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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 칼럼]묵언(默言)이 필요하다

  • 기사입력 2020-03-11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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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엔 ‘무문관(無門關)’ 수행이 있다. 무문관은 ‘문이 없는 관문’이다. 방에 들어가면 밖에서 문을 잠근다. 화두를 붙들고 용맹정진에 들어간다. 짧게는 몇 개월, 근기에 따라 몇 년씩도 한다. 세상과의 단절이다. 한 끼의 식사와 한 벌의 옷뿐이다. 핵심은 ‘묵언(默言)’이다. 깨달음을 위해 오롯이 화두에만 몰두한다.

‘코로나19’로 세상이 혼란스럽다. 개개인의 평범한 삶이 사라졌다. 마스크 구하기가 새로운 삶의 일부가 됐다. 일상의 소중함을 새삼 깨닫는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미덕으로 권고된다. 감염이 의심되면 자가격리다. 역설적으로 끊어야 산다. 그래야 내가 가족이 나라가 산다.

코로나에 관한 온갖 소식이 난무하다. 눈만 뜨면 확진자가 여기저기서 늘어난다. 의료진의 사투, 소중한 생명을 잃은 안타까운 사연도 나온다. 하늘길, 바닷길도 막히고 있다. 점점 고립되는 느낌이다. 긴장과 두려움과 우울함이 삶을 에워쌌다.

사람들은 불안한 마음에 종일 관련 정보를 찾아본다. ‘정보’는 필요하지만 ‘과잉’은 불필요하다. 과도한 탐색은 건강염려증으로 이어지고 코로나 포비아(공포증)를 불러올 수 있다고도 한다.

‘사회적 묵언’이 필요한 시점이다. 개인적으로 말수를 줄여보는 것은 어떨까. 감염의 원인은 침방울이기도 하다. 평소 수다를 통한 스트레스 해소는 명상으로 대신해보자. 넘어진 김에 쉬어간다고 했다. 이참에 나를 돌아보고 바라보자. 힘든 때일수록 마음의 근육을 단단히 키워야 한다. 명상으로 막연한 불안감을 씻어내고, 흐트러진 삶과 일을 효율적으로 정리해보자.

힘든 무문관 수행이 아니라도 좋다. 숨을 편히 쉬면서 10분만 눈을 지그시 감는 짧은 명상만으로도 머리가 맑아진다. 마스크도 썼으니 그냥 묵묵히 살아보자. 꼭 필요한 게 아니면, 가족 친구 직장동료 간 대화도 가급적 줄여보자. 큰일이 일어날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가뜩이나 민감한 시기에 말로 인한 다툼도 줄인다. 재택근무로, 개학연기로 늘어난 가족과의 시간이 되레 싸움의 불씨가 되기도 한다. 대신 묵언으로 몰랐던 나를 발견하는 더 큰 보물을 얻을 수도 있다. 코로나로부터의 보호는 물론이다.

‘정치적 묵언’은 더 절실하다. 지난달 조기종식 실언에 이어 최근 다시 나온 대통령과 보건복지부 장관의 ‘방역모범 자화자찬’은 적절치 않았다. 공교롭게도 발언 이후 구로구 콜센터 집단감염이 터졌다.

일부 정치인과 방송인들의 대구·경북을 향한 망언은 어이가 없다.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행위다. 가장 힘든 지역인 이곳엔 지금도 병상에 있거나 하루아침에 가족을 잃은 사람도 많다. 아버지와 어머니, 남편이나 아내의 마지막 얼굴도 못 보고 허망하게 떠나보낸 이들도 있다. 총선을 염두에 두고 던지는 ‘대구 사태’, ‘대구 손절’ 같은 편가르기식 발언은 코로나보다 더 무서운 바이러스다.

반대로 묵묵한 온정의 손길과 응원은 가장 좋은 백신이자 치료제다. 달빛동맹으로 대구를 돕는 광주시의 온정과 타지역 주민들의 십시일반 도움은 천마디 말보다 낫다. 위험을 무릅쓰고 직접 달려간 의료인, 자원봉사자들의 희생적 모습을 보면 가슴이 먹먹할 정도다. 사회적 거리두기든, 정치적 거리두기든 당분간만이라도 묵언을 실천해보자. 그리고 하루빨리 코로나가 사라진 세상을 맞이하자. 이 봄을 이렇게 보낼 수는 없지 않은가.

권남근 건설부동산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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