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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책] ‘아카데미 4관왕’ 기생충, 빛나는 그 의미를 짚다

  • ‘천만영화를 해부하다’ 다섯번째 평론서 ‘기생충’ 출간
    한국미디어문화학회 “기생충이 준 메시지 심층 분석”
    한국영화 100년사 기념비적 작품 기생충, 코드 읽기
    “봉태일의 표준화 코드, 동서양관객 모두 사로잡았다”
    정지욱ㆍ김영아ㆍ박언영ㆍ이경희ㆍ김영상ㆍ조수진
    김형래ㆍ유봉근ㆍ정영희ㆍ신종락ㆍ곽정연 등 공저
  • 기사입력 2020-02-17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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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미디어문화학회의 다섯번째 천만영화 평론서 ‘기생충’.

[헤럴드경제=김영상 기자] “봉준호는 그의 영화 내부에 세계적으로 공유 가능한 미디어 기술의 표준화된 코드를 심어놓았다. 그 기술적 표준 앞에 동양과 서양의 관객은 구별되지 않는다. 외국의 관객들도 자기네 나라의 상황과 치환해 영화를 받아들인다. 한국 특유의 상황을 묘사하는 영화임에도 빈부격차나 사회적 계급의 전치 관계는 전지구적으로 풀어야 할 공동과제이기 때문일 것이다.”(유봉근 한국미디어문화학회 회장)

영화 ‘기생충’과 이를 만든 봉준호 감독 신드롬이 한창인 가운데, 기생충이 대한민국 나아가 전세계에 갖는 의미와 영향을 분석한 평론서가 나왔다. 한국미디어문화학회가 다섯번째 시리즈로 선보인 〈천만영화를 해부하다-기생충〉(출판사 연극과인간) 평론을 통해서다.

기생충은 최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고 권위인 작품상을 비롯해 감독상, 각본상, 국제영화상까지 총 4개의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이는 대한민국은 물론 전세계를 깜짝 놀래킨 기념비적인 쾌거로, 한국영화 100년사(史)에 있어서도 최대의 성과로 여겨진다. 특히 기생충은 외국어(비영어) 영화로는 처음으로 최우수 작품상을 받으며 92년 전통의 아케데미 역사를 새로 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생충 영화 이전에도 해외에서 능력있는 감독으로 인정받았던 봉준호는 단박에 ‘글로벌 대스타 감독’ 반열로까지 뛰어올랐다. 영화적으로도 해외에서도 찬사가 이어져 한국영화를 다시 보게 만들만큼 기생충의 위력은 엄청났다. 이에 학회는 영화 기생충이 갖는 영화적 코드의 의미는 물론 사회적 코드의 의미를 통찰해보려는 내용의 책을 낸 것이다.

앞서 학회는 〈내부자들(우민호, 2015)〉, 〈밀정(김지운, 2016)〉, 〈택시운전사(장훈, 2018)〉, 〈신과함께(김용화, 2017)〉 등의 영화 평론서 네권을 책으로 엮은바 있다.

학회는 지난해 기생충이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 등 의미있는 수상을 하자,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더욱 그 가치를 인정받을 것으로 봤다. 곧바로 학회는 기생충 평론작업에 돌입했다. ‘아카데미 4관왕’의 업적까지는 예견하지는 못했지만, 기생충이 이 시대 한국사회와 지구촌에 던지는 유효하고 파워풀한 그 메시지에 주목해온 것이다.

필진들은 기생충이 갖는 계급 갈등과 부조리의 의미를 분석했고, 페미니즘과 냄새, 공간이라는 단어 코드의 해부에도 주안점을 뒀다. 영화 기생충의 다양한 요소들, 즉 미디어적인 관점, 데칼코마니와 구성의 미학 관점에서도 샅샅이 살폈다.

