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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美에 전격보복 나선 이란, 중동위기 파장 면밀 분석해야

일촉즉발의 전운이 감돌던 중동 화약고가 마침내 폭발했다. 이란이 미군이 주둔한 이라크 아인 아사드 공군기지에 대한 로켓 공격에 나선 것이다. AP 등 외신은 8일 이란이 지대지(地對地) 미사일 수십발을 발사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이번 공격으로 인한 피해나 사상자는 아직은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이란측은 “공군기지 한 곳이 완전히 파괴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백악관은 “보고를 받았으며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며 겉으로는 차분하고 신중한 모습이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안보팀과 면밀히 대책을 협의하고 있다고 한다. 대대적인 반격이 예고되는 대목이다. 중동정세가 요동치면서 회복을 기대하던 세계 경제에도 먹구름이 짙어졌다.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않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어 더 걱정이다.

이란과 미국의 이번 충돌이 어디까지 번져 나갈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 마무리될 가능성은 거의 희박하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공격 사실을 발표하는 이란이나 강력대응 방침을 천명하는 미국이 이대로 물러서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는 거듭 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란의 이날 공격은 두 말 할 것 없이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쿠드스군(이란혁명수비대 정예군) 사령관을 숨지게 한 미국을 향한 보복 차원이다. 이란 국영 TV는 ‘순교자 솔레이마니’라는 작전명까지 공개하며 결사항전의 의지를 보였다. 나아가 혁명수비대는 “미국에 대한 강력한 보복은 계속될 것”이라고 추가 공격 가능성을 시사하고 나섰다. 미국의 항전 의지도 만만치 않다. 미 국방부는 이란의 공격이 확인된 만큼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공격해오면 미국은 이란 내 52곳 중요지점을 공격하겠다고 천명한 바 있다. 가뜩이나 이란의 핵합의 탈퇴로 중동의 위기가 ‘핵 위기’로 번지는 양상마저 띠고 있다.

정부는 이번 사태가 우리에게 미치는 파장에 각별히 주목해야 한다. 당장 국제유가가 폭등하고, 금융시장이 널을 뛰면 회복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우리 경제에는 치명적이다. 외교 안보 분야도 상황이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목전에 닥친 미국의 호르무즈해협 파병 문제는 더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란의 경고를 의식해서가 아니다. 관계가 악화되면 우리 경제와 중동 외교 전반에 악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전선의 확산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유엔 등 국제사회의 중재와 확전 자제 움직임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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