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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산·지재권 담보대출…은행권 ‘인싸’되나
은행권, 내년 성장·수익 둔화 우려
중금리대출 등 새수익원 창출 고심
금융硏 “동산·IP담보 새 사업기회”
동산담보 실적 올 첫 1兆 넘어서

“은행 호실적도 마지막이다.”

올 3분기 실적을 내놓은 은행들의 공통적인 인식이다. 경기둔화와 저금리로 인한 예대마진 감소, 가계대출 규제 등 악재가 산적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간 ‘틈새시장’ 정도로 여겨졌던 동산담보대출 등이 주류로 떠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최근 은행권의 성장성과 수익성이 내년에 모두 하락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았다. 대출 증가율은 올해 말 5% 중후반대에서 내년에는 5% 초중반 수준으로 내려가고, 올 상반기 8.64%였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내년에 7% 초반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대기 금융연구원 은행·보험연구실장은 “은행끼리는 물론 업권별 경쟁까지 심화할 수 있고 오픈뱅킹을 시작하며 은행의 수수료 수익 감소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정중호 하나금융경영연구소장은 “이자이익의 절대적인 규모가 줄어들 것”이라며 “은행의 수익성은 올해 대비 상당히 빠르게 악화할 개연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이런 가운데 금융연구원은 ▷동산담보 ▷지적재산권(IP)담보 ▷중금리대출 등을 은행권의 새로운 사업기회로 지목했다.

동산담보대출은 기계나 재고자산 등 동산을 담보로, IP담보는 특허·상표권 등을 담보로 잡고 돈을 빌려주는 대출 상품이다. 부동산 담보물과 신용등급을 토대로 자금을 내줬던 은행의 전통적인 기업대출 방식과는 차이가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동산금융 활성화 전략을 내놓으며 동산·IP담보대출 공급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 들어서 금융권의 관련 대출 잔액은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섰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국내 금융권의 동산담보대출 실적은 올해 상반기 6613억원을 기록했다. 1년 전 실적(2068억원)보다 무려 219.8% 늘었다.

특히 IP담보대출은 올해 4월 이후부터 시중은행들이 본격적으로 취급했다. 지난 6월 기준 금융권 전체 IP대출잔액은 4044억원인데, 시중은행의 몫은 793억원2000만원(19.6%)이었다. 올해 3월까지의 시중은행들 실적(13억8000만원)보다 훨씬 늘었다.

성장세가 가파르지만 당국은 여전히 미흡하다는 판단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금융위는 내년 동산담보 확대를 업무추진 1순위로 여기고 있다”며 “은행권에 강력하게 공급 확대를 요청했다”고 전했다.

은행들도 신규 수익원을 창출하고자 동산담보대출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최근 핀테크업체 팝펀딩과 협업해 ‘동산담보 연계대출’을 출시했다. 팝펀딩이 재고자산 평가, 보관 등을 업무를 맡고 기업은행은 대출을 실행하는 협업 구조다.

다만 당장 주요 수익원으로 자리잡기는 어렵다는 부정적인 의견도 있다. 동산담보물의 가치를 평가하고 사후관리하는 체계가 아직 미흡하고 부실대출 회수리크스도 큰 까닭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담보물 관리와 대출금 회수 작업에 들이는 비용을 감안하면 마진폭이 크진 않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당국은 동산금융 관련 제도 개선을 추진해 왔다. 일괄담보제 도입을 골자로 한 ‘동산·채권담보법’ 개정안은 지난 5일부터 입법예고 중이다. 금융사의 채권보전을 돕는 동산담보 회수지원지구는 내년 초엔 운영을 시작하는 게 목표다.

박준규 기자/ny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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