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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팀장시각] 정은경의 ‘냉정’이 돋보이는 이유

코로라19의 공포가 대한민국을 휩쓸고 있다. ‘설마…’했던 감염자 수는 이제 4000여명을 눈앞에 두고 있고 확산세는 말 그대로 ‘브레이크 없는 질주’ 같은 모양새이다. 국민들은 현미경으로만 확인할 수 있는 이 공포의 바이러스 때문에 집안에만 머물고 있고 가족도 믿을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르고 있다.

코로나19 창궐의 원인을 놓고도 정치권은 ‘네탓 공방’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신천지 교주 이만희는 신도들에게 보내는 특별편지를 통해 “지금은 요한계시록에 기록된 환난”이라며 “이 환난은 결국 하나님의 통치로 정복하게 된다. 약속의 말씀을 지키자”라고 주장하며 등록교인 명단도 신뢰할 수 없게 만들고 있다.

솔선수범해야 할 일부 대형교회는 지난 주말예배도 강행했다. 아무 죄 없는 국민들은 그저 속수무책으로 당할 뿐이며 언제 감염이 될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떨고 있다.

지역 상인들은 지나가는 사람들조차 없어 아예 문을 닫고 있고 사명감으로 대구로 달려간 의사와 간호사, 공무원들은 감염의 위험을 무릅쓰고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 사스와 메르스 때도 이런 아비규환은 없었다.

그나마 현재 방역당국의 최고 실무책임자인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이 버티고 있는 것은 다행이다. 노란 점퍼를 입고 하루가 다르게 흰머리가 늘어나는 정 본부장의 차분하고도 냉정을 잃지 않는 브리핑에 국민들은 신뢰를 보낸다.

정 본부장은 서울대의대를 졸업하고 보건학 석사, 예방의학 박사를 받은 후 ‘질병관리’ 분야 한우물만 파온 방역분야 최고 전문가이다. “한 시간도 못자는 걸로 알고 있는데 건강이 염려된다”는 질문에 “한 시간은 조금 더 자는 것 같다”는 그의 말에 국민들은 감사할 따름이다.

정 본부장은 최근 “이제부터는 머리 감을 시간도 아껴야 한다”라며 쇼트커트를 할 정도로 업무량은 거의 치사량에 달하고 있다. 정 본부장의 이런 뚝심과 침착함은 질본 내에도 모든 직원들이 똘똘 뭉치는 구심점이 되고 있다.

대구 신천지교회가 감염원으로 등장해 코로나19 의심환자들이 크게 늘어나기 전, 일주일 가까이 확진환자가 발생하지 않은 시점에서도 정 본부장은 “절정이 지났다고 판단할 수 없다”며 경계를 늦추지 않았고 매일 오전 직접 브리핑을 하면서도 차분한 목소리로 평정심을 잃지 않았다.

정 본부장의 ‘침착함’은 신망을 얻고 있다. 방역당국의 냉정함이 필요한 시점에 정 본부장의 침착함은 40여일간 코로나19와의 사투에서 그나마 한국사회가 버틸 수 있었던 힘이다.

하지만 냉정함으론 부족하다. 정 본부장이 일선에서 냉정함을 유지해주고 있다면, 컨트롤타워에서 열정을 보여줘야 한다. 빠른 상황 판단과 결정의 리더십이 절실한데 일선에선 결정의 리더십이 없다는 얘기들이 들려와 아쉽기만 할 뿐이다.

마키아벨리는 군주론에서 지도자는 여우와 사자의 면모를 다같이 갖추고 있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정 본부장의 ‘냉정’이 여우의 모습을 갖추고 있다면, 정 본부장과 손발을 맞춰 코로나19 사태를 지휘해야 할 정부는 사자의 모습으로 국민들에게 다가가야 한다.

‘열정’으로 국민을 옥죄는 바이러스사태가 종식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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