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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0대의 힘’ 서울아파트 3채 중 1채 샀다
한국감정원 2월 거래자료 분석
가점 낮아 청약대신 매입 선택
전체 매매 9522건중 33% 차지
중저가 밀집 ‘노도강’ 30~40%
올 누적 매매량 40대와 큰 차이

12·16 대책 등 정부의 초강력 부동산 규제와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불구하고 서울 아파트 거래시장에서 30대의 입지가 더욱 견고해진 것으로 조사됐다. 신혼부부 등 실수요가 꾸준하고, 청약가점이 낮아 새 아파트 당첨이 어려워진 이른바 ‘청포자’들의 매입 강세도 주요 원인으로 풀이된다.

23일 한국감정원의 연령대별 아파트 매매거래 자료에 따르면 지난 2월 한 달 동안 서울 아파트 전체 매매거래 9522건 가운데 3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33%(3141건)으로 나타났다. 작년 1월부터 한국감정원이 연령대별로 매월 통계를 집계한 이래 가장 높은 수치로, 지난달 거래된 아파트 3채 중 1채는 30대가 매입한 셈이다.

같은 기간 40대는 2621건(27.5%)으로 2위를 차지했고, 50대와 60대는 각각 1845건(19.4%) 974건(10.2%)에 머물렀다. 특히 30대와 40대의 매입비중 비교에서 5%포인트 이상 차이가 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구별로 보면 강남구와 서초구, 용산구 등 ‘초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몇몇 지역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서 30대가 우위를 차지했다. 송파구의 경우 2월 전체 아파트 397건 거래 중 30대가 142건(35.8%)에 달한 반면, 40대는 104건(26.2%)에 그쳤다.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과 ‘금관구’(금천·관악·구로구) 등 중저가 아파트가 몰려있는 곳은 30대 거래 비중이 30~40%에 육박하기도 했다.

서울 아파트 거래시장에서 30대가 ‘큰 손’으로 부각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하지만 올해 초 코로나19 확산 여파와 잇따른 추가 규제 속에서 40대와의 매입 격차가 빠르게 벌어진 점은 주목할 대목으로 꼽힌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 매매량 7만1734건 가운데 30대는 2만691건(28.8%)으로, 40대(2만562건·28.7%)를 근소한 차이로 앞선 바 있다. 하지만 2020년 누적 매매량만 놓고 보면 30대가 6329건(31.6%)을 기록해 40대(5654건·28.3%)를 여유있게 앞섰다.

반면 서울과 달리 전국적으로는 40대가 여전히 ‘큰 손’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달 전국 아파트 거래량 8만7642건 중 40대는 2만4875건(28.4%)으로 30대(2만1106건·24.1%)보다 4%포인트 이상 비중이 높았다. 2월 수도권에서 아파트값이 급등한 인천과 수원에서도 40대의 거래 비중이 가장 높았고, 지방에서는 대전과 세종 역시 전체 연령대 가운데 40대 비중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전문가들은 9억원 이하 서울 중저가 아파트 거래시장에서 30대의 매입 강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고가주택에 대한 규제는 여전하지만, 전격적인 금리 인하로 그 외의 공동주택은 다소나마 숨통이 트였기 때문이다. 강동구 둔촌주공 등 ‘최대어’가 몰린 청약시장에서 이탈한 30대 실망 수요가 직접 주택 구매에 나설 지 여부도 주목된다.

익명을 요구한 헌 부동산 전문가는 “최근 서울에 집을 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실수요자이면서 청약 가점이 낮은 경우가 많다”며 “이른바 ‘로또 분양’ 단지에 일부 공급 물량이라도 청약 가점이 낮은 30대들에게 당첨 기회를 준다면 집값 안정 효과가 더 뚜렷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양대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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