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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인규의 현장에서]14일의 기적을 바라며

  • 기사입력 2020-02-10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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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코로나 바이러스가 국내에 상륙한지 20여일이 지났다. 하루가 멀다 하고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9일 기준으로 국내 확진자 수는 27명까지 늘어났다. 이렇게 언제 끝날지 모르는 신종코로나의 폭주가 계속되면서 많은 사람이 궁금해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확진자가 사는 지역이나 확진자가 거쳐간 장소에 대한 정보다. 그리고 확진자의 동선이 내가 사는 지역이거나 내가 갔던 장소로 밝혀지면 “아! 왜 하필이면…”이라고 탄식한다.

확진자들이 거쳐간 것으로 밝혀진 음식점, 영화관, 교회, 호텔, 백화점 등은 문을 닫고 철저한 방역작업을 마쳤거나 진행 중이다. 기자가 사는 지역에서도 한 명의 확진자가 나오면서 확진자가 사는 아파트단지 내 시설은 물론이고 지역 내 도서관, 체육시설, 학교, 어린이집 등이 곧바로 휴업 또는 휴교 조치에 들어갔다. 이런 불편함 또는 불안감 때문인지 많은 사람이 확진자의 동선을 보며 “바이러스에 감염된 채 저렇게 마구 돌아다니다니 개념이 없네!”라고 손가락질을 하고 있다. 더구나 그 사람의 국적, 이동경로 등을 보고 인신공격성 비난까지 한다.

하지만 이들 중 상당수는 자신이 바이러스에 감염됐으리라 생각하지 못했다. 오히려 이들 역시 자기도 모르는 새 어느 장소에선가 다른 감염자를 통해 바이러스에 감염된 피해자일 뿐이다. 한 주민은 “안타깝죠. 자신도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을 테니, 자신 때문에 가족이나 다른 사람이 감염이 됐다면 그 죄책감은 상당히 오래갈 수도 있을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의학적으로 신종코로나 바이러스는 그 자리에서 늦어도 하루나 이틀 만에 사라진다고 한다. 하지만 확진자가 남긴 행적은 시간이 지나도 계속 그를 쫓아다니며 괴롭히고 있다. 아마 그들은 이 사태가 진정된 뒤에도 한참을 ‘00번째 환자’라는 꼬리표가 붙은 채 살아갈지도 모른다.

바이러스를 지녔던 사람이 어디를 갔는지 아는 것은 예방 차원에서 중요하다. 하지만 그의 동선이 내가 생활하는 공간과 겹쳤다고 그를 비난하는 것은 바이러스 확산을 막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누구나 바이러스에 노출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혹시라도 내게 의심이 되는 증상이 나타나면 다른 사람과 접촉하지 않고 보건당국의 안내대로 행동하면 된다.

다행히 확진자 중에는 최종 완치 판정을 받고 퇴원하는 사람들이 생기고 있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확진자들의 건강상태는 양호한 편이라고 한다. 앞으로 퇴원하는 사람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환자를 치료한 의료진은 퇴원 뒤 재감염 가능성이나 추가 전파를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한다.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는 나와 내 주변, 지역사회에서 더는 감염자가 나오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만약 감염자가 나오더라도 치료만 잘 받고 그 상태를 잘 유지하면 14일 후에는 완치 판정을 받고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건 신종 코로나로 인한 비난의 대상을 찾는 것이 아니라 14일의 기적이 이뤄지도록 함께 노력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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