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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레드오션을 헤쳐가는 침대매트리스 스타트업… 한국의 캐스퍼, 프로젝트슬립

  • 기사입력 2020-02-17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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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캐스퍼 홈페이지]

‘수면 기업’을 표방하는 캐스퍼의 상장이 화제가 되고 있다. 캐스퍼는 미국 온라인 매트리스 업체로, 2014년 뉴욕에서 설립돼 불과 5년 만에 미국 증권 거래 위원회(SEC)에 상장서류를 제출했다.

미국 침대 매트리스 시장은 전형적인 레드오션이다. 미국 매트리스 시장 점유율 1위인 셀타를 포함해 시몬스, 씰리, 템퍼 매트리스 등의 쟁쟁한 업체들이 시장을 꽉 채우고 있기 때문이다. 값싼 중국과 멕시코의 수입제품도 꾸준히 미국으로 들어온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미국 매트리스 업체들은 시장 점유율을 늘리기는커녕 밀려나지 않기 위해 애쓴다. 매트리스 시장의 변해가는 트렌드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다. 그동안 소비자들의 매트리스 선호는 라텍스 매트리스에서 토퍼 매트리스, 접이식 매트리스 등으로 변해왔으며 구매 방식 또한 다양해졌다.

2018년에는 변해가는 온라인 매트리스 시장에 적응하지 못하고 출혈 경쟁을 거듭한 미국 침대 매트리스 판매 업계의 거대 공룡 ‘매트리스펌(Mattress Firm)’이 파산신청을 하기도 했다.

반면 캐스퍼는 같은 해 매출액이 3억 5800만 달러(4130억 원)에 달했고 2016~2018년 3년 동안 연평균 45.5%씩 성장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 덕분에 미국에서 캐스퍼 이펙트(Casper effect)라는 말이 생기기도 했다.

[사진 표 제작=프로젝트 슬립, 내용 출처=Second Measure]

그렇다면 캐스퍼가 레드오션인 미국 매트리스 시장에서 쟁쟁한 경쟁자들을 제치고 시장점유율을 가져갈 수 있었던 요인은 무엇일까? 많은 사람들은 캐스퍼의 성공 요인을 온라인 판매에서 찾는다. 유통마진이 많이 붙는 매트리스 시장에서 캐스퍼가 D2C(Direct to Consumer) 방식을 통해 공급한 점이 성공요소였다는 것이다. 캐스퍼는 그렇게 미국에서 새로운 스타트업의 신화를 썼다.

우리나라에도 청년 창업가들이 만든 스타트업들이 있다. 프로젝트슬립은 수면전문 브랜드로 메모리폼 매트리스를 주력으로 하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스타트업이다. 프로젝트슬립 매트리스는 서울 청년프로젝트의 지원으로 '공공의 수면 개선'을 위해 다양한 주체들이 힘을 모아 만든 제품으로, 사회적 가치를 가장 우선시하여 개발되었다.

프로젝트슬립은 캐스퍼와 같이 퍼펙션 매트리스/침대 매트리스/토퍼 매트리스의 세 가지 종류로 간결한 라인업을 내세우고 있으며, 설치가 필요 없는 간편한 압축포장 방식으로 매트리스를 배송한다. 캐스퍼는 ‘bed in a box(상자 속의 침대)’라는 카피를 내세우며 설치기사가 필요 없는 압축포장 방식으로 매트리스를 배송했다. 이 덕분에 싱글 매트리스를 사든 패밀리 매트리스를 사든 고객들은 간단하게 배송을 받고 매트리스를 설치할 수 있었다.

수면에 관한 광범위한 제품을 다룬다는 점도 공통점이다. 캐스퍼는 스스로 ‘수면 기업’임을 표방하며 매트리스부터 베개, 이불, 심지어는 강아지 침대까지 판매하며, 최근 IPO 관련 서류에서 향후 수면 추적기나 백색소음 기계 등 수면과 관련된 보조기기 등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프로젝트슬립 또한 침대 매트리스나 토퍼 매트리스 외에도 꿀잠 베개, 양면 안대 등의 다양한 제품을 출시하며 수면을 연구하고 있다.

물론 프로젝트슬립이 캐스퍼와 다른 점도 있다. 캐스퍼는 미국 유통 업체 타겟과 협력해 오프라인에서 제품을 체험해볼 수 있게 만들었다. 처음에는 D2C를 표방했지만, 결국 유통 업체에서 본격적인 판매를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프로젝트슬립은 자체 쇼룸을 운영하여 고객들이 오프라인에서도 유통마진을 거치지 않고도 제품을 만나볼 수 있도록 했다.

캐스퍼와 프로젝트슬립의 또 다른 점은 제품이다. 캐스퍼는 화려한 마케팅을 내세웠지만, 정작 제품 자체는 다른 업체들과 차별화되지 않았다. 반면 프로젝트슬립은 국내 최초로 한쪽 면은 부드럽고, 한쪽 면은 단단한 양면 매트리스를 시장에 내놓았다. 고객에게 부담이 전가되는 마케팅에 열을 올리기보다는 내실을 다지는 쪽을 선택했던 것이다.

흔히 우리나라에서 스타트업은 살아남기가 힘들다고들 말한다. 정부의 규제나 내수시장의 한계 등 커나가는 기업을 막는 장벽이 많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레드오션을 헤쳐가는 스타트업들 덕분에 우리나라의 시장이 다양해지고 있다. 한국의 캐스퍼, 프로젝트슬립의 향후 행보가 더욱 기대된다.

rea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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