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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별기고-이상열 주코트디부아르 대사] 아프리카서 처음 만든 친구, 코트디부아르
지난해 꽃피는 5월 봄날, 필자가 한국을 떠나 코트디부아르(옛 국명 Ivory Coast)의 경제수도 아비장에 부임하면서 가장 기대했던 것은 옛 국명에서부터 쉽게 상상할 수 있는 거대한 상아를 가진 풍채 좋은 코끼리였다. “상아해안”의 나라인 만큼, 어디서나 쉽게 코끼리를 볼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소위 ‘험지’라는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가 주는 막연한 불안감을 막아줄 것만 같은 듬직한 코끼리 아저씨 말이다. 그런데 이게 웬걸. 우리 대사관 홈페이지 메인 사진으로 올라와 있던 코끼리 이미지와는 달리 아비장은 코끼리는 고사하고 원숭이 꼬리도 볼 수 없는 서아프리카의 주요 거점도시로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성장하고 있는 메트로폴리탄이었다.

아비장을 찾는 사람들이 나와 같은 당혹스러움을 겪지 않도록, 대사관 홈페이지 메인 이미지였던, 코끼리 아저씨를 야생으로 돌려보내 주고 필자는 진짜 코트디부아르를 알릴 방안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바로 1961년 아프리카 대륙 54개국(서부 사하라 제외) 중 처음으로 한국의 손을 덥석 잡아준 고마운 친구 코트디부아르와의 그 역사적 ‘만남’을 말이다.

1960년 초 한국은 ‘아프리카의 파리’라고 불리던 코트디부아르보다 경제적으로 뒤처져 있던 저 동방의 가난한 촌놈이었다. 하지만 코트디부아르인들은 한국의 진정성을 보았고 양국은 1961년 수교를 맺게 되었다. 한국에 첫 아프리카 국가 친구가 생긴 것이다. 그 이후 세월이 흐르고 흘러 2021년인 내년 양국은 외교 관계 수립 60주년을 앞두고 있다. 한 사람의 인생에서도 환갑은 매우 중요하지만, 한국과 코트디부아르에 있어서 수교 60주년은 매우 소중한 기회이다. 2021년 수교 60주년을 맞아, 오랜 시간 믿음으로 다져온 양국의 특별한 인연을 널리 알리고 양국의 국민들이 함께 기쁨을 나눌 수 있었으면 한다.

작년 12월까지 안보리 비상임 이사국 직을 맡았던 코트디부아르는 대화와 평화적 노력을 통한 한반도 문제 해결을 국제사회에서 계속 호소해 왔다. 특히, 알라산 와타라 코트디부아르 대통령은 2017년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한반도에서의 핵무기 추구는 우리 문명의 재앙이자 도덕적 실패가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시급한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결을 촉구하였으며 지금까지도 우리 정부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든든하게 지지해주고 있다. 60년 전 한국인의 가능성과 진실성을 보고 우리의 손을 잡아주었으며, 자신도 식민지 역사와 오랜 내전으로 인한 아픔을 겪었던 코트디부아르가 오늘날 국제무대에서 한반도 평화 통일의 밀알이 되고자 친구로서 한국의 입장을 응원하는 것을 보면 마음속에 잔잔한 감동이 느껴진다.

우호 협력 관계의 표시로, 코트디부아르의 발전을 위해 한국은 한-코 스포츠 문화 ICT 센터 건립사업, 국립암센터 건립사업 등 코트디부아르인들의 삶의 질을 향상할 수 있는 굵직한 사업들을 추진하고 있다. 앞으로 더 많은 사람이 코트디부아르를 알고 의미 있는 ‘만남’을 가질 수 있기를 바라면서 저 멀리 지구 반대편, 아비장에서 오늘도 한-코 상생·협력 기회를 모색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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