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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융CEO 후계자 1년前 찾아라⑤]여성이사가 성과 높인다는데…국내 금융사는 ‘남초’
금감원 핸드북, "여성이사 비율↑ 기업성과↑"
글로벌 기관투자자, "여성임원 비율 높여라"
선진국 모범규준, 법제화
국내 4대 금융 여성이사 ‘2명’

[헤럴드경제=이승환 기자] 이사회의 성 다양성은 기업 성과와 ‘양의 관계’다. 여성 이사가 많을수록 해당 금융회사의 경영지표가 개선된다는 얘기다. 선진국 금융회사들이 제도적으로 여성 임원의 비율을 높이는 이유다. 자본시장의 ‘큰 손’인 글로벌 기관투자자들도 이사회 성 다양성이 높은 곳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추세다. 하지만 국내 금융회사의 이사회 구성은 성비 측면에서 ‘기울어진 운동장’이어서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1일 금융감독원이 마련한 ‘금융지주회사 이사회 핸드북’에 따르면 지배구조가 좋은 국가의 경우 이사회의 여성이사 비율과 기업성과 간 통계적으로 유의한 양의 관계가 관찰된다. 다국적 회계 컨설팅 기업인 PWC 조사결과, 미국 주요기업 임원들도 기업성과를 위해 성 다양성이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응답했다.

특히 핸드북은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자, 의결권 자문기관 및 행동주의 기관투자자들이 투자대상기업의 이사회 성 다양성을 요구하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주요 선진국은 기업지배구조 모범규준 뿐만 아니라 법제화 등을 통해 이사회 성 다양성을 확보하고 있다. 이들 국가의 이사회 여성이사 비율은 평균 20%를 상회하고 있다. 글로벌 의결권 자문기관인ISS 보고서에 따르면 여성임원의무할당제를 도입한 국가의 이사회 내 여성임원 비율이 그렇지 않은 국가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미국과 영국은 이사회 내 여성임원의무할당제를 도입하지 않았지만 기업지배구조 모범규준의 권고, 기관투자자의 적극적인 요구와 캠페인 등을 통해 여성임원 비율을 확대하고 있다. 영국의 경우 ‘30% Club’ 주도로 2010년부터 여성 임원 비율을 30%까지 높이는 캠페인을 시작했다.

핸드북은 국내 금융지주회사들이 여성이사의 비중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국내 주요 금융지주와 은행들의 이사회는 ‘남초 현상’이 뚜렷하다.

4대 금융지주 이사 총 36명 가운데 여성 이사는 단 2명 뿐이다. 신한금융지주는 13명 이사 모두가 남성이다. KB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에 각 1명씩 여성 이사가 존재한다. 우리금융지주는 이사 7명 모두 남성이다.

4대 은행 이사회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31명의 이사들 가운데 국민은행과 하나은행만이 1명씩 여성이사를 선임했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성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 사외 이사의 여성 비율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내년 3월 5대 금융지주사의 사외 이사 총 33명 가운데 26명(78.8%)가 임기가 만료된다.

은행권 임원 전체로 범위를 넓혀도 기울어진 운동장이다. 국내 4대 은행의 여성 임원 비중은 10% 안팎에 불과하다. 국책은행과 지방은행의 경우 5%에도 못 미친다.

이는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은행과 비교해도 차이가 확연하다. 올해 상반기 한국씨티은행의 여성 임원 비중은 33%에 달한다. 특히 미등기상근임원 7명 중 5명이 여성이다. SC제일은행도 20% 비중으로 국내 은행들보다 높다.

현은주 금융경제연구소 연구위원 “많은 연구 결과들이 여성 임원 비율이 높이는 것이 기업의 성과와 전체 여성 근로자의 근무환경을 개선한다고 말한다”며 “임원 비율, 일반직 및 책임자, 신규채용 외 근속연수와 임금 등 다양한 지표들을 통해 은행권 내 심각한 유리천장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nic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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