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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프리즘] 지나쳐도 너무 지나친, 코로나 과민반응

[헤럴드경제=함영훈 선임기자] 감원과 감봉은 직장인에게 가장 슬픈 이야기이다. 인간의 자기 실현, 노동할 기회를 상실하는 것, 내가 노동한 만큼의 대가를 받지 못한 것이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노동을 방해하고 있다. 살아가면서 직면하는 수만가지 위험요소 중 하나일 뿐이기에 모든 것을 정지시킬 정도는 아닌 것 같은데 말이다. 그렇다고 그에 대한 과민반응을 대놓고 탓할 만한 분위기도 조성돼 있지 않다.

손실의 정도 차이는 있는데, 코로나 과민반응에 따른 피해가 가장 큰 영역이 여행업계와 자동차산업계이다.

여행업계의 감원, 감봉 소식을 처음 들었다면, 무용담 쓰듯 ‘[단독] A사 감원, B사 감봉 착수…사람 자르는 코로나’ 식의 서슬퍼런 단독 스트레이트로 쓰는게 상례인데, 정색하고 쓰자니 지구촌에 팽배한 과민반응에다 신경질, 소음, 낙담을 추가할 것 같아, 소회 담은 시평글에 담기로 한다.

최근 약속이 계속 취소되는 와중에 만나서 할 얘기를 전화로 하게 되는데, 20-30% 실적 등락에 꿈쩍도 하지 않던 어느 중견여행사 대표가 난생 처음 위기감 어린 목소리로 하소연했다.

올해 잘 될 것 같아서 지난해 사람을 더 뽑았다. 지금 그는 10개 팔다가 1개 파는 장사를 하고 있다. 중국은 100%, 동남아도 90% 줄었다. 위약금이 센 유럽 등만 반토막 정도로 선방했다.

요즘 주로 예약취소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출근하는 이 회사 직원들은 잘 안다. “장사하는 것에 비해 사람이 많아도 너무 많다”는 것을. 이 여행사 대표는 곧 감원에 착수할 것이라고 했다. 이유는 월급 줄 돈이 없어도 너무 없다는 것. 그는 회사 기본운영자금에 사재를 털어넣기 시작했다.

다른 여행사는 일단 팀장 이상급 월급을 동결 혹은 감봉했다. 이 회사 한 팀장은 “회사의 이런 조치에 불만을 품은 사람은 한명도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요즘 같은 과민반응 분위기에서, 자동차업계와 여행업계가 감봉으로만 버티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과민반응도 큰 병이라는 생각이 든다. 최근 한달 동안 중국 이외에 코로나 사망자 1명이 발생한 나라가 2곳인데, 아마 어디론가 이동 중이거나 집 아닌 곳에서 코로나 이외의 위험요소로 인해 하루에 사망한 사람은 수십만명일 것이다.

과민반응이 길어지면 안된다. 당장 자동차 산업 협력업체, 여행-호텔-교통업체에서 수십만명이 일자리의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일자리 창출이 얼마나 힘든데.

비대면 마케팅 확대, 항바이러스 식단과 접객 환경 조성 등 최근 범여행업계 일각에서 진행되는 이런 노력은 참 보기 좋다.

가능한 범위 내에서 사회경제교류 활동의 묘안을 짜내서 실행하고, 백번을 생각해봐도 감염위험이 제로인 환경속에선 평소하던대로 비즈니스도 하고 해외출장, 국내여행도 가는 것이다.

도로에서 휴대폰 보고 걷다가 차 진행하는 쪽으로 무심코 몇 발짝 옮기는 것이 사실은 신종 코로나 보다 더 위험하고 환자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

“노폭이 좁으면 차 오는지 늘 살피거라” 정도의 주의와 당부, 처신이면 됐지, “집밖으로 나가지 마” 라고 하는 것은 지나쳐도 너무 지나치다.

한국관광공사도 봄맞이 여행 촉진 프로그램을 정지시키고 국내여행 활성화를 위한 활동을 PR하지 않는 것 만이 능사는 아니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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