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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8년 개띠’는 이름을 잃어버린 엄마들을 위한 시”…오은 · 조해진 대산문학상

오은 시인(왼쪽)과 소설가 조해진.

[헤럴드경제=이윤미 기자]소설가 조해진의 작품 '단순한 진심’과 오은 시인의 시집 ‘나는 이름이 있었다’가 제27회 대산문학상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올해 대산문학상은 시와 소설 외, 번역부문에선 박형서의 소설 ‘새벽의 나나’를 독일어로 번역한 윤선영, 필립 하스가 공동 선정됐으며, 희곡 부문은 수상자를 내지 못했다.

오은 시인의 ‘나는 이름이 있었다’는 “언어 탐구와 말놀이를 통해 사람의 삶에 대한 진정성있는 성찰을 이끌어내고 사람의 내면을 다각도로 이야기하면서 젊은 세대의 감성을 언어탐구로써 표현하는 참신한 시세계를 형성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조해진의 소설 ‘단순한 진심’은 “작가가 그동안 천착해온 역사와 현실, 개인과 집단의 문제를 한 차원 끌어올린 수작”으로 평가 받았다.

오 시인은 4일 수상선정 기자간담회에서 “이 시집은 항암치료 받던 아버지와 산책을 하면서 벤치에 앉아 사람들을 관찰하고, 사연들을 상상하면서 쓴 사람 연작 시들"이라며, 당시 아버지가 알려준 옥잠화, 비비추, 참빗살 등의 꽃과 나무 이름들이 ‘나는 이름이 있었다’를 웅변한다고 설명했다.

시 가운데 ‘58년 개띠’는 어머니을 생각하면서 쓴 시로, 누구의 엄마 아내로 불렸던 엄마들이 자신의 이름을 발음해 보셨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나타냈다.

조해진의 '단순한 진심'은 프랑스로 입양된 주인공 나나가 임신을 한 채 한국에 와 자신의 뿌리를 찾는 과정에서 만난 소외된 여성들과의 사랑과 환대의 연대를 그린 작품.

조 작가는 "소설을 쓰면서 역사와 사회에서 배척된 주인공들이지만 서로에게 기꺼이 손을 내밀고 환대하는 모습에서 배운다”며, “소설을 쓰면서 제대로 쓰고 있는지 휘청거리기도 하는데, 이 상이 길을 잃지 말라는 전언으로 다가온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 날 오은 시인은 고 허수경 시인의 유고시집을 형상화한 배지를 달고 나와 인연을 소개하기도 했다. 오래 전 평단으로부터 언어유희에 대한 지적을 받고 위축돼 있었는데 허 시인으로부터 “네 시가 쓰이는 순간을 사랑한다”는 메일을 받고, 10년 동안 그 힘으로 시를 써왔다고 털어놨다.

수상자에게는 상금 5천만원이 수여되며 시상식은 11월27일 오후6시30분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다.

/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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