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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포럼-신승관 한국무역협회 전무이사] 선전을 생각한다

  • 기사입력 2019-12-30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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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광둥성에 위치한 선전시는 오늘날 중국 경제의 위상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도시다. 5년 연속 중국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도시로 선정된 선전은 화웨이, 텐센트와 더불어 통신장비업체 ZTE, 드론 제조업체 DJI, 전기차 제조기업 BYD 등이 자리 잡은 첨단 기술의 허브다. 선전 내 100개가 넘는 창업센터에는 수많은 스타트업이 제2의 텐센트나 알리바바를 꿈꾸며 연구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고 선전-홍콩 지역은 올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과학 클러스터로 선정되기도 했다.

30년 전, 작은 어촌에 불과했던 선전은 오늘날 1200만 명이 넘는 인구를 지닌 중국 최대의 혁신 도시로 자리매김했다. 1978년 개혁개방 이후 중국이 이룩한 고속성장은 전혀 새로울 것 없는 사실이지만 선전시의 부상은 그야말로 놀라움 그 자체다. 선진국 브랜드의 스마트폰, TV 등을 단순 조립하던 시절이 있기나 했냐는 듯 지금은 미국의 실리콘밸리와 같은 첨단 경제를 연상시킨다. 과거 중국이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면서 값싼 노동력과 비용 절감을 상징했다면 지금의 선전은 기술과 혁신을 상징한다. 그리고 중국 경제는 해가 바뀔수록 더욱 빠른 발걸음으로 혁신 경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 경제의 이러한 변화는 한국 경제에도 큰 영향을 준다. 1990년대 이후 중국은 최종재 생산기지로서의 역할이 확대되면서 중간재 수입이 급증했다. 그 결과 한국의 중국 수출은 반도체, 석유화학 등 중간재를 필두로 오랜 기간 호황을 누렸다. 실제로 1990년 1%에 불과했던 한국의 중국 수출비중은 2010년 25%까지 상승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중국의 자체 제조능력과 기술력이 향상되고 과거 한국에서 수입하던 고급 중간재를 직접 생산하기 시작하면서 양상이 바뀌었다. 한국은 반도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몇몇 품목들만 경쟁 우위를 유지하고 있을 뿐 철강, 자동차부품, 액정표시장치(LCD) 등 다른 주력 수출품목들은 중국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중국이 잉여 중간재를 수출하면서 아세안(ASEAN) 등 해외 시장에서 중국과 벌이는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최근 세계 무역 트렌드도 우리에게 우호적이지 않다. 미중 무역 갈등, 브렉시트(BREXIT), 일본의 수출규제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적으로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심화되고 있다. 주요 생산기지의 인건비 상승으로 선진국 기업들은 해외에 있던 공장을 본국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지난 반세기동안 세계 경제의 성장을 이끌어 온 글로벌 분업체계가 약화되면서 중간재 교역을 중심으로 세계 무역의 성장이 둔화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한국은 중간재 수출 비중이 70%에 달할 정도로 글로벌 분업구조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어 이런 상황이 우려스럽기만 하다.

한국 수출은 그동안 중국의 경제 성장과 글로벌밸류체인(GVC) 확산에 힘입어 빠르게 성장해왔다. 그러나 중국의 산업구조 고도화와 세계적인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의 기존 수출구조는 어느 정도 한계에 봉착했다. 지금은 단순히 수출의 양적인 증가를 위한 대책이 아니라 수출을 통해 더 많은 부가가치와 좋은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할 때다. 스마트폰의 경우 미국은 세계 최대의 무역 적자국이면서 동시에 아이폰 판매로 가장 많은 소득을 얻고 있는 나라다.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뛰어난 기술력으로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미국의 경제학자 엔리코 모레티는 실리콘밸리, 선전 등 최근 가장 빠르게 부상하는 도시들의 공통점으로 다수의 혁신 기업들과 이 기업들이 빨아들이는 대규모의 고급 인재풀을 꼽았다. 세계의 기업들과 인재들에게 현재 한국은 얼마나 매력적인 곳으로 다가가고 있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볼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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