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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재건축 매매실종 ‘겨울잠’
은마·잠실주공 두달간 달랑 1건
“9.13 때보다 상황 더 나빠져”
신종 코로나 여파 방문기피도
신축은 학군 선호지 거래 꾸준

“지난달까지는 그래도 전세 보러 손님들이 오셨는데 2월 들어서는 상담하겠다고 오시는 분들도 없네요. 9·13 때보다 상황이 더 안좋습니다.” (잠실주공5단지 인근 A공인중개사)

정부의 12·16 대책과 고강도 거래 단속,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등 복합적인 악재가 이어지면서 서울 주요 재건축 아파트들을 중심으로 거래 위축이 본격화하고 있다.

강남권의 대표적인 재건축 아파트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와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의 경우 지난 2달 동안 실거래 신고 건수가 각각 1건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매매 실종’ 상황이 지속될 경우 인근의 부동산 연계 업종을 비롯해 지역 상권의 전반적인 침체로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은마아파트의 지난해 12월 16일 정부 발표 이후 실거래 신고로 올라온 매매 계약은 같은 달 30일 전용면적 77㎡가 20억원에 손바뀜한 게 전부다. 올해 1월과 2월 날짜로는 신고 자체가 없었다. 반면 작년 10월과 11월의 경우 은마의 매매 거래량은 각각 28건,31건에 달했다.

60일 신고기한이 남아있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은마아파트가 총 4424가구의 대단지 아파트라는 점과 최근의 거래 흐름을 감안하면 사실상 매매 자체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인 것으로 풀이된다. 2018년 당시 ‘역대 최강 규제’라고 평가됐던 9·13 대책 직후인 그해 10월과 11월의 은마아파트 거래량은 각각 7건과 2건이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의 아파트 거래량 추이를 보면 이날 기준 올해 1월의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2548건에 불과했다. 지난해 11월(1만1487건)과 12월(8677건)과 비교하면 최종 집계에서 그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칠 가능성이 높다.

전체 3930가구로 송파권을 대표하는 재건축 단지인 잠실주공5단지 상황도 비슷하다. 작년 10월과 11월에는 매매 거래량이 각각 29건, 22건이었으나 12월에는 15건으로 줄어들었다. 12월 거래의 경우 15건 모두 16일 이전에 계약이 이뤄진 것들이다.

올해 들어서는 지난 1월 4일 전용 76㎡가 18억8560만원에 손바뀜 한 이후 추가적인 거래 신고는 올라오지 않고 있다.

비강남권의 주요 재건축 단지 역시 거래 위축이 뚜렷하다. 1584가구의 영등포구 여의도동 시범아파트는 12·16 이후 손바뀜 신고가 없었고, 용산구 서빙고동 신동아아파트(1326가구)의 경우 같은 기간 1건에 불과했다.

반면 강남권 신축 아파트의 경우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과 개포동 래미안블레스티지 등 학군 선호 지역을 중심으로는 꾸준히 거래 신고가 올라오며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재건축 아파트의 거래 급감은 12·16 대책에서 가장 직접적인 타격을 받은 영향으로 분석된다. 정비사업 진행 지연과 분양가상한제·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등 각종 규제가 여전한데다, 시세 15억원 이상 고가 아파트로 분류된 점도 악재다. 정부의 정밀 조사 대상 리스트에 올라야 하고, 대출까지 막혀 있는 상황이다.

윤지해 부동산114수석연구원은 “보유세 부담이 매도시점을 고민하는 다주택자들이 늘어나는 반면, 시장의 움직임을 지켜보자는 수요자들의 관망세가 이어지면서 거래 부진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여기에 19번째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송파구 아파트 거주자라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강남권 일대에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서초구 반포동의 B공인중개사는 “아이가 있는 집을 중심으로 집주인들이 아예 매물 보여주기를 꺼리는 분위기가 퍼지고 있다”며 “신학기 계약 기간이 끝나서 앞으로 거래 절벽이 더욱 심각해질 것 같다”고 우려했다.

양대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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