배고픔을 이야기했고, 시즌2는 핏줄과 혈통으로 권력에 대한 탐욕을 그리고 있다. 만약 시즌3를 하게되면, 더 이상 역병이 나타나지 않도록 역병의 근원을 찾아가는 이야기가 될 것 같다. 또 한(恨)에 대한 에피소드들도 다뤄질 예정이다. 이 이야기는 전지현에게도 했다.”

김은희 작가는 기생충과 좀비에 대한 관심이 있다고 했다. 기생충과 바이러스 등의 생태적인 이야기를 하기 위해 감염 관련 서적도 많이 읽었다고 했다. 그 속에서 김 작가의 메시지는 어떤 리더가 좋은 리더일까를 생각하게 한다.

“왕세자 이창(주지훈)이 무리해서 자신이 왕이 될 수도 있는데도 자신은 사라져버린다. 창의 선택이 최선이라고 생각했다. 어떤 리더가 좋은 리더일까에 대해 생각을 많이 했다.”

김은희 작가는 시즌제 드라마의 장점으로 차곡차곡 쌓아가는 재미를 꼽았다. 경상도와 상주, 백두대간을 거쳐, 시즌3에는 북방(중국)으로 무대가 옮겨간다. 산사초의 비밀이 중국에서 풀린다는 것. 그런 과정에서 한국의 자연과 전통 건축, 예컨대, 경복궁과 종묘, 기와가 서양인들에게도 새롭게 다가간다.

“이번에 경북 상주와 동래 금정산도 가보면서 저도 한국에 대해 몰랐던 것을 알게됐다. 경복궁은 어릴때 소풍 가본 정도의 기억이 있다. 이렇게 아름다운 한국적인 미, 건축미, 자연미를 나도 새삼 느꼈다. 지도만 봐도 아름다운데, 이걸 구현하면 얼마나 멋질까 하는 생각으로 마지막에 궁궐 지붕을 달리는 신을 넣었다.”

김 작가는 시즌2의 가장 인상적인 장면에 대해서는 “중전이 아기를 안고 왕좌에 앉아 있는 상황에서 좀비들이 몰려오는 장면이다. 왕의 자리는 아무도 못 올라오는 곳이다”고 말했다. 시즌2에서는 물을 활용한 반전으로 K좀비를 부각시키겠다는 김 작가의 의도도 들어가 있다.

김은희 작가는 캐릭터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다. 김 작가가 쓰는 문장 하나에 배우들은 조마조마 해진다. 김 작가는 어디 가서 사람 잘 죽인다고 망언을 한 적도 있다고 했다.

“조학주(류승룡), 안현 대감(허준호), 무영(김상호) 등 원죄가 있는 인물들을 어떻게 죽이면 잘 죽였다는 소리를 들을까? 안현은 안현 다운 마지막 같다. 악의 화신인 조학주가 허무하게 죽는다고 하는 사람도 있는데, 이중에서 가장 비참하게 죽는다.”

김 작가는 주지훈과 배두나 등 남녀주인공에 대해서도 코멘트를 했다. “주지훈과는 시즌1에서는 깊은 얘기를 못했다. 시간이 가다보니 김성훈 감독이 ‘영리한 배우’라고 말한 이유를 알겠다. 책을 많이 읽고 작품 전체에 대해 이해도가 높고, 자신만의 해석이 깊은 것도 강점이다. 조금 노는 애 같은 느낌이었는데, 정 반대다. 주지훈과는 오래 갔으면 한다. 전문직 섭이를 연기하는 배두나는 처음에는 궁궐 말투가 아니라 어색하다고 느낄 수 있지만 얼굴로 말하는 연기자로 자신만의 강점을 충분히 지니고 있다.”

또 마지막에 전지현을 등장시킨 이유에 대해서는 “여전사 같은, 몸을 잘 쓰는 게 좋다. 몸을 예쁘게 쓰고, 액션도 같이 해보고 싶은 욕심이 있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김 작가는 훨씬 나은 시즌3로 찾아뵙겠다고 했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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