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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분당 님비’ 위력..“은수미 마녀사냥 어떻게 보세요”
정부發 신혼부부(분양)와 청년(임대) 총 2500가구 건립발표..주민 반대
공공주택지구 지정해제요구→ ‘은수미 시장 OUT’ 2심 재판 탄원작성
방향 선회 은수미 재판 집중공략 논란

[헤럴드경제(성남)=박정규 기자] 중세유럽에서 마녀를 확인하는 방법은 궁예 관심법처럼 황당하다. 여성의 몸을 밧줄로 묶은 후 강에 던져서 익사하면 마녀가 아니고, 살아서 물에 뜨면 마녀라고 판정하기도했다. 마녀라고 의심을 받는 여성에겐 희망은 절대 없다. 마녀사냥 근원지는 흑사병이다. 유럽 인구 30% 이상이 죽어나가면서 원인을 정확히 몰랐던 이 병을 둘러싸고 음모론은 활개쳤다. 종교재판에 이교도 박해 수단으로 마녀사냥을 활용하면서 사회는 집단 광기에 빠졌다.

은수미 성남시장.

#천당아래 분당에서 님비가 불 붙었다. 정확히 분당 서현동 110번지가 진원지다. 정부가 이 일대 24만7631㎡를 지난 5월 2일 공공주택지구로 확정, 고시했기 때문이다. 2500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공급 대상은 돈이 없는 신혼부부와 청년층이다. 이중 청년층 행복주택은 바로 임대다. 보금자리 주택에서 봤듯이 임대주택을 환영하는 신도시 주민들은 거의 없다. 주민들은 반발했다. 님비(Not In My Backyard·NIMBY)가 시작됐다. 공공주택지구 지정해제요구 민원은 거셌다. 엄밀히 따지면 님비가 일어나게 된 근원지는 은수미 성남시장이 아닌 문재인 정부가 분명하다. LH는 구체적인 개발계획수립과 토지 보상 등을 거쳐 내년 9월 착공, 오는 2023년부터 입주를 시작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주민들의 반대 이유는 분명하다. 교통난, 난개발에다 과밀학급 문제 등 복합적인 요인 등 이들이 수용못하는 이유는 존재한다.

사실 정부 공공주택 발표때마다 지역 주민 반대여론이 서현동에만 존재한것은 아니다. 최근에 3기신도시 사례를 보면 된다. 정부가 제 3기 신도시(남양주 왕숙1·2지구, 하남 교산, 과천, 인천 계양)를 발표할때 주민들은 집값하락, 토지수용 등 이유를 들어 크게 반발했다. 하지만 지난 6월4일 여의도에서 장덕천 부천시장과 이재준 고양시장, 조광한 남양주 시장, 김상호 하남시장, 김종천 과천시장이 모여 결국 정부 신도시정책에 협조하기로했다. 정부 손을 들어줬다. 이들은 총론(제3기신도시 반대)보다 각론에 집중했다. 광역교통대책 관련예산수립과 지역이 주도적으로 신도시를 개발할 수있도록 다양한 요구를 진행중이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3기 신도시 각론에 집중했다. 경기도시공사가 주도적으로 참여하도록 노력중이다. LH와 지분확보경쟁이 치열하다.

은수미 성남시장은 서현동 110번지 시장이 아니다. 성남전체 시장이다.

분당 서현동110 비대위는 “은수미 성남시장이 광명시장처럼 공공주택지구를 반대하지않는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사실 정부 정책에 반대해도 해제가 안될 것 같지만 이미 해제된곳은 5곳이나 된다는 점에 주목했다. LH 공공주택지구 지정해제 현황을 보면 천안 2곳, 광명시흥, 하남강북, 목동 등 5곳이 지속적인 사업 시행 불가능으로 해제됐다. 이중 광명은 2015년 4월30일 해제됐다. 양기대 광명시장 재임때 일이다.

하지만 님비 화살은 누구도 예상못한 엉뚱한 방향으로 튀었다. 은수미 성남시장 ‘약점’을 겨냥했다는 지적이다. 은 시장은 정치 활동을 위해 1심에서 벌금 90만원이 선고돼 수원고법에서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이 재판부에 제출할 은시장 엄벌 탄원서명이 서현동 일대에서 한창이다. 한마디로 ‘은시장 죽이기’다.

