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건강한 쌀의 변신-농림축산식품부·헤럴드경제 공동기획] 비만·당뇨 예방 효과…“좋은 탄수화물” 건강한 쌀이 달린다
빵보다 쌀밥 ‘건강 다이어트’ 인기
쌀 가공식품 산업에 새로운 기회
젊은 세대들 쌀소비 주도층 부상
쌀 가공식품시장 5조 규모 팽창
‘프리米엄’쌀 페트병 포장등 진화

‘쌀=밥’이라는 등식에서 벗어나 우리 쌀이 다채롭게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식생활이 변하면서 쌀을 이용한 가공식품산업과 그 시장도 크게 성장하고 있다. 쌀 가공식품산업 시장 규모는 5조원을 육박한다.

‘쌀은 탄수화물이 많아 비만과 당뇨병 등 각종 성인병을 유발한다’는 오해와 달리 적당량을 섭취하면 오히려 체력을 지탱하는 에너지의 원천이 됨은 물론 근육량과 힘이 줄어드는 것을 방지해 준다.

특히 쌀은 ‘좋은 탄수화물’로, ‘나쁜 탄수화물’로 불리는 밀과 달리 적당량을 섭취하면 운동의 에너지원이되고 동시에 근육 손실도 막아줘 남여노소 누구에게나 건강하게 살을 빼는 새로운 다이어트 방식으로 인기를 더해가고 있다.

▶비만·당뇨병 예방에 효과 ‘좋은 탄수화물’=농촌진흥청이 분당제생병원과 공동으로 임상실험(2017년 3월)을 한 결과에 따르면 쌀밥이 비만과 당뇨병 등 대사증후군을 예방하고, 건강 증진에 좋다는 사실을 국내 최초로 확인했다. 임상시험은 건강한 성인 대상과 당뇨전단계(공복혈당치가 140㎎/㎗ 이상을 나타내는 사람으로서 당뇨병 약은 먹지 않는 일반인) 대상으로 각각 나눠 진행됐다.

건강한 성인 10명을 대상으로 2일 간격으로 4회씩 빵과 쌀밥을 동일한 열량으로 순차적으로 제공한 뒤 혈당농도 변화를 관찰한 결과, 식후 60분이 된 시점에 혈당농도가 빵은 15.6%, 쌀밥은 5.8% 감소했다. 혈당이 빨리 감소한다는 것은 그만큼 배고픔을 더 빨리 느끼게 된다는 의미다. 만성질환의 원인이 되는 인슐린 분비량도 빵이 쌀밥보다 더 급격히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당뇨전단계 28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두번째 시험에서는 쌀밥을 먹은 실험 대상자들의 체중과 허리둘레가 각각 평균 800g과 0.4cm 감소했다. 빵을 먹은 경우에도 체중이 500g 감소했지만, 허리둘레는 오히려 평균 1.9cm 증가했다. 임상 기간 균형적인 쌀밥 식단으로 체중이 최대 11㎏, 체지방은 42%가 감소한 대상자도 있었다.

또 쌀은 밀보다 단백질 함량이 낮고 글루텐이 없어 알레르기를 유발할 가능성이 작고 식이섬유도 풍부해 대장운동을 도와 변비 예방에도 유리하다.

아울러 쌀에 포함된 다양한 기능성 성분들은 인체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온다. 한국식품연구원에 따르면 쌀 속의 토코페롤(tocoherol)과 토코트리에놀(tocotrienole) 등의 ‘토콜’(tocol)류와 감마오리자놀은 항산화력을 높여 노화를 막아준다. 또 옥타코사놀 성분은 인체의 지구력을 높여주고, 펩타이드 성분은 혈압 상승을 억제하는 효과도 있다. 여기에 쌀에 함유된 주요 폴리페놀화합물인 페놀산은 기억력 손상을 억제하는 효과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약 5조원 규모의 쌀 가공식품산업시장=쌀 소비 변화와 다양한 쌀 가공식품 시장의 중심에 젊은 세대들이 자리잡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그만큼 쌀의 변신이 미래지향적이라는 의미다.

쌀가공식품협회에 따르면 지난 2017년 쌀 가공식품산업시장 규모는 약 4조9257억원에 이른다. 품질·가격·건강 등을 맞춤형 제품이 쌀 가공식품 소비를 증가시키고 있다. 예전의 대표 쌀 가공식품은 떡류가 대부분을 차지했지만, 최근에는 소비 트렌드를 반영한 다양한 쌀 가공식품이 출시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쌀을 이용한 피자나 빵, 구워 먹는 치즈 떡, 쌀로 만든 우동·라면, 유기농 곤드레나물밥 등 밥 종류, 쌀로 만든 케어푸드, 쌀로 만든 다이어트 대용식, 간식용 라이스칩 등을 꼽을 수 있다. 이 같은 쌀 소비 트렌드 변화는 쌀 가공식품 산업에도 새로운 기회 요인으로 꼽히고 있으며, 전체 쌀 소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쌀가공식품협회 관계자는 “최근 수퍼 푸드에 대한 관심으로 케어푸드 등 다양한 소비시장이 확대되면서 쌀 가공식품 시장 규모가 더 커질 전망”이라며 “무엇보다 젊은 세대들이 이러한 변화를 주도하면서 다양한 제품이 개발되고 있는 것은 매우 긍정적인 신호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 위한 맞춤형 ‘프리미엄 쌀’ 각광=현재 국내에서 재배되는 쌀 품종은 300여 개로 농촌진흥청에서 발표한 최고 품질 쌀로는 삼광·운광·고품·진수미·해담쌀 등 15종이 있다. 쌀 소비는 줄고 있지만, 밥맛 자체에 대한 관심은 점점 높아지는 추세다.

특히 쌀에서도 고품종을 따지는 소비자가 늘며 품종별로 다양한 쌀을 판매하는 프리미엄 매장이 늘고 있다. 최근에는 입맛대로 쌀을 골라 살 수 있는 ‘쌀 편집숍’이 주부 사이에서 인기다. 고품질 쌀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늘면서 서울 마포구의 ‘동네정미소’, 경기 판교의 ‘현대쌀집’ 등이 도심지를 중심으로 속속 들어서고 있다.

‘동네정미소’는 품종별 다양한 쌀을 전시 및 판매할 뿐만 아니라 당일 도정한 쌀로 만든 한 끼 식사까지 즐길 수 있는 쌀 복합문화공간이다. 즉석에서 쌀을 도정해 가정에서 가장 밥맛 좋은 쌀을 먹을 수 있도록 1인 기준 소포장 판매하고 있어 요즘 대세인 혼밥족에게 맞춤형이라는 평가다. 쌀 산업에서도 포장재에 제품의 특징과 브랜드 정체성을 담고 디자인을 색다르게 하는 등 소비자의 관심을 끌기 위한 노력이 한창이다.

‘스튜디오 에스피’는 페트병 형태의 포장재에 담긴 쌀 제품 ‘라이스보틀(Ricebottle)’을 개발했다. 또 ‘솔직한농부’는 안이 보이는 투명한 필름 포장재 등 여러 쌀 포장재를 활용했다. ‘일산쌀 농업회사법인’은 페인트통과 유사한 재질과 모양을 한 포장재에 쌀을 담아 판매하고 있다. 서울장수주식회사의 인생막걸리는 투명한 용기로 이미지를 달리해 젊은 층을 공략하고 있다.

배문숙 기자/oskymoo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