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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병기 연예톡톡]신승훈 데뷔 30주년 의미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가수 신승훈이 데뷔 30주년 기념 앨범 ‘My Personas’의 수록곡 ‘이 또한 지나가리라’를 지난 16일 선공개했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아이리쉬풍의 웅장한 오케스트라와 기타 사운드가 어우러진 팝 적인 멜로디의 모던 락이다. 이제껏 신승훈의 작곡 스타일과는 또 다른 멜로디와 창법의 변화가 돋보인다.

노래 제목 ‘이 또한 지나가리라’와 함께, “지금 아프다면 너의 계절이 오는거야”라는 가사는 지금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우리에게 와닿는 가사다.

지난 16일 MBC ‘배철수 잼’에 출연한 신승훈을 보면, 즉석에서 주문만 하면 노래를 뽑아내는 기술은 역시 최고다. 미성에서 나오는 호소력은 원숙의 경지다. 이날 부른 노래들은 원숙함에 자연스러움이 더 크게 다가온다.

애절하게 부르지 않아도 호소력이 배가 되는 느낌이다. 신승훈은 ‘보사노바 아버지’ 안토니오 카를루스 조빙과 프랭크 시나트라가 함께 노래하는 걸 보고 “호소력 있게 부를 테니까 들어주세요”보다는 노래를 툭툭 던지는 식으로 불러 듣는 사람도 편안해지는 걸 느꼈다. 그것을 듣고난 후 만든 노래가 ‘나비효과’다.

하지만 그는 뭐니 해도 발라드 대가다. ‘미소 속에 비친 그대’의 1집, ‘보이지 않는 사랑’의 2집, ‘처음 그 느낌처럼’이 수록된 3집 등 내놓는 발라드마다 밀리언셀러를 기록했다. 한국 발라드 시장에서 적지않은 지분을 확보해내며 발라드 최고의 보컬리스트가 됐다. 한국대중가요사에서도 중요한 버팀목 역할을 해왔다.

신승훈은 꽤 오랜 기간 연애를 안해 '연애 스토리텔링'의 빈곤으로 작사를 양재선, 심현보 등에게 맡기지만, 선배 유재하처럼 작사, 작곡, 프로듀싱 세 곳에 동시에 이름을 올리는 뮤지션이다. 그는 자신의 곡을 다른 가수에게도 별로 주지도 않았고, 다른 작곡가의 노래도 별로 부르지 않았다. 작곡가들이 ‘신승훈의 곡’이라면 부담을 느껴 신승훈 자신이 항상 몇 곡을 만들어 놓고 있다고 했다.

그의 발라드는 김소월 시인이 표현했던 애이불비(哀而不悲), 슬프지만 울지 않는다는 게 메인 정서다. 신승훈표 발라드는 멀어져가는 사랑을 잡기 위해 울부짓지 않고 오히려 청아해지고 절제하고, 단정해져 감성과 감동을 배가시킨다. 찬란하게 승화된 슬픈 감성이다.

신승훈은 가왕 조용필의 콘서트에서 게스트로 초청받은 가수다. 조용필 공연에는 게스트가 없기로 유명하다. 존경하는 조용필 선배가 국민가수라는 말을 부담스러워 하자 "저는 구민가수"라고 말하는 신승훈이다.

그는 스캔들이 없기로도 유명하다. “보이지 않게 사랑할거야”라고 했던 가사 때문일까. 항상 안주하지 않고 계속 시도하면서 자신만의 콘텐츠를 만들어온 신승훈이 오는 4월쯤 공개할 30주년 기념 음반의 노래들도 궁금해진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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