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사 설] 설민심 아전인수 해석…오도하면 혹독한 대가 치를 것

여야의 설 민심 해석이 그야말로 아전인수다. 우선 더불어민주당은 집권여당이 맞나 싶을 정도로 바닥 민심과 동떨어져 있다. 민주당은 설 연휴 마지막날 “문재인 정부의 성공과 민생안정, 정치개혁 등을 원하는 국민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고 논평했다. 그러면서 “새로 구성될 국회는 구시대적인 정치세력을 퇴출하고 당면 민생개혁을 위해 일하는 국회가 되어야 한다는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석 달도 안 남은 총선만을 겨냥한 자화자찬 일색이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도 마찬가지다. 온통 현 정부 실정 부각에만 열을 올릴 뿐 민심이 뭘 바라는지에 대한 언급은 뒷전이었다. 설 연휴 직전의 검찰 인사를 먼저 언급하며 “이대로 법치와 정의가 무너지는 것인지 분통을 터트렸다”고 전했다. 이어 “법과 정의가 바로서는 나라, 경제가 활력있게 움직이는 나라, 국민이 안심하고 사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결국 정권 심판론을 내세우며 총선 지지를 당부하는 내용으로 일관한 셈이다.

여야의 설 민심 해석이 모두 틀렸다고 할 수는 없다. 일부 여야의 주장처럼 생각하는 국민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듣고 싶은 말만 듣고 전하고 귀를 막는다면 국민을 대신하는 정치인의 올바른 자세가 아니다. 여야의 설 민심 해석이 실망스런 이유다. 설 연휴 밥상머리에 둘러앉은 국민들의 바람은 너무도 분명하다. 정파적 이해관계에 얽매여 싸움만 하지말고 민생과 경제를 살리는 데 주력해 달라는 것이다. 하지만 눈앞의 총선에 급급해 이러한 민심은 귀에 들어오지 않는 모양이다.

여당인 민주당이 조금은 더 열린 자세를 보여야 한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2월 임시국회를 소집해 민생을 챙기자고 한국당에 제안했지만 그리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 선거법과 공수처법 처리에서 철저히 배제당한 한국당이 그 제의에 순순히 응할 리 없다는 건 누구보다 민주당이 잘 알 것이다. 민주당이 정녕 민생과 경제 살리기에 나서겠다면 명분 축적을 위한 영혼없는 제안보다 한국당의 마음을 움직일 방법을 내놓아야 한다.

민심을 제멋대로 해석하고 오도한다면 그 대가는 총선에서 혹독하게 치를 것이다. 국민들의 판단은 언제나 냉정했다. 민심을 이반한 정치세력의 말로가 어떤지는 역대 선거 결과가 잘 보여주고 있다. 민주당은 더 낮은 자세로 민심을 헤아리고, 챙기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자칫 오만하게 보인다면 상상할 수 없는 낭패를 당할 것이다. 한국당은 ‘반(反) 문재인’ 기치만으로는 민심을 얻기 어렵다. 개혁 공천을 통해 혁신과 미래 비전으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