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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급물살 타는 황교안發 보수통합, 혁신 전제없이는 무의미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보수 통합카드를 전격 꺼내들었다. 황 대표는 6일 긴급 기자 간담회를 갖고 “총선 일정을 감안하면 더 이상 통합 논의를 늦출 수 없어 구체적인 논의를 위한 통합협의기구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황 대표는 통합 과정에서 한국당 간판을 고수하지도, 대표직에 연연하지도 않겠다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진정성을 가지고 통합 논의에 임하겠다는 황 대표의 강한 의지의 한 단면이 잘 드러나는 대목이다.

반응은 일단 긍정적이다. 통합 논의 첫 파트너는 바른미래당 비당권파인 ‘변화와 혁신을 위한 행동’이다. 그 대표인 유승민 의원은 △탄핵의 강 건너기 △개혁보수 노선 수용 △낡은 집 허물고 새집짓기 세 가지 원칙을 받아들일 의지가 있다면 “진정한 자세로 임하겠다”고 화답했다. 황 대표 역시 유 의원 제안에 “극복할 수 있다”고 다시 대답했다. 보수 통합 논의가 의외로 급물살을 탈 가능성도 높아진 것이다.

여러 면에서 황 대표의 통합 제의는 시의적절했다고 본다. 우선 보수 진영 통합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야권으로선 절박한 과제다. 한국당과, 미래당, 우리공화당 등 사분오열된 지금의 상황으로 총선을 치르면 그 결과는 불을 보듯 뻔하다. 더욱이 보수 정치세력을 대표한다는 한국당의 사정은 그야말로 최악이다. 한 자릿수까지 밀렸던 지지율이 조국 사태의 반사이익을 챙기며 30%대까지 올라섰다. 하지만 조 전 장관 사퇴 이후 연일 계속되는 헛발질로 벌어놓은 지지율을 다 까먹기 직전이다. 황 대표로서도 리더십 불안감을 떨쳐낼 국면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취임 8개월이 넘었지만 당내 혁신과 보수 통합 결과물은 내놓을 게 없다. 거대 여권을 견제할 야당이 어느 정도 힘을 갖추기 위해서라도 야권 통합은 긍정적이다.

보수 통합이 필요한 상황이기는 하나 빅 텐트를 내걸고 한 지붕 아래 모인다고 다 되는 건 아니다. 무엇보다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혁신이 전제되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당장 한국당과 소속 의원 모두 기득권을 내려놓고 백의종군 한다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 말로는 혁신을 외치면서도 실제 인적쇄신을 위해 자신을 던지겠다는 중진의원 한 사람 없는 게 지금 한국당의 현주소다. 눈 앞의 기득권에 급급하다가는 성공적인 보수통합도 총선도 가망없는 일이다.

보수 통합의 첫 걸을 내디뎠다는 것만으로도 황 대표의 제안은 충분한 의미가 있다. 다만 이를 성공적으로 이끌 개혁 공천과 혁신, 보수의 가치 재정립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이 속히 뒤따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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