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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 칼럼-김필수] ‘다우의 개’, 코스피의 ‘기생충’

‘다우의 개(Dogs of the Dow).’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30 종목 가운데 전년도 배당수익률(주당 배당금을 주가로 나눈 것)이 높은 10개 종목을 말한다.

배당을 많이 주는데, 왜 어감이 별로인 ‘개’라고 부를까. 고배당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오르지 않아 제대로 대접을 못 받고 있다는 비유적 표현이다.(물론, 제대로 평가받아 주가가 오르면 배당수익률이 낮아지기 때문에 ‘다우의 개’에서 탈락할 수 있다)

‘다우의 개’ 10마리 중에서도 절대적 주가가 낮은 5마리를 ‘작은, 다우의 개(Small Dogs of the Dow)’라고 한다. 월가에서 실행되는 ‘다우의 개’ 전략은 심플하다. “1) ‘다우의 개’ 10마리를 고른다. 2) 10마리에 균등하게 분산투자한다. 3) 1년 동안 멀뚱하게 지켜본다. p.s) 10마리를 다 사는 게 부담스러우면 ‘작은, 다우의 개’ 5마리만 사서 똑같은 전략을 적용한다.”

결과는 어땠을까. 이긴 햇수로는 팽팽하다. 체면치레는 했다. 지난 10년간 ‘다우의 개’가 다우지수를 6번 이겼다. 2012년, 2014년, 2017년, 2019년에 졌다. 지난 20년간으로 기간을 넓혀도 12대 8로 승률은 같다. 하지만 평균수익률로 보면 역전된다. 지난 20년간 평균수익률은 ‘작은, 다우의 개’ 8.80%, 다우지수 8.30%, ‘다우의 개’ 7.72%다. 큰 개 5마리가 대략 6%대 수익률에 머물면서 수익을 갉아먹은 셈이다.

‘다우의 개’라는 다소 튀는 용어를 꺼내들었지만, 결국 배당주 투자를 말한다. 뒤집어 보면, 금리에 대한 베팅이다. 지금 같은 저금리 시대에는 코스피에서도 개를 키워볼 만하다. 조금만 손품 팔면 배당수익률 5~6%짜리 ‘코스피의 개’들이 수두룩하다.

하지만, 현실은 어떤가.

모(某) 은행의 금리 5%짜리 특판적금에 돈이 몰려 접속이 다운될 정도였다고 한다. 정기적금 이자 5%는 정기예금으로 치면 2.5%를 소폭 웃도는 수준이다.(정기적금 금리를 2로 나누면 대략 정기예금 금리가 나온다) 1%라도 금리를 더 받으려는 노력일 터인데, 그렇다면 배당수익률 5~6%짜리 배당주에 투자하는 게 더 효율적이지 않을까.

그나마 이같은 특판상품에 몰리는 발걸음들은 건전하고, 순수하며, 덜 탐욕적이다. 반대편에 테마주 투자자들이 있다. 탐욕적이고, 어설픈 투자자들이다. 이들은 감독당국과 숨바꼭질을 반복한다.

‘코로나19’ 테마주와 관련해, 금융당국과 증권 유관기관들이 집중 주시하겠다며 경고에 나섰다. 대상이 무려 30여 종목에 이른다. 영화 ‘기생충’ 테마주들도 들썩인다. 제작사인 바른손이앤에이와 계열사인 바른손은 최근 2주 사이 주가가 2~3배가량 뛰었다. 거래소의 시장경보도 먹히지 않는다. 곧 시장을 어지럽힐 ‘총선 테마주’들도 고개를 들고 있다.

‘폭탄 돌리기’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기생충(테마주)’이 아니라 ‘개(배당주 등 우량주)’를 주목해야 한다. 탐욕에 눈 멀어 ‘기생충’에 집착할수록 투자자들의 계좌는 내려갈 일만 남는다. 반지하로, 지하로.

피 같은 투자금일진대 ‘봉테일(봉준호 감독)’처럼 꼼꼼할 필요가 있다. ‘묻지마 투자’는 안 된다. 최소한 ‘송강호’에게 이런 말을 들어야 하지 않을까.

‘너는 투자에도 계획이 다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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