서현동 비대위 탄원 요지는 이렇다. “은 시장이 자신의 잘못에 대한 처벌을 피하고자 1심 재판에서 앞뒤가 다른 언행과 위증으로 재판부를 기만하는 모습에 믿음과 신뢰가 무너졌다. 올바른 시정을 행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추지 않은 시장에게 무거운 처벌을 내려달라'는 내용이 담겨있다. 정부발(發) 공공주택 건설발표가 결국 은 시장 항소심으로 불똥이 튄셈이다.

서현동 110번지 비대위 주장은 이렇다. "서현동에 공공주택지구가 들어오면 환경·교육·교통 분야에서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같은 처지인 광명시의 경우 시장이 주민 편에 서서 공공주택지구를 반대하는데 은 시장은 중앙정부 입장만 대변하고 있다"고 했다. 민원에 동참해 반대 목소리를 내지않은 은 시장은 이들에겐 불만족 시장이 분명하다. 정부와 LH, 은수미 시장에게 줄곧 항의했던 주민들은 이 참에 시장을 아예 갈아칠 생각을 했다. 하지만 이 부분에는 이견(異見)이 존재한다. 성남에는 분당 서현동 110번지만 있는게 아니다.

성남 서현동 110번지 비대위가 탄원서명을 받고있다.

성남시는 “총론보다 각론에 집중했다”고 밝혔다. 앞서 은 시장은 지난 3월 서현동 공공주택지구 철회 청원에 대해 "중앙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을 지자체가 반대하거나 거부할 수 없는 법적인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교통난 해소를 위한 교차로 신호체계 개선과 입체화, 과밀학급 문제와 관련한 초·중 통합 학교 설립 및 초등교 복합시설 건립 등의 방안을 LH·국토부와 협의하겠다"고 했다. 학교 증축 문제도 고민해보고, 교육청과 협의도 시도했고, 교통체계 확충과 개선도 요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정도는 이들에게 만족도를 주지못한 모양새다.

사실 민원은 서현동110번지 일대뿐만 아니라 전국 어느곳이나 존재했다. 반대하는 님비도 있고 환영하는 핌비(PIMBY)도 있다. 민주주의에 100%만족하는 정책은 사실 불가능한것도 맞다.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명 경기지사의 정책도 논란이 늘 존재했다. 이 지사는 도민 설문조사로 이를 정면돌파했다.

‘공공주택지구 철회’라는 서현동 건설 반대 민원은 주민 입장에선 당연할 수 있다.

하지만 님비가 본질을 넘어 다른 각도로 법원행을 택했다면 어떻게 해석해야할까. 이 부분이 논란의 핵심이다.

비대위는 ‘은수미 시장 죽이기’를 선택했다. 법정 재판에 영향을 끼칠려는 의도로 탄원서명이 진행중이다. 정부의 공공주택지구 철회 요구에 은 시장이 동참하지않자 시장을 바꿔버리자는 의도로 변신했다

주민들 민원은 충분히 이해된다.하지만 약점(?)을 겨냥해 재판에 영향을 끼치려는 탄원서까지 작성하는 님비는 5G 시대에 ‘이성적일까, 아닐까’라는 의문이 남는다. 은 시장 항소심 판결은 재판부 몫이다. 재판부가 님비 목적 이 탄원서를 어떻게 받아들일지도 관심포인트다. 서현동 110 발(發)님비 화살이 은수미 시장 죽이기를 선택했다. 이들 방법론이 옳다면 발상지인 임기 반환점을 돈 문재인 정권도 이들이 중간에서 바꿔야할까라는 역발상도 가능하다. 버스요금을 인상했다고 이재명 경기지사 재판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탄원서를 보낸 도민들은 없다. 또 제3기 신도시를 반대하지않았다고 이 지사 재판부에 ‘이재명을 죽여달라’는 탄원서를 제출한 도민도 없다. 법원행을 택한 이들의 주택건설반대 님비 탄원에 ‘가도 너무갔다’는 곱지않은 시선을 보내는 시민도 많다.

fob14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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