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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금강산 南 시설 ‘일방철거’ 불사 태세
“금강산, 북과 남 공유물 아니다
부질없는 주장땐 철거등 단호조치”
정부, 北 11일 최후통첩 늦장 공개
깜깜이 협상태도 도마위에…
“北 금강산관광 새판 짜기” 평가도

관광 중단에도 불구하고 남북화해협력의 상징처럼 여겨지던 금강산이 위기에 처했다.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 지시에 따라 금강산관광 남측 시설 철거를 요구한데 이어 남북 협의가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일방철거를 단행하겠다는 입장까지 공개적으로 밝혔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5일 ‘금강산은 북과 남의 공유물이 아니다’는 제목의 글에서 이미 지난 11일 남측이 ‘부질없는 주장’을 계속 고집한다면 시설 철거를 포기한 것으로 간주하고 일방적으로 철거를 단행하는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최후통첩을 보냈다고 밝혔다.

통신은 북한의 ‘새로운 금강산관광 문화지구 개발’에 남측 당국이 전혀 상관할 바가 아니며 이미 그럴 자격도 상실했다면서 남측 당국은 즉각 자신들의 요구에 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금강산은 북한의 주권이 행사되는 곳이라면서 남북의 공유물이나 남북화해협력의 상징적 장소도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특히 “우리의 금강산을 민족 앞에, 후대들 앞에 우리가 주인이 돼 우리가 책임지고 우리 식으로 세계적인 문화관광지로 보란 듯이 훌륭하게 개발할 것”이라면서 “거기에 남조선이 끼어들 자리는 없다”며 향후 새로운 금강산관광 개발이 진행되더라도 남측의 참여는 없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북한은 새로운 금강산관광 개발을 위해 남측 시설 철거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통신은 남측 시설에 대해 ‘볼품없이 들어앉아 명산의 경관을 손상’, ‘오물 같은 남측 시설’로 표현하며 “낡은 것이 자리를 내야 새것이 들어앉을 수 있는 법”이라고 밝혔다.

북한 매체가 같은 날 김 위원장의 평안남도 양덕군 온천관광지구 건설장 현지지도 소식을 전한 것 역시 북한의 독자 관광개발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라 할 수 있다. 통신은 별도의 기사에서 김 위원장이 양덕 온천문화휴양지 건설장을 둘러보며 “모든 건물이 볼수록 멋있다”고 칭찬했다고 전했다. 금강산 남측 시설을 오물 같다고 조롱하면서 자력갱생에 기초해 건설한 양덕군 온천관광지구는 멋있다고 평가하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인 셈이다. 북한은 최근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속에서 양덕 온천관광지구를 비롯해 원산갈마 해안관광지구, 삼지연군건설장 등에 공을 기울이며 관광분야를 자력갱생의 동력으로 삼으려는 의도를 보이고 있다.

북한은 금강산관광과 관련해 남측의 ‘미국 눈치 보기’를 강도 높게 비난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통신은 “미국이 무서워 10여년동안이나 금강산관광 시설들을 방치해두고 나앉아있던 남조선 당국이 철거불똥이 발등에 떨어져서야 화들짝 놀라 금강산의 구석 한모퉁이에라도 다시 발을 붙이게 해달라, 관광재개에도 끼워달라고 청탁하고 있다”며 “이 눈치, 저 눈치 보며 움츠리고 있다가 날벼락을 맞게 됐으니 이를 두고 제손으로 제 발등을 찍는 꼴이 됐다고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김연철 통일부장관의 오는 17~23일 미국 방문을 겨냥해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는 식으로 비난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독자적인 금강산관광 새판 짜기에 나선 것으로 평가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금강산관광과 관련해 판을 새로 짜려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며 “어쨌든 남측에 향해 누적된 불만이 폭발한 상황인데 김 위원장의 신년사가 나왔을 때 협의구도를 만들어 시간이라도 끌었어야하는데 우리 정부가 실기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 실무진 차원에서는 최고지도자의 남측 시설 철거 지시에 따라 일단 관철하는 쪽으로 가는 것”이라면서 “다만 남측 시설을 일방철거하면 향후에도 국민감정상 남측의 관광이나 새로운 투자는 어려울 수밖에 없고 북한으로서도 수지타산이 맞지 않아 고민이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대원 기자/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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