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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한국당 수명 다했다’는 김세연 의원 말 하나 틀린데 없다

김세연 자유한국당 의원 불출마 선언 후폭풍이 거세다. 그 파장은 김 의원이 소속된 한국당은 물론 보수 정치 세력 전반으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김 의원의 전격 선언 파급이 커지고 있는 것은 단순히 3선의 기득권을 포기해서가 아니다. 한국당이 안고있는 고질적 병폐를 정확히 짚어 냈기 때문이다. 그의 불출마 선언문에 담긴 한국당의 실상은 하나 틀린데가 없다. 김 의원은 우선 한국당에 대해 “존재 자체가 역사의 민폐”라거나, “생명력 잃은 좀비”라고 지칭하며 더 이상 존재의 이유가 없는 정당이라고 단정했다. 그러면서 “완전히 새로운 기반에서, 새로운 기풍으로, 새로운 정신으로, 새로운 열정으로, 새로운 사람들로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창조적 파괴’만이 살 길이라는 얘기다. 이어 그는 “한국당 구성원이 마지막으로 해야 할 일은 무대에서 사라지는 것”이라고 아예 못을 박았다. 그 울림이 클 수밖에 없다.

실재 그동안 한국당 행태를 보면 이런 지적을 받아 마땅하다. 한국당은 2016년 20대 총선과 이듬해 대선, 그리고 지난해 지방선거까지 내리 참패를 당했다. 그러면서도 자성의 모습을 보이기는 고사하고 친박이니, 비박이니 하며 계파싸움에만 매달렸다. 이런 정당을 누가 지지하겠는가. 이른바 ‘조국 사태’로 현 정권에 대한 민심 이반 현상이 격심해지는데도 한국당 지지율은 제자리 걸음도 힘겨운 판이니 굳이 다른 설명이 필요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나아질 여지가 있는 것도 아니다. 지지율이 조국 사태 이후 조금 호전되자 하자 불출마 선언 의원들이 말을 뒤집고, 모두들 자신의 기득권만 목을 맬 뿐 대의를 위해 헌신하는 현역 의원 한명 찾아보기 어려운 게 한국당의 현 주소다. 중진들을 향해 ‘험지 출마’를 권유하자 돌아오는 것은 ‘니가 가라, 하와이’라는 냉소 뿐이다. 이래선 희망이 없다. 김 의원의 지적대로 모두 물러나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만이 한국당이 궁극적으로 사는 길이다.

세상이 바뀌었다. 그런데 그걸 모르고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면 도태되는 게 세상의 섭리라는 게 김 의원이 한국당에 대해 내린 결론이다.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도 그 대상에서 예외일 수는 없다. 황 대표는 18일 “총선서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하면 사퇴할 것”이라고 밝혔다. 절박한 심경은 이해하겠지만 이대로는 제대로된 평가는커녕 당의 존립을 걱정해야 할 지경에 몰릴 수도 있다. 한국당 간판을 내리고 보수세력이 다시 집을 지을 수 있도록 터를 내 주는 것이 황 대표의 남은 역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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