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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포럼] 코로나19와 희망을 주고받는 일상의 꽃

봄, 바야흐로 꽃의 계절이 돌아왔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유행하는 요즈음 우리가 마주하는 봄은 어떤가.

예년의 그 봄과는 사뭇 다른 풍경이다. 2019년도, 2020년도 아닌 여전히 겨울 어디쯤엔가 표류하는 듯한 기분이 든다. 많은 축하와 꽃다발 속에 있어야 할 졸업식은 취소됐고 새 학기가 시작됐지만, 아이들은 학교에도 가지 못한다.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는 바이러스 불안감 속에서 새로운 시작을 축하하고 첫 만남의 설렘을 만끽하기엔 어쩐지 마음이 편치 않다.

그럼에도 봄을 전하는 것은 언제나 꽃이다. 화려한 꽃들이 피어나는 3월이면 우리는 진짜 봄이 왔음을 실감한다. 자연 속에서 피어나는 꽃들 외에도, 사랑을 속삭이는 밸런타인데이(2월 14일), 화이트데이(3월 14일)와 로즈데이(5월 14일), 또 세계 여성의 날(3월 8일) 등 각종 행사에서 우리는 축하 꽃과 함께 화사한 봄을 맞이한다.

겨우내 움츠려있던 우리에게 새봄이 오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 화훼농가들은 추운 겨울부터 부지런히 움직인다. 누군가의 행복한 순간을 위해 힘들어도 참고 꽃을 피워 준 화훼농가들의 얼굴엔 요즘 수심이 가득하다.

한창 출하를 해야 하는 이 시점에 코로나19 여파로 소비되지 못한 꽃들을 눈물을 머금고 모두 폐기처분하고 있으며 그 고통은 온전히 화훼농가의 몫이다. 손해도 크지만 그간의 시간과 노력을 쏟아 자식을 기르듯이 정성 들여 기른 꽃들이 시들어가는 것을 보는 것은 더더욱 속 타는 일이다.

얼마 전 꽃을 사러 갔었다. 그 어느 때보다도 꽃집은 한산했고 꽃값도 크게 떨어져 있었다. 소매 꽃집도 꽃을 사는 손님이 줄어 화훼 농가의 꽃을 많이 살 수 없다는 안타까운 말들이 들려왔다. 신선하고 상쾌한 프리지어와 튤립을 한 아름 안고 나오니 그늘진 얼굴에서 미소가 피어났다. 이 꽃들이 주는 힘 덕분에 나의 일주일은 생동감 넘치고 아름다울 것이다.

봄이면 우리는 프리지어 꽃향기로 황홀해지기도 하고 튤립의 그 선명한 아름다움에 넋을 놓기도 하며 장미꽃의 여성스러움에 감탄하기도 한다. 테이블 위 꽃장식을 보며 ‘와, 봄이 왔네’라는 말을 한 번쯤은 했을 것이다. 이처럼 우리 모두가 나도 모르게 마음이 들뜨는 화사한 꽃과 봄을 맞이해야 할 때가 왔다.

퇴근길에 동네 꽃집에 들러 나와 우리 가족을 위한 꽃 한 다발을 사보자. 특별한 날이 아닌 평소에도 꽃을 사고 즐기는 일은 생각보다 더 멋진 일이다. 지친 일상에서 우리 가족에게 선사하는 한 다발의 꽃은 그동안 수고했고 앞으로도 더 힘내자는 서로를 위로하는 마음이다. 집 밖 나들이가 망설여지는 요즘, 집에서 봄기운을 느껴보는 것도 좋다.

단언컨대 작은 꽃 한 송이가 화훼 농가에 희망을 주고, 소소한 일상에 행복을 높여줄 것이다. 화훼 농가도 우리도 꽃처럼 환하게 미소 짓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

권지연 위드플랜츠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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