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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혜원의골프 디스커버리]티타임 30분전 콜받고 세계 톱랭크와 한조로…이경훈, 꿈같았던 한주

PGA투어 2년 차인 이경훈은 지난주 꿈 같은 한주를 보냈다. PGA투어 경기 중 선수 출전급이 높은 대회 중 하나인 아놀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은 출전자가 특별히 제한적이다. 이경훈은 대회 주 전 대기 선수 명단 2번째 선수로 이름을 올렸고, 대회 전날까지도 출전 명단에 들지 않은 상태였다.

그러나, 선수는 언제나 준비가 되어야 하는 법. 화요일에 연습라운드를 하고, 수요일도 대회장으로 연습을 하러 가는 도중에 그만 차 사고가 났다. 이경훈 와이프가 운전을 하고 있었고, 이경훈이 조수석 쪽에 앉아 있었는데, 상대방이 조수석쪽 앞 범퍼를 친 것이다.

다행히 크게 다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근육통과 무릎이 상처난 상태였다.

대회가 열리는 목요일, 큰 기대 없이 이경훈은 아침 일찍 골프장에 나가 있었고, 연습을 시작하지 않고 있는데, 갑자기 티타임 30분 전 콜을 받았다. 디펜딩 챔피언 프란체스코 몰리나리가 허리 부상으로 기권을 하면서 1,2라운드 이틀간 세계랭킹 1위인 로리 매킬로이, 13위 저스틴 로즈와 함께 경기를 하게 된 것이다.

경기에 안 나갈 줄 알고, 락커룸에서 핸드폰을 보다가 티타임을 받게 되서 부랴부랴 몸을 풀고 나갔는데, 생각보다 샷도 잘 되어서 즐겁게 라운드를 할 수 있었다. 이경훈은 사고 당일은 별로 몸이 아프지 않았다고. 시합 당일 목과 등이 좀 아파서 걱정하고 있었는데, 티타임을 받고 나니 아픈것도 다 잊어버렸다며 환히 웃었다.

게다가 연습 시간도 평소보다 매우 짧았는데도 샷이 좋았다며 앞으로 시합 전 연습 시간을 줄여야겠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스타 플레이어 조인 만큼 중계 카메라가 붙고, 갤러리도 많아서 부담되지 않았냐는 질문에 오히려 더 집중이 잘되고, 더 좋았단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에 전혀 부담을 느낄 수 없었다고 했다.

그렇게 이틀을 치고 3라운드는 두명씩 조편성이 되었는데, 이경훈의 동반자는 전 세계 랭킹 1위인 브룩스 켑카였다.

당일, 이경훈은 이븐파, 브룩스 켑카는 9오버파를 쳤다. 겉보기에 되게 무뚝뚝할 것 같고, 말도 별로 안할 것 같았는데, 막상 만나보니 서글서글하고 얘기도 많이 나눴다고 한다.

이경훈이 이들과 경기하면서 얻은 건 자신감이다. 함께 경기를 하다 보니 아무리 세계적인 선수라도 실수를 하기 마련이고, 본인이 더 잘 친 홀도 많아서 해볼만 하다는 생각을 가지게 됐다.

전날 사고가 나서 액땜을 한건지도 모르겠다. 대기 선수로 기다리다가 대회에 출전한 것도 즐거운데, 세계 최고 선수들과 치는 경험을 해서 이경훈에겐 시간가는 줄 몰랐던 재밌었던 한주였다. 어차피 대기 선수라 못 나올 것만 같은 대회였는데, 선물 같은 한주를 받았다며 이경훈은 밝은 목소리로 애기했다. “이번주 조 편성이 미쳤었어요.”

〈KLPGA 프로·PGA투어 한국콘텐츠 총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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