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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산 백신 아버지’ 그 미소를 다시 만나다
故허영섭 녹십자 회장 10주기
생전 사진·육성 추모식 오롯이
“경제득실보다 국가·사회 생각”
업계 관계자들 고인 뜻 기려…
작업복을 입은채 녹십자 사장 취임식에 나섰던 고 허영섭 GC녹십자 회장.

“만들기 힘든, 그러나 꼭 있어야 할 의약품을 우리 손으로 개발해 국민을 건강하게 하고, 국부를 창출해 나갑시다.”

고(故) 목암(牧岩) 허영섭 GC녹십자 회장의 관심사는 최대 후진국병 탈피, 제약을 통한 국부창출과 나눔이었다. 근대화 시절, 우리 국민을 괴롭힌 수두, 유행성출혈열, B형간염에서 부터 자기 몸이 아프기 시작할 무렵 유행했던 신종플루까지 그는 백신 개발 등을 진두지휘했다.

‘국산 백신의 아버지’로 불리는 그가 작고한지 10년. 다시 허 회장이 푸르른 미소와 함께 국민 앞을 찾았다. GC녹십자(대표 허은철)는 지난 2009년 11월15일 향년 69세로 타계한 의 10주기 추모식을 경기도 용인 수지 본사에서 거행했다.

우리나라 백신주권과 필수의약품 국산화에 앞장선 그의 추모식에는 그를 다시 만나다‘를 주제로 고인의 생전 활동을 담은 사진전과 육성을 들을 수 있는 공간 등이 마련됐다.

“먼지가 쌓여도 이 땅에 쌓이게 해야 합니다.”

1983년 세계 3번째로 개발에 성공한 B형간염백신을 통해 얻은 이익으로 ’목암생명공학연구소(現 목암생명과학연구소)‘를 세웠다. 당시 환경이 좋은 외국에 연구소를 설립하거나, 돈 되는 사업에 투자하자는 의견이 있었지만, 허 회장은 우리의 땅에, 다른 기업들이 선듯 나서지 못한 공익 연구재단을 설립해 국내 생명과학 연구기반 조성과 후학양성을 도모했다.

그의 열정은 B형간염백신 뿐 만 아니라, 유행성출혈열백신, 수두백신, 유전자재조합 혈우병치료제 등의 개발 성공으로 이어졌다. GC녹십자는 혈액분획제제와 백신분야에서 세계적 제약기업으로 성장했다.

2009년 전세계를 공포로 내몰았던 신종플루 예방백신을 개발하고 적시에 전량 공급, 대한민국 백신 자주권을 확보하면서, ’보건안보의 수호자‘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재계와 업계관계자들은 “경제적인 득실보다는 국가와 사회를 먼저 생각하는 가치관이 강했던 분”이라며, “자신에게는 엄격하리만큼 검소했지만 공익을 위한 일에는 그 누구보다 아낌이 없었다”고 기억했다.

허 회장은 회사의 성장을 통해 거둔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고 환자중심주의도 실현했다. 1990년, 선천성 유전질환인 혈우병으로 고통 받는 환자들에게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치료와 재활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사회복지법인 ’한국혈우재단‘을 설립했다. 이를 통해 진료비 지원, 환자 조사 및 등록, 재활을 지원하며 혈우병 치료의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했다.

한국제약협회 회장, 사단법인 한독협회 회장,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회장, 국제백신연구소 한국후원회 이사장, 한독상공회의소 이사장을 역임했다. 국민훈장 모란장, 과학기술훈장 창조장, 독일정부로부터 십자공로훈장을 수훈 받았고, 인촌상 등을 수상했으며 올해 대한민국 과학기술유공자에 선정됐다.

경기도 개풍 출생인 고인은 1964년 서울대 공대를 졸업하고 1968년 독일 아헨 공대를 졸업 후 1970년 박사과정을 거쳤다. 2001년 한양대 명예공학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2002년에는 독일 대학이 수여할 수 있는 가장 명예로운 칭호라는 ’명예세너터(Ehren senator)를 1870년 아헨공대 개교이래 외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수여 받았다. 함영훈 선임기자/a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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