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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한 브레인’ 이성용 신한미래전략硏 대표가 말하는 미래금융] “AI에 블록체인·가상화폐 접목…금융시장에 예상넘는 파장”
‘오픈뱅킹’ 카드·증권도 곧 동승
개방형 시대 디지털보안 투자를
세계 일류 위해 美시장서 승부
〈약력〉▶1962년생▶미국 육군사관학교 항공우주공학과▶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 정보기술학 석사▶미국 하버드대 경영학 석사▶AT커니 서울지사장▶ 베인앤드컴퍼니 아시아 금융분야 공동대표▶베인앤드컴퍼니 코리아 대표▶국민경제자문회의 위원▶신한금융 미래전략연구소 대표 [이상섭 기자/babtong@]

“AI(인공지능) 기술에 블록체인, 그리고 가상화폐까지 접목되면 금융시장에 상당한 파장을 일으킬 겁니다.”

신한금융그룹의 ‘전략 브레인’으로 통하는 이성용 신한미래전략연구소 대표는 미래 금융에 ‘파괴적 혁신’을 가져올 핵심 요인으로 AI와 블록체인을 꼽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이 미래 먹거리를 발굴해 달라며 삼고초려 끝에 영입한 이성용 대표는 초등학교 5학년 때 미국으로 건너가 미국 육군사관학교 항공우주공학과를 수석졸업하고 하버드대에선 경영학 석사 학위를 땄다. 이후 AT커니 초대 한국대표, 베인앤드컴퍼니 한국지사장과 같은 회사의 아시아 금융부문 공동대표를 지내는 등 ‘큰 판’을 읽는 시야를 갖춘 것으로 평가되는 만큼 미래를 보는 그의 ‘시선’에 금융권 안팎이 관심을 보인다.

최근 헤럴드경제와 만난 이성용 대표는 오픈뱅킹 시대엔 브랜드와 디자인을 한 데 묶는 ‘개인맞춤형 금융관리(PFM)’ 경쟁이 격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 최대 금융시장인 미국에서도 승부를 낼 각오도 밝혔다.

▶상상 못한 서비스, 블록체인이 가능케 해=이성용 대표는 AI와 블록체인을 가장 눈여겨 보고 있다고 했다. 글로벌 은행들은 AI를 활용해 고객 맞춤형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쟁을 본격화하고 있다. 신한은행도 AI를 기반으로 한 업무보조 로봇 시스템인 ‘AI몰리’를 오는 21일부터 전국 영업점에 도입한다.

그는 “아직 AI 기술을 활용해 정교하게 고객 성향에 맞는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데까지 나아간 글로벌 은행은 없는 상황”이라면서도 “시간이 조금 걸리겠지만 AI 기술이 데이터를 스크리닝하는 수준을 넘어 고객들에게 맞춤형으로 금융서비스를 제공해주는 시대를 열 것”이라고 말했다.

‘메가톤급 영향력’을 몰고 올 변수는 블록체인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블록체인 기술이 아직 완벽하지 않지만 사물인터넷과 융합해 새로운 산업을 만들어 나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앞으로 가상화폐까지 접목될 경우 블록체인 기술이 불러올 금융시장의 변화는 예상을 뛰어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 문제가 있지만 가상화폐에 대해 신한은 물론 모든 금융권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소비자 관점에서 새 에코시스템(생태계) 만들어야=이성용 대표는 금융권의 요즘 화두인 ‘오픈뱅킹’이 ‘PFM 시대’의 막을 열 것으로 내다봤다. 단순히 은행 간 계좌를 조회하는 초기 단계의 서비스를 넘어 모든 금융업권의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제공해야 생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카드·증권·보험 등 업권별 금융회사의 데이터를 통합하고 종합금융서비스를 한 인터페이스(공간)에서 제공하기 위해서는 프로세스상 2년 정도의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이를 구현할 기술도 새롭게 적용하면서 은행 계좌 조회를 넘어 계속 서비스가 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PFM 시대’엔 가격 경쟁보다 패키징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했다. 대출금리·수수료 등 금융 서비스 가격이 모두 비교 가능한 생태계에서는 브랜드·디자인 등을 통해 고객에게 매력적인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역량이 무엇보다 중요해진다는 설명이다.

그는 금융혁신이 빠르게 진행돼 시장이 폐쇄형에서 개방형으로 옮아가는 만큼 금융 사고를 대비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봤다. 글로벌 금융회사가 가장 많은 투자를 하는 분야도 디지털 시큐리티(보안)라고 했다.

이성용 대표는 “오픈뱅킹 등 금융 API가 개방될수록 바이러스 노출 위험은 점점 높아지기 때문에 디지털 시큐리티에 상당히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유니콘 기업 10개 목표, 승부처는 미국=이성용 대표가 올해 초 ‘신한 맨’이 된 이후 처음으로 내놓은 성과물은 신한금융의 혁신기업 지원 플랫폼인 ‘이노톡(INNO TALK)’이다. 창업과 관련된 사용자 친화적인 원스톱(One-Stop) 플랫폼으로 정보제공·컨설팅·투자 및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대표는 이노톡을 통해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 10개를 키워낸다는 목표를 세웠다. 아울러 국내 벤처기업과 해외 시장을 연결하는 ‘브릿지 역할’도 기대하고 있다.

그는 “이노톡을 통해 국내 벤처 기업들이 좁은 국내 시장을 넘어 동남아 시장을 중심으로 해외 진출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고민 중”이라고 소개했다.

이성용 대표는 해외 시장 개척에도 강한 의지를 보였다. 무엇보다 세계 최대 금융시장을 갖고 있는 미국에 적극적으로 진출해야 한다는 게 지론이다. 선도 금융그룹인 신한금융이 세계 일류가 되려면 미국에서 승부를 내야 하고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판단한다.

이 대표는 “성공할 확률이 높으면 누구나 할수 있는 일이지만 일류가 되기 위해서는 실패할 가능성을 감안하고 적극적으도 도전하는 기업가 정신이 필요하다”며 “신한의 경우 세계 일류가 될 저력을 갖고 있고, 미국 내 아시아계 소수민족 등을 고객으로 확보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면 해 볼 만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승환 기자/nic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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