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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與도 野도 중도도 다 싫다”…‘대규모 무당층’ 최대 변수로
‘코앞’ 선거에도 정치불신 깊어
與野, 온힘 다해 공략 나서지만…
유권자 마음 돌리기 쉽지 않을 듯
중도·실용 표방 신생 정당도 고전
전문가 “분노 넘은 무관심의 결과”
추세 지속 여부에는 의견 제각각
4·15 총선을 50여일 앞둔 24일 오후 대전시선거관리위원회에서 선관위 관계자들이 선거 홍보를 준비하고 있다. [연합]

어느 정당에도 지지를 표하지 않는 ‘무당층’이 심상찮다. 4·15 총선이 50일 앞인데도 줄어들 기미가 없다. 통상 선거가 가까워질수록 감소하는 것과 다른 양상이다. 정치권은 여야로 ‘수렴’하는 변곡점이 언제부터 나타날지, 투표일까지 현재의 추세가 계속될지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무당층’의 움직임이 이번 선거의 최대 변수 중의 하나로 떠올랐다.

민생당(바른미래당·대안신당·민주평화당 통합), 국민의당 등 중도 지향 정당들은 이런 분위기에 맞춰 무당층 공략용 행보를 보이지만 신통치 않은 모습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25일 “‘조국 사태’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정국’ 등 국회의 극한 대치로 인해 정치 불신이 커졌다는 의미로 읽혀진다”고 설명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18~20일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자체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자세한 개요와 결과는 한국갤럽이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무당층은 27%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율(36%)보다 9%포인트 낮고,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 지지율(23%)보다는 4%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중도를 표방하는 당시 바른미래당 지지율은 4%다. 국민의당 지지율은 고작 2%에 불과했다. 한국갤럽 조사 결과를 보면, 무당층은 4개월전(지난해 10월3주차) 23%보다도 되레 4%포인트 상승했다.

현역 의원과 전문가도 이같이 ‘거꾸로 가는’ 현상을 주목 중이다.

정치권은 무당층의 표심을 얻기 위해 내달리고 있다. 정치권은 무당층을 ‘여당도 싫고, 야당도 싫은’ 중도층과 가깝다고 인식 중이다. 이에 따라 민주당과 통합당은 중도 색채가 짙은 인사 영입에 힘을 쏟고 있다. 민생당은 아예 전날 합당 선언문에 “중도통합 정당이 첫 걸음을 내딛는다. 실용주의 중도개혁 정치의 한 길을 가겠다”고 기재했다. 안철수 대표가 이끄는 국민의당과 이원재·조정훈 공동대표가 주도하는 ‘시대전환’ 등도 지난 23일 창당을 마무리했다. 이들은 각각 진보와 보수 등 하나의 이념을 앞세우기보다 ‘네트워크 정당’과 ‘플랫폼 정당’임을 강조 중이다.

그런데도 무당층이 움직이지 않는 점을 놓고 가장 많이 거론되는 이유는 정치 혐오증이다. 국민이 정치를 비판하는 일을 넘어 ‘무관심’으로 일관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여권의 한 의원은 “이번 국회만큼 서로 헐뜯고 싸운 적이 있었느냐”라며 “제20대 국회 법안 처리율은 제19대 국회의 반토막 수준이며, 국회 윤리위원회는 역대 가장 바쁜 시기를 보냈으니 국민도 지칠만 하다”고 했다. 야권의 한 중진 의원은 “국민의당과 민생당 등이 대안 정당으로 나왔지만, 무당층 상당수는 각각을 ‘안철수당 시즌2’와 ‘호남신당’으로 보는 것 같다”며 “새로울 것 없는 현 정치 지형에 흥미를 잃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상당수의 현역 의원은 “우리도 처음 보는 현상”이라며 ‘해석 불가’라는 진단을 내놓기도 했다.

‘대규모 무당층’ 추세가 계속 될지를 놓고는 전문가 사이에서 의견이 엇갈린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무당층이 지금껏 견고하다는 것은 벌써 투표를 포기했다는 이가 많다는 셈”이라며 “텔레비전(TV)에서 정치 이야기만 나오면 끄는 이가 그만큼 늘었다고 보면 된다. 이들의 마음을 돌리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반면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무당층은 애초 좀 더 (정치 지형을)지켜보는 경향이 있다”며 “진보·보수의 대립이 어느 때보다 극심한 만큼, 결국 여야 중 한 곳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의 ‘이념 갈라치기’ 분위기를 주목해야 한다”며 “곧 친문(친문재인) 내지 반문(반문재인)으로 수렴하는 움직임이 보일텐데, 중도 표방 정당은 꽤 어려운 상황에 처할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이원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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