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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극심한 국론분열…여야 모두 ‘통합의 정치’ 나서라

조국 법무부 장관을 사이에 두고 갈라진 보수와 진보 두 세력이 광장에서 주말과 공휴일마다 극단의 세대결을 벌이고 있다. 사회적 내전 상태를 방불케 할 정도다.

지난달 28일에는 조 장관을 옹호하고 검찰개혁을 요구하는 진보진영의 대규모 촛불 집회가 열렸다. 반면 3일에는 ‘조국 사퇴’를 외치는 보수진영 집회로 서울 광화문 광장은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이어 5일에는 진보진영이 또 다시 서초동 집회를 개최했고, 9일에는 보수측의 광화문 집회가 예고돼 있다. 양측간 분열과 대립이 갈수록 격화되는 양상이다. 그 갈등의 끝이 어디인지 가늠조차 되지 않는다.이러다 나라가 아예 두 동강이 나고 마는 건 아닌지 걱정이다.

여야 정치권은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모여든다며 한 발짝 거리를 두려고 하나 마음에도 없는 얘기다. 오히려 조장하고, 이를 지지층을 결집하는 수단으로 삼으려는 정치권의 의도는 너무도 노골적이다. 주최측 추산이라 하더라도 모였다 하면 몇 백만명이다. 이전에 보지 못했던 초 대규모 집회다. 아무리 검찰개혁이 화급하고, 조 장관의 임명이 불만스럽다고 그 많은 인파가 광장으로 몰리지는 않는다. 정치권의 방조 내지 부추김이 없다면 결코 가능하지 않은 일이다.

더 이상의 국론분열과 진영 갈등이 길어져선 안된다. 국민들을 통합의 길로 인도하는 일은 정치권의 몫이다. 여야 모두 책임의 무게를 느껴야 하나 아무래도 국정운영의 무한 책임을 지고 있는 여당이 앞장서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 국민 통합의 관점에서 이번 사태의 돌파구를 열어야 한다는 것이다. 때로는 지지층의 비판에 직면하더라도 의연하게 국익과 국론 통합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현 정권의 뿌리가 된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재임 당시 한미 FTA를 체결하고, 야당과의 대연정을 제안했던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지금 우리 주변 환경은 그야말로 최악의 상태다. 북미 핵협상 실무회담은 결국 소득없이 끝났고, 한반도 안보 상황은 안갯속이다. 경제는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을 정도로 사정이 좋지 않다. 검찰개혁도 좋지만 산더미 같은 민생과 안보 현안보다 먼저일 수는 없지 않은가.

시민들이 광장으로 나서는 것은 정치가 제 소임을 다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한국의 대의 민주주의가 위기에 봉착했다는 정치 원로들의 지적이 나오는 것은 이런 까닭이다. 거리정치의 유혹에서 벗어나라는 일침이다. 편가르기 정치로는 결코 민심을 얻을 수 없다는 사실은 그동안 여러 선거에서 충분히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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