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 최근 외식업계에선 운영 효율화를 위해 홀 공간이 아예 없는 공유주방과 배달 전문 매장이 빠르게 늘고있는 추세다. 이 가운데 다양한 체험 요소와 프리미엄 메뉴를 도입하는 등 보다 진화한 형태의 외식 매장도 늘고있다. 입소문을 주도하는 2030세대 소비층에서 새로운 경험과 같은 소비가치가 중요시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배달수요가 대다수인 프랜차이즈 치킨 전문점들은 최근 핵심 상권에 특화 매장을 운영 중이다. 브랜드 인지도 제고 및 충성고객 확대 등 기대 효과에 따른 것이다.

BBQ 종로본점은 총 4개층 규모로, 멀티 콘셉트 레스토랑으로 운영되고 있다. 1~2층에선 치킨 외에도 다양한 식사 메뉴와 커피 등을 즐길 수 있다. 3~4층은 직장인 회식 등 단체 모임에 적합하도록 공간을 꾸몄다. ‘치맥’ 관광 코스로 입소문이 나면서, 전체 방문객 중 외국인 관광객 비중이 30% 가까이 된다. 하루 평균 매출은 다른 직영 매장에 비해 30% 이상 높게 나오고 있다고 관계자는 밝혔다.

교촌치킨은 지난 7월 인천 청라국제도시 호수공원 인근에 120평 규모의 특화 매장을 열었다. 대형 멀티비전 등을 설치해 스포츠를 관람하며 치맥을 즐길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매장 내 숍인숍 형태의 브런치 점포를 두는가 하면, 인디밴드 등의 공연도 가능하도록 꾸몄다. 외식 복합문화공간인 셈이다. 교촌 청라호수공원점 역시 일반 매장에 비해 판매량이 2배 가량 높다.

최근 리뉴얼 오픈한 투썸플레이스 신논현역점 내부 모습 [제공=투썸플레이스]

외식시장에서 특화 매장 경쟁이 가장 활발한 곳은 커피업계다. 커피 전문점이 단순히 커피만 마시는 것이 아닌, 휴식과 업무 등의 공간으로 진화하면서 쾌적한 환경에 대한 소비자들의 니즈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소비자들의 커피 취향이 세분화되면서 스페셜티 커피 등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는 영향도 크다.

투썸플레이스는 젊은 유동인구가 많은 상권의 신논현점을 보다 트렌디한 공간으로 리뉴얼했다.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한 이색 메뉴 30여종도 새롭게 내놨다. 일반 매장에서 만나볼 수 없는 메뉴들이다. 새 단장한 신논현점의 일 평균 매출은 리뉴얼 전에 비해 25% 가량 늘었다.

투썸플레이스의 또다른 특화 매장 ‘TSP737’은 유럽 에스프레소 문화를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일반 점포에선 경험할 수 없는 다양한 에스프레소 베리에이션 음료를 선보이고 있다. 특히 세련된 분위기로 인스타그램 이용자들 사이에서 사진 찍기 좋은 ‘성지’로 각광받고 있다고 관계자는 귀띔했다.

아이스크림 전문점 배스킨라빈스도 콘셉트 스토어를 7곳(브라운 청담점, 세로수길점, 인천공항터미널, 부산태화점, 현대판교점, 서현로데오점, 고양 스타필드점)까지 늘렸다. 매장마다 ‘푸드 엔터테인먼트’, ‘뉴욕 스트릿 감성’ 등 각각의 테마가 적용됐다.

배스킨라빈스를 운영하는 비알코리아 관계자는 “이색 경험을 중시하는 밀레니얼 세대가 주 소비층으로 부상하면서 특정 매장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맛과 서비스로 소비자를 만족시키기 위해 콘셉트 스토어를 운영 중이다”고 설명했다.

‘심슨가족’ 콘셉트로 지난 8월 리뉴얼 오픈한 서현로데오점은 이달 초까지 누적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00% 이상 성장했다. 이같은 성과에 따라 배스킨라빈스는 특색있는 콘셉트 스토어를 지속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한상호 영산대 호텔관광학부 외식경영학과 교수는 “매장에서 음식 만이 아닌 어떤 경험을 제공하느냐가 (외식업체들의) 중요한 경쟁력이 되고 있다”며 “특히 문화 마케팅과 같은 부분은 고객들의 매장 체류시간을 늘리면서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고, 재방문율을 높이는 등의 차원에서 상당히 효과적인 전략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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