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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 칼럼] 진보정부의 부동산 정책

  • 기사입력 2020-01-09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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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역사가 사마천은 사기(史記)에서 이렇게 말했다. “가장 좋은 정치는 백성의 마음을 따라서 다스리는 것이고, 그 다음은 이익으로 국민들을 유도하는 것이다. 세 번째는 도덕으로 설교하고, 다음이 형벌로 겁주는 일이다. 지도자가 절대 해서는 안 될 최악의 정치는 백성들과 다투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전쟁이라는 표현은 결기를 다질 때 많이 쓴다. 절대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명이기도 하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두달 전 국민과의 대화에서는 “부동산 가격이 하락할 정도로 안정화됐다. 부동산 문제는 자신있다”고 했다. 불과 두달 사이에 달라진 발언에 국민들은 혼란스럽다. 그렇게 안정됐던(?) 시장이 전쟁을 불사할 정도로 급변한 것인가.

현 시점에서 돌아보면 이런 그림이 그려진다. 국민과의 대화 발언 이후 대통령의 부동산 시장 인식에 대한 비판이 거셌다. 2018년 9·13대책으로 지난해 상반기 무렵까지 부동산 시장이 안정된 것은 맞는다. 하지만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 등으로 공급 우려가 커지며 연말로 갈수록 집값이 상승했다. 대통령의 발언에 찬물을 끼얹은 셈이다. 급기야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이 진두지휘하며 12·16 고강도 대책을 내놓았다. 보유세(재산세·종부세)는 높이고, 대출은 조이고, 분양가 상한제 대상 지역은 확대했다. 급작스러웠다. 다급하고 서두른 정부의 모습도 역력했다. 국민은 어지러웠다. 이런 와중에 ‘투기와의 전쟁’ 선포까지 나온 것이다. 김상조 실장은 8일 “필요하면 모든 정책수단을 풀가동할 것”이라고도 했다.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노무현 정부(참여정부)를 답습했다. ‘노무현 정부 시즌2’ 라는 말이 나온 이유다. 하지만 이제 이를 능가한다. 지금까지 나온 18차례의 대책이 방증한다. 문제는 정부의 진단과 해법이다. 1000조원의 단기 부동자금이 시중에 넘쳐나는데, 집값 상승을 투기수요로만 규정짓고 수요억제책으로 일관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내집 마련을 하거나, 조금더 집을 넓혀가고자 하는 실수요자들의 거래까지 막아버렸다. ‘주거 사다리’는 사라졌다. 특히 ‘로또청약’으로 변질된 청약시장은 현금부자들의 잔치가 됐다. 무주택 서민들에게 서울 청약시장은 ‘희망고문’이라는 것을 정부만 애써 외면한다.

참여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집권 5년 간 30번의 대책이 있었지만 서울 아파트값은 57%가 올랐다. 현 정부의 부동산정책 또한 불길한 예감이 든다. 공급없는 규제일변도 정책은 부작용이 생기게 마련이다. 약발은 단기적이고, 더 센 규제를 부를 수밖에 없다. 시장은 내성이 커지고, 정책 효과를 내기 위한 역치는 올라간다. 그 사이 시장은 망가지고 국민은 정책을 불신하게 된다. 마음은 멀어지고 정권교체를 바란다.

노무현 대통령은 “권력은 시장으로 넘어갔다”고 했다. 친시장적 발언에 지지자들의 비판이 있었지만 그 유연함이 노 대통령을 높이 사는 이유다.

집권 4년차, 새해 벽두부터 문 대통령이 투기와의 전쟁을 선포한 이상 주택거래허가제 같은 강력한 대책까지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시장·국민과 치킨게임을 펼쳐선 안된다. 참여정부가 반면교사다. 이번에도 실패하면 ‘진보 정부=부동산 필패’의 공식이 자명해질 수밖에 없다.

권남근 건설부동산부장/happyda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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