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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핀테크적 사고로 인터넷은행 인가 따낸 토스

토스뱅크가 16일 금융위원회의 인터넷은행 예비인가를 받아낸 것은 또 하나의 은행 출현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금융당국이 그토록 갈망하는 혁신금융의 적임자가 될 가능성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재수끝에 토스는 1차 인가 실패 당시의 문제점들을 놀라운 유연성과 적극성으로 해결했다. 토스가 첫번째 관문을 통과하지 못했던 가장 중요한 이유는 지배주주 적합성과 자금조달 안정성 두가지였다. 은행업에서 안정된 자본의 중요성은 더 강조할 필요도 없다. 국제결제은행(BIS)도 자기자본 비율을 점점 강화하는 추세다.

토스는 자신의 의결권 지분을 최대주주 명분만 갖추는 34%로 낮추면서 KEB하나은행, SC제일은행을 포함한 은행권을 주요 주주로 끌어들였다. 여기에다 기존에 발행된 상환전환우선주(RCPS)전량을 전환우선주(CPS)로 돌렸다. RCPS는 투자금 회수에 더 의미를 두는 스타트업 업계의 보편적인 자본 조달 방식 중 하나다. 보수적인 금융권에서 자본이라기보다 갚아야 할 부채라로 보는 건 당연하다. 토스는 상환권을 없앰으로써 자본 안정성을 강화했다. 주주들의 반대가 나올법하지만 은행업 인가를 따내는게 더 중요하다는 논리로 설득해 동의를 얻어냈다. 금융당국이 종전보다 한층 개선됐다고 평가한 이유다.

게다가 토스는 역발상의 차별화된 경영계획을 세웠다. 이른바 슬로우 경영이다.카카오뱅크가 2년만에 흑자전환한 것을 모델로 삼지않았다. 예정대로라도 4~5년은 되어야 흑자를 내는 속도로 간다. 외형을 키우는 빠른 성장으로 흑자전환에 치중하기 보다 오히려 혁신에 방점을 찍었다. 금융거래 이력 부족자에 대한 중금리대출, 월급 가불대출, 신용카드를 소지하지 않은 고객을 위한 할부서비스 성격의 대출, 게임성 예금 등의 혁신을 가미한 틈새상품 출시에 더 주력하겠다는 것이다.

이 모두가 치과의사 출신으로 극단적으로 보수적인 금융계에서 핀테크 기술로 세계 30위권의 유니콘을 일궈낸 이승건 대표의 유연한 대처와 적극성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전형적인 핀테크적 사고로 얻어낸 결과라는 얘기다. 시장에서 성과로 인정받으면 상장 시기는 더 빨라질 수도 있다. 오히려 지름길이 될 수 있다.

물론 시작이 좋다고 결과까지 장담할 수는 없다. 넘어야할 관문도 아직 남아있다. 앞으로도 토스뱅크는 인적·물적 요건을 갖춘 뒤 본인가를 받아야한다. 2년반 이상 걸리는 준비과정이다. 하지만 시작이 반이다. 지금까지 보여준 혁신성이 영업에서도 고스란히 유지되어야 한다. 그래야 메기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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