정지욱 영화평론가는 기생충의 역사적인 쾌거에 큰 상징성을 부여했다. 그는 “대중(상업)영화와 예술영화 사이 경계선에서 대중과 예술이라는 두마리의 토끼를 한꺼번에 잡아 한 작품에 내놓은 봉준호 감독의 영민함을 엿볼수 있다”고 했다. 그는 “기생충 효과가 비단 영화 뿐 아니라 한국 문화 전반에 영향이 미쳐 제2, 3의 봉준호와 제2,3의 기생충이 출현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연극배우인 김영아 교수는 “기생충은 우리 사회 계급의 문제를 시각적으로도 잘 묘사하고 있다”며 “계급 문제를 바탕으로 잘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코미디, 서스펜스, 공포, 범죄의 장르 범주를 통해 작품의 사회적 메시지는 극대화된다”고 표현했다. 박언영 교수는 영화를 ‘기생할 수 밖에 없는 부조리의 조리 혹은 조리의 부조리’로 인식하면서 ‘가족 희비극의 데칼코마니’라고 정의했다. 박 교수는 “누구나 흔히 체감하고는 있지만, 그 어느 누구도 감히 말하지 못하던 주제를 봉 감독은 특유의 유머와 날카로운 풍자로 그려냈다”고 했다.

호평만 뒤따르지는 않았다. 페미니즘에 주목, 한계를 뛰어넘지 못했다는 시각도 제기됐다. 이경희 교수는 “기생충에서 재현된 여성 이미지에 대한 아쉬움이 크다”며 “영화는 현실에서 사회적으로, 의식적으로 발전한 여성상은 전혀 반영하고 있지 않고, 여성의 성 역할과 젠더를 비롯해 여성을 대상화하는 가부장제의 전통적인 시각에 머물러 있다”고 했다.

기생충의 대립구도의 본질, 즉 근원적인 영화적 갈등 소재를 ‘냄새’나 ‘공간’에서 찾는 작업도 이뤄졌다. 김영상 기자는 “영화 속 살인자를 ‘냄새’로 몰고간 과정과 메시지의 함축성은 훌륭했지만 그 뒤의 과제는 순전히 관객에 일임했다”고 했다. 조수진 교수는 영화 장치 중 ‘공간’에 대한 분석틀을 적용했는데, “내가 속해 있는 곳이 반지하인가 지하인가 마음만은 지상 저택이라고 큰소리 치지만, 햇살마저 평등하게 소유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는 생각에 마음이 울적해진다”며 관객의 입장에서 평했다.

기생충 단어가 갖는 패러독스(역설)에 꽂힌 분석도 나왔다. 김형래 교수는 “영화에서 누가 진정한 기생충인가를 규정하기는 쉽지 않은데, 서로가 서로에게 기생하기 때문”이라며 “영화는 오히려 서로 공생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는 듯 하다”고 했다. 같은 의미에서 정영희 교수는 “이 세상은 기생의 관계가 아니라 공생의 관계이며 박 사장의 운전기사, 가정부, 과외교사 모두 다 필요로 하는 형성된 관계이기 때문”이라며 “땅 투기, 시세 차익 등으로 만들어진 대한민국의 기형적인 자본주의에서 ‘노동의 신선함’과 그 가치는 우스운 것이 돼 버렸는데, 영화 기생충이 흥행한 것은 아마 어이없이 웃기고도 슬픈 현실을 드러냈기 때문”으로 해석했다.

신종락 교수는 “모든 사람은 주체만 다를 뿐 서로 종속되고 얽혀있는 것이고 직업이나 일의 성격은 비슷하다. 모든 구성원들은 나름대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기생충이 왜 서민들에게도 유효한 메시지를 주는지 그 이유를 설명했다. 곽정연 교수는 부자와 가난으로 대변되는 계급 갈등과 관련해 “선을 그어놓고 대결해야 하는가, 아니면 선을 지우고 공존해야 하는가 라는 답은 명확하지만 문제의 해결은 쉽지 않다”고 기생충이 사회에 던진 메시지가 간단치 않은 숙제임을 화두로 올렸다.

책 필진으로는 정지욱·김영아·박언영·이경희·김영상·조수진·김형래·유봉근·정영희·신종락·곽정연 등이 참여했다.

초판 발행일은 2020년 1월31일. 207페이지. 값은 1만2000원.

ys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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