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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산산책] 집값 과열, 전염병 닮았네

  • 기사입력 2020-03-04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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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을 천명했지만 규제가 덜한 지역으로 집값상승세가 옮겨가는 ‘풍선효과’가 전염병처럼 번지고 있다. 수용성(수원·용인·성남)을 누르니 안시성(안산·시흥·화성) 김부검(김포·부천·검단) 남산광(남양주·산본·광명) 오동평(오산·동탄·평택) 구광화(구리·광명·화성) 등 수도권 곳곳이 들썩인다. 서울 강남권과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봉쇄에 들어가니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금관구(금천·관악·구로구) 중동성(중랑·동대문·성북구) 등 서울 외곽으로 원심력이 강해진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는 2000년대 중반 집값 과열을 전염병과 연관져 설명한 바 있다. 그는 투기거품을 ‘사회적 전염병(social epidemic)’이라고 이름 지었다. 실러는 비이성적인 집값 주범 가운데 하나로 가격상승을 정당화하는 스토리를 꼽았다. ‘토지는 한정됐는데 인구압력과 경제성장은 불가피하므로 부동산 가격은 항상 오를 수밖에 없다’는 믿음이 사람들 사이에서 전염되는 상황을 말한다.

집값은 길게 보면 상승한다는 학습효과와 규제지역 인근이 반사이익을 본다는 풍선효과도 이런 스토리와 마찬가지다. 국가·지역 간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전염병 확산속도가 빨라지고 범위가 넓어지듯 스마트폰과 SNS 등의 발달로 집값에 미치는 스토리의 파괴력도 더 커졌다.

전염병 방역대책도 집값잡기 대책과 비슷하다. 코로나19 확진자 동선을 뒤지듯 주택구입자금 출처를 샅샅이 조사한다. 확진자가 다닌 곳을 폐쇄하고 접촉범위 사람을 격리하듯 집값 이상급등지역을 찍어 조정대상지역으로 규제한다. 그래도 안 잡히면 위기경보를 올리듯 규제강도가 더 센 투기과열지구 또는 투기지역으로 지정한다.

전염병과 집값 모두 대응의 적정성을 둘러싼 논란을 겪고 있기도 하다. 코로나19 대응으로 중국인 입국금지, 위기경보 격상 타이밍 등이 쟁점이다. 주택시장도 규제의 시기·강도·범위·대상 등을 두고 보수·진보 진영 간 공방이 뜨겁다. 전염병과 부동산은 변인을 사전에 통제하기 어려운 복잡계여서 겸손한 자세로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아야 한다. 국민의 생명·안전과 직결되는 전염병을 다루는 데 있어선 늑장대응보다 과잉대응이 낫다고 한다. 하지만 주택시장은 과잉대응의 부작용이 크므로 신중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 들어 19차례의 부동산대책이 쏟아졌지만 집값은 잡히지 않고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 진입장벽만 높아졌다. 지금과 같은 불황기에 규제 일변도 대책은 서민경제의 버팀목인 건설업을 무너뜨린다. 건설업에 직접 종사하는 근로자는 약 160만명. 한 명당 4인 가족으로 계산하면 약 640만명이다. 여기에 중개업, 인테리어, 이사·도배·청소업 등 간접산업까지 생각하면 1000만명 이상이 건설업과 연관돼 있다. 우리나라 국민 5명 중 1명은 건설업 경기부침에 영향을 받는다는 애기다. 더구나 지금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방경제에서 건설업의 비중은 절대적이다.

집값 과열을 모두 투기꾼 탓으로 돌리고 수요를 옥죄는 규제위주의 대책은 지금껏 성공적이지 못했다. 투기꾼은 사람들의 선호도는 높은데 공급은 턱없이 부족한 곳을 숙주로 삼아 기생하는 바이러스와 같다. 집값의 면역력을 높이려면 결국 사람들이 살고 싶어하는 곳의 공급을 늘리는 것이 정공법이다. 주택 공급원인 도심 재개발·재건축을 불온시해 이중 삼중의 규제를 가하는 풍토에선 집값 잡는 백신을 만들 수 없다. 코로나19 극복에 깨어있는 시민의 자율적 참여가 큰 힘이 되듯 집값 잡기에도 ‘시장의 힘’이 발현될 수 있는 통로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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