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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별기고-이승언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건물 에너지케어 서비스를 아십니까?

신축 건물의 에너지 효율은 허가 단계의 규제에 의하여 관리된다. 반면에 이미 지어진 기축건물에 대한 대책은 여전히 어려운 문제로 남아있다. 기축 건물의 에너지 개보수 이행이 어려운 이유는 거주하며 공사를 진행하는 것이 무척 번거로운데다 비용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또한 기축 건물은 국가 건물 온실가스 감축 목표의 70% 이상을 차지함에도 규제에 대한 국민적 동의를 얻기도 어렵다. 사유재산에 대해 국가가 관여할 여지가 많지 않은 것도 대책 마련이 늦어지고 있는 이유다.

건물 에너지 소비는 에너지 성능도 중요하지만 거주자의 행태에 큰 영향을 받는다. 거주자의 합리적 행태는 에너지 절감의 출발점이 된다. 전통적 수요관리정책은 설비 에너지 효율 중심 이었다. 하지만 이제부터의 기축건물 수요관리는 IT를 활용한 현장 및 거주 특성 정보를 파악하고 맞춤형 개선 방안을 제공하는 데이터 중심 수요관리로 전환되는 추세에 있다.

이를 위해서는 건물을 환자로, 에너지 과소비를 질병으로 보고 건축물도 주기적 검진을 받고 문제가 생기면 도움을 제공 받는 “건물 에너지 주치의”와 같은 건물 에너지 케어 시장의 도입이 필요하다. 미국 등 선진국들은 국가 주도의 건물 에너지 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하고 이를 민간에 개방하여 스타트업 기업들이 건물 유형별 특화된 에너지 효율 개선 및 케어 서비스를 할 수 있는 신산업 생태계를 제공하고 있다.

케어 서비스는 기존 데이터의 활용을 원칙으로 하되, 필수적인 데이터는 경우에 따라 저비용으로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건축물 대장 정보, 에너지 과금 정보 등을 이용한 건물 에너지 통합 데이터 플랫폼은 이미 구축되어져 있으며 AMI(지능형검침), IoT 기기 등과의 연동은 관리 주체 간에 협의가 된다면 어렵지 않게 해결될 수 있다. 한편, 건축물 환경 및 거주자 반응 데이터는 스마트 기기 연동과 같은 다양한 방법을 통해 확보될 수 있다.

건물 에너지 케어 서비스는 다양한 건물 빅데이터 활용을 통해 건물 용도별 표준성능 지표를 개발하고 전국 건축물에 웹기반 검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차세대 신산업이다. 또한 소비량이 많은 건축물의 추출 및 정밀 진단을 통해 건물의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 할 수 있다. 케어 서비스는 절약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의 자발적 행동을 이끌어 내는 넛지 마케팅을 응용하는 신서비스이다.

인내로 절약을 국민에게 요구하는 시대는 지났다. 보다 합리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향후 건축물은 점점 더 많고 다양한 기기들을 가지게 될 것이고 미세먼지의 대두는 건물 에너지 문제를 한층 더 복잡하게 하고 있다. 건물 에너지 관리를 국민 스스로 감당하기는 점차 어렵게 될 것이다. 이제부터는 과학적이고 스마트한 건물 에너지 관리 서비스가 전국 모든 건물에 일상처럼 제공되어야 한다. 국민 건강보험이 우리 국민의 평균 수명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높였듯이 건물에너지 케어 서비스를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건물에너지 관리 국가가 될 것을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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