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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돼지열병 방역망 곳곳 구멍, 안이한 상황판단 탓 아닌가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방역망이 뚫렸다. 지난 17일 경기 파주 한 양돈농장에서 처음 발생한 이후 연천을 거쳐 김포까지 번지면서 확진 농장은 24일 현재 모두 5곳으로 늘어났다. 김포 농장의 확진은 한강 이북 접경지역에 집중된 방역망이 무너졌다는의미다. 게다가 중점관리 지역이 아닌 인천 강화에서도 의심 신고가 들어와 최종 판정을 앞두고 있다. 이제는 언제 어디서 터질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초기방역에 사실상 실패한 것이다. 이낙연 국무총리도 “그동안 우리가 기울였던 방역이 완전치 못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토로했다. 관련 업계는 물론 국민들의 걱정과 불안감은 더 커지고 있다.

ASF는 치사율이 100%에 이르는 데다 개발된 백신도 아직 없다. 한번 걸리면 돌이킬 수 없는 치명적인 돼지 질병이다. 일단 확산이 시작하면 속수무책이라 초기 차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파주에서 첫 확진 사실이 알려지면서 초기 방역을 입이 닳도록 강조한 것은 이런 까닭이다. 한데 그 둑이 허물어지는 조짐이 완연하다.

두말할 것 없이 방역당국의 대응이 안이했다. 첫 발병 48시간 만에 전국 일시 이동중지명령(스탠드 스틸)을 해제한 것이 그렇다. 돼기고기 경매 중단 등으로 인한 연관 산업의 피해를 고려한 조치라지만 너무 성급했다. 적어도 원인이 규명될 때까지는 규제를 지속했어야 했다.

23일 김포 농장 확진에 따른 스탠드 스틸 발동도 마찬가지다. 당시 방역당국은 경기 인천 강원지역으로 대상을 한정했는데, 이 역시 안이한 판단이란 지적이 많다. 접경지역에서 수도권까지 ASF가 밀려왔는데도 그리 긴박하다고 보지 않았던 것이다. 결국 정부는 24일 48시간 스탠드 스틸을 전국적으로 확대 발령했다. 당국의 방역 조치가 또 한 박자 늦은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전향적인 대응으로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ASF 중점관리 지역을 경기 인천 강원으로 확대하며 방역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이들 지역 말고도 전남과 경북 등에도 발생 농장과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차량이 오간 기록이 있다고 한다. 전국 어디에도 안전지대는 없다. 중점관리 대상지역도 전국으로 확대해야 한다. 굳이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냐고 하겠지만 전염성 질병은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철저하게 대응해야 한다. 국가정보원은 북한 경우 ASF가 번져 평안북도 돼지가 전멸했다고 국회에 보고했다. 이번 사태는 재난 상황이다. 자칫 양돈산업 생태계가 무너질 수도 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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