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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메이카 헬스클럽’ 김재한 연출 “모두의 사연, 위로하고 싶었다”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다 쓰러져가는 헬스클럽을 살리려 고군분투하는 사장님, 교통사고 후 체중이 불어버린 한물 간 여자 연예인, 떨어져 사는 아들을 그리며 다이어트에 매달리는 젊은 엄마…. 누구나 쉽게 털어놓지 못 하는 사연 하나쯤은 품고 산다. 아무렇지 않은 척, 괜찮은 척, 일상을 보내도 그 뒤엔 저마다의 그늘과 가시가 자라고 있다. ‘자메이카 헬스클럽’엔 각자의 이야기를 품은 사람들이 모였다. 같은 공간 안에 모인 이들의 웃고 울리는 이야기는 금세 객석으로 전이된다. 진정성을 담았지만 무겁지 않고, 경쾌하지만 가볍기만 하지는 않다. 다이어트라는 외피 안에 담긴 저마다의 사연은 웃음과 활기 속에 버무려졌다.

최근 대학로 해피씨어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에도 관객들의 호응이 뜨거운 ‘자메이카 헬스클럽’의 김재한 연출을 만났다. 연극은 오는 2월 23일 공연되며, 한 달 간의 재정비 기간을 거쳐 4월 1일부터 다시 관객을 찾는다.

“자메이카라는 나라는 쉽게 갈 수 있지만 가기 힘든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누구나 갈 수 있지만, 아무나 갈 수 없는 곳’이라는 의미를 제목에 담아봤어요. 살을 뺀다는 것, 꿈을 이룬다는 것은 누구나 노력해서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쉽게 도달할 수는 없잖아요.”

[자메이카헬스클럽 제공]

제목에도 나름의 의미를 담았지만, 사실 ‘자메이카 헬스클럽’은 연극의 대본을 쓴 서진원 작가가 다니던 헬스클럽의 이름이라고 한다. 김재한 연출은 “독특하고 재미있는 이름이었는데 나름의 의미를 부여했다”며 “다이어트를 꿈 꾸는 많은 사람들과 코드가 맞을 거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건강, 먹방, 다이어트가 화두로 떠오른 시대에 ‘자메이카 헬스클럽’에선 살을 빼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어둡지 않게 건드렸다. 연극은 헬스클럽 안에서 각자의 사연과 싸우며 자신의 길과 꿈을 찾아가는 사람들을 그린다.

‘자메이카 헬스클럽’에 등장하는 인물은 애초 11명이나 됐다. 연극은 무대에 오르기까지 소극장에 맞춰 4명으로 줄였다. 인물이 줄어드니 개개인의 스토리에 더 집중하게 됐고, 보다 밀도있는 짜임새로 관객과 만나게 됐다. 대학로 연극에서 숱하게 보이는 ‘1인 다역’의 멀티맨 없이도 꽉 찬 무대가 만들어졌다.

[자메이카헬스클럽 제공]

“멀티맨을 쓰면 연극의 재미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하지만 멀티맨이 없을 경우 캐릭터 각자의 다이나믹이 있어야 하죠. 한 명 한 명 사연을 만들면서 짜임새를 높였어요.”

관객들에겐 등장인물 한 사람 한 사람이 우리의 이야기처럼 다가오면서도 격렬한 스피닝이라는 운동을 통해 삶의 고단함과 상처를 잊게 한다. 클럽에 온 듯한 느낌을 주는 스피닝 장면이 이어질 땐 나도 한 번 해볼까 싶은 마음까지 들게 한다. 담백하면서도 유머를 잊지 않은 대사와 캐릭터를 잘 살린 배우들의 연기도 극에 몰입할 수 있는 요소다. ‘자메이카 헬스클럽’은 운동이라는 과정을 통해 관계를 맺고, 저마다의 상처를 꺼내놓으며 화해하고, 위로하는 우리 모두의 성장담으로 이야기를 맺는다.

“사실 우리 모두는 소통이 잘 되지 않아 조금씩 오해가 쌓이고 상처를 주고 받게 되죠. 마음을 열고 알아가는 사람들을 통해 위로를 건네고 싶었어요. ‘괜찮아, 다 그렇게 젊음이 지나가는 거야’라고요. 누군가에게 그런 위로의 마음을 건네고 싶었어요.”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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