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CEO영향 안받는 사외이사 많아야 소비자주권도 커져”
지배구조 전문가 고동원 교수 지적
“사외이사 독립성 강화” 거듭 강조

“최고경영자(CEO)에게 신세지지 않은 사외이사들이 나와서 할 말도 하고 평가도 정확하게 하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고동원 성균관대 로스쿨 교수〈사진〉는 11일 헤럴드경제와 전화통화에서 금감원이 만든 ‘금융지주회사 이사회 핸드북’(이사회 핸드북)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이사회 핸드북에서 금융그룹 이사회가 CEO 승계절차를 시작하는 시점을 지금보다 앞당길 것을 권장한 것을 두고 “승계절차를 1년 전에 시작하든 3개월 전에 하든 시기는 크게 중요치 않다”면서 “근본적인 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금융사의 경쟁력을 높이고 나아가 소비자 보호를 이뤄내야 한다”고 말했다. 고 교수는 2017년부터 금감원이 운영한 ‘금융감독·검사·제재 프로세스 혁신 태스크포스’와 ‘금융기관 내부통제 혁신 태스크포스’ 위원장을 연달아 맡아 혁신안 작성을 주도했다. 그가 생각하는 ‘근본적 개선’은 사외이사의 독립성을 강화하는 데 방점이 찍혔다. CEO와 사외이사가 금융그룹의 지배구조를 구성하는 두 축이라는 전제 아래, 경영진 ‘견제자’ 역할을 하는 사외이사를 잘 세워야 한다는 설명이다.

고 교수는 “현재 사외이사 선임 과정은 현직 CEO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며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가 독립성을 갖춘 새 후보를 추천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해외금리 연계형 파생결합상품(DLF) 사태로 은행의 허술한 내부통제 절차와 소비자보호 체계 등이 도마 위에 올랐다. 고 교수는 “내부통제를 잘 안 지키고 성과에 집착한 것도 사태의 원인”이라며 사외이사 등의 견제가 필요했던 지점으로 언급했다.

그는 금융그룹의 사추위가 보다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제도 개편도 주문했다. 구체적으로 회사 사추위에 이사회 멤버가 아닌 객관적 인사를 참여시키거나, 종업원 대표의 의견을 반영하는 등의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다양성과 독립성이 담보된 사외이사 추천 조직이 구성돼야 CEO 선임 과정도 투명하고 객관적일 수 있다”는 게 고 교수의 지론이다.

고동원 교수는 “사외이사들이 최고경영자(CEO)를 제대로 평가하고 견제하는 게 근본적인 지배구조 개편”이라면서 “금융당국도 지엽적인 부분에만 머무를 게 아니라 금융사의 경쟁력 키우고 소비자 보호하는 제도 개편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준규·배두헌 기자/nyang@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