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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기저효과도 없이 무너진 12월 수출실적의 의미

지난해 수출 부진을 두고 금융위기 이후 10년만에 최악이라며 우려의 소리가 많지만 정작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은 12월 실적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지난해 수출은 5424억1000만달러다. 2018년과 비교해 10.3% 줄어든 수치다. 이에비해 지난해 12월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5.2% 줄어든 457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두자리수의 연간 감소 폭에 비해 절반에 불과하다. 수치만 보면 선방한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

문제는 수출 감소세가 2018년 12월(-1.7%)부터 시작됐다는 점이다. 줄어든 실적을 바탕으로 증감을 따지니 지난해 12월에는 적어도 지표상으로는 충분히 플러스 전환을 기대할만 했다. 이른바 기저효과다. 그런데 결과는 이보다도 더 줄어들었다. 월 수출 13개월 연속 감소다.

정부가 그냥 두고봤을리가 없다. 대개 12월은 밀어내기를 해서라도 목표 달성에 매진하는 달이다. 게다가 수출 반등을 그토록 원했던 정부로선 편법이 아닌 한 플러스의 실적을 만들어내고 싶었을 것이다. 실제로 성윤모 산업통산자원부 장관은 지난해 12월 20일까지의 관세청 집계치가 나왔을때만해도 “12월 수출이 빠른 속도로 개선되는 흐름을 보인다”면서 “수출 조기 플러스 전환을 목표로 총력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정부 관료들은 유독 밝은 면만 보고 싶어하는게 특징이다. 정책 담당부서의 희망사항은 탓할 일도 아니다. 지난해 초에도 “신남방시장 개척 등 정책역량을 총동원해 2년 연속 수출 6000억 달러 달성을 이뤄내겠다”고 자심감을 보였던 성 장관이다. 결과는 연간 600억 달러에 달하는 수출감소다. 한달치 이상의 수출물량이 통째로 날아갔다.

중요한 것은 타개책이다. 지난해에도 1월,2월에 각각 전년 동기에비해 수출이 5.8%, 11.1%씩 감소했다. 12월보다 감소폭이 더 크다. 이때도 마이너스 행진을 계속하면 문제는 정말 심각하다. 희망을 보려면 적어도 월별 수출실적이 플러스 전환에는 성공해야 한다. 성공한다해도 특별히 홍보할 일은 아니다. 좋아진 것이라기보다 제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무역금융 규모를 늘리고, 품목 다각화·시장 다변화를 위한 지원을 강화해 수출 총력전을 펼치겠다고 했다. 매년 하던 똑같은 얘기다. 실효성도 갖춘 정책인지 되돌아 봐야 할 때다.

글로벌 경제의 호전만 기다려서는 안된다. 그건 비에만 의지하는 천수답 수출이다. 저수지를 파고 수로를 만들어야 한다. 제조업 경쟁력 강화가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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