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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편두통 환자, 5명 중 2명은 진단까지 10년 이상 걸려
-대한두통학회, 편두통 환자의 삶의 질 실태 조사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편두통 환자들은 한 달 평균 12일 이상 두통을 경험하며 일상 생활에 심각한 장애를 받지만 제대로 된 진단을 받기까지는 평균 10.1년의 시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두통학회는 신경과 내원 편두통 환자 207명을 대상으로 한 '편두통 환자의 삶의 질 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설문 결과 편두통 환자 5명 중 2명(40%, 83명)은 최초 편두통 지각 후 병원에서 편두통을 확진 받기까지 11년 이상 소요된 것으로 드러났다. 전체 환자의 평균 확진 기간은 증상 지각 후 10.1년이었다.

편두통 증상을 처음 경험하고 병원을 바로 방문한 환자는 10명 중 1명(13%, 27명)에 불과했다. 대다수 환자들은 일시적인 증상 완화를 위한 진통제 복용, 휴식 등의 소극적인 치료와 관리를 시행하며 두통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늦어지면서 편두통 환자들의 삶의 질은 매우 낮아져 있었다. 설문에 참여한 편두통 환자들은 한 달 평균 12일 이상 편두통을 경험했으며 한 달에 4일 이상은 두통으로 학습 또는 작업 능률이 50% 이하로 감소했다고 답했다. 증상이 심해 결석이나 결근을 한 적도 한 달에 하루 꼴로 있었다고 답했다.

두통 영향으로 인한 활동 제약은 학업이나 경제 활동이 활발한 10-40대 젊은 편두통 환자에서 특히 두드러졌다.

조수진 대한두통학회 회장(한림대동탄성심병원 신경과)은 “편두통은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선정한 질병 부담 2위 질환으로 활동이 왕성한 청장년층 환자 비율이 높아 사회경제적 부담이 높지만 평생 편두통으로 진료를 받은 경험이 있는 환자는 3명 중 1명에 불과한 상황”이라며 “편두통을 방치하다 질환이 악화되어 삶의 질 저하와 사회적 부담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벗어나기 위해선 편두통을 질병으로 인식하고 환자들에게 적절한 진단과 치료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환경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편두통은 신체적 측면뿐 아니라 심리적 문제도 야기하고 있었다. 응답 환자의 과반 이상은 편두통으로 인해 우울감을 호소하거나(62%) 신경질적이 되거나 화를 자주 낸(66%) 것으로 나타났다. 우울증(68%), 불면증(26%), 불안증상(25%), 공황장애(6%)를 경험한 환자도 있었다.

안진영 대한두통학회 부회장(서울의료원 신경과)은 “편두통 환자들은 편두통 발작 시 극심한 고통으로 학업이나 사회생활을 거의 수행하지 못하고 편두통이 없더라도 언제 나타날지 모르는 증상이 우려되어 일상생활에 소극적으로 임하는 경향이 있다”며 “사회 생활이나 타인과의 관계에서 역할 수행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한 편두통 환자들은 주변의 시선에 대해 두려움이 큰 만큼 두통 환자가 겪는 고통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사회적